[원로들의 이야기-박철희 편] ‘태권도, 나의 길’ (3부)
발행일자 : 2010-01-20 15:28:00
<글 = 허인욱 무술전문위원>

권법부 수련 과정
이 글은 사운당 박철희 선생이 2005년 구술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관을 중심으로 살펴본 태권도 형성사(2008)'에 수록하였다. 이후 빠진 부분들을 여러 차례 만남을 통해 조금 더 보완하였다. 이 글 또한 가능한 한 구술자의 말을 그대로 옮기려고 했으며, 기존 주장 혹은 사실과 다른 점에 대해서는 「정리자 주」로 보완하였다(정리자 주 : 박철희는 1933년 생으로 YMCA권법부에서 권법을 수련하였으며, 6․25 이후에는 강덕원을 창설하였다. 육군사관학교 태권도 교관, 경무대 무도 사범, 대한태수도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파사권법'이 있다.)

파사권법에 실린 형들
선생이 6.25전쟁에서 실종되셨기 때문에 윤병인 선생님의 무술을 전부 전해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권법부는 유급자 과정과 유단자 과정으로 나뉘었습니다. 유급자 과정은 다시 8급에서 5급, 4급에서 1급까지로 나누어졌습니다. 4급부터는 파란띠를 매고, 유단자가 되면 검은띠를 매야하는데, 지금의 띠와는 달리 검은색에 안에 하얀 줄이 들어가 있는 띠를 착용했습니다.조선연무관 권법부의 유단자 띠는 가운데는 하얗고, 위․아래는 파란색이었던 걸로, 유급자 띠는 빨간 바탕에 가운데에 파란 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정리자 주 : 조선연무관 권법부 출신이자 한무관을 창설했던 이교윤은 유단자의 띠는 검은색 바탕에 가운데가 파란색 줄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 기본동작은 '파사권법(破邪拳法)' 책에도 들어있는 기본 1절부터 5절까지의 동작이다. 방어동작과 공격동작을 연결시킨 것으로 공(工)자형으로 움직임이 구성되어 있다(정리자 주 : 기본형 1절과 3절은 송도관 후나고시 기친의 3남 기고가 창안한 태극 초단․3단과 동일한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2절․4절․5절은 다른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절 모두 마지막 주먹지르기를 할 때는 발 구르기를 사용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 동작들은 윤 선생님이 교육을 위해 창안한 듯한데, 많은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 간단한 기본 동작들을 중심으로 정리하신 것 같습니다.
3급 이상부터는 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당시 배웠던 형, 지금 태권도로 말하면 품새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키나와 가라테의 형 및 토조산(공격․방어형)․단권(공격․방어형)․장권(공격․방어형)․팔기권(공격․방어형)․태조권․태극권 등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봉술과 도술의 무기술도 있었습니다. 그 때 배웠던 형들은 지금도 수련하고 있습니다. 당시 배운 순서는 장권, 단권, 팔기권과 태극권(이 두 형은 거의 동시에 배웠다), 토조산, 태조권입니다.

윤병인 선생으로부터 배운 기본형 5절
장권-도약을 잘하고 날쌘 사람들에게 맞는 형이다. 발차기가 많이 들어 있으며, 차오는 발을 손으로 막는 기술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연습을 한 형의 하나입니다.팔기권-육중한 체구를 가진 사람이 밀고 당기는 것을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윤선생님이 주로 하신 형 중의 하나입니다.
단권-제자리에서 중심을 잡는 것을 위주로 합니다.
토조산-손을 위주로 한 형입니다. 발차기 사용 빈도가 매우 적습니다.
태조권-윤병인 선생님께서 나와 서울대 공과대학에 다니던 조귀술씨에게만 전수 해준 형입니다. 이 형에는 손끝으로 이마를 공격하거나, 안으로 뛰어 돌며 안쪽으로 발을 차거나, 앉으며 뒤돌려차기와 안에서 밖으로 후려차내는 발차기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태극권-이건 필자가 배운 형은 아닙니다. 이창용씨와 김주갑씨에게 윤 선생님이 가르쳤는데, 옆에 있던 나는 앞부분 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다만 기존의 형들과는 달리 힘을 순간적으로 뽑아내는 단순 동작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연히 현재 유행하는 중국의 태극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형입니다.
이런 형 외에 ‘삼보대타(三步對打)’, ‘칠본대타(七本對打)’ 등도 많이 수련습니다. 하지만, 권법부의 핵심은 두 사람이 직접 몸을 부딪치며 연습하는 방법들이습니다. 그 때 수련했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당시 배울 때는 명칭이 없는 것들이 있었다. 여기에 나오는 명칭은 그 당시 사용하던 것과 내 식으로 정리한 것이 혼재해 있다).
□ 제자리익히기
1. 손날로 맞부딪치기
2. 팔뚝 부딪치기
3. 손바탕으로 아랫배 밀기
4. 손끝으로 어깨 밀기
□ 손목대련
1. 팔뚝 부딪치기(아래 바깥․아래 안쪽․위 바깥) 한 다음에 정권 지르기
2. 손 3번부딪치고 안으로 잡고 발로 걸기
4. 팔뚝 2번 부딪치고 곧은 발질
5. 앉았다가 서서 아래 위 안으로 걸어 넘기기
□ 진퇴(進退)대련
1. 밖으로 해주면 안으로 막기(진퇴)
2. 뒷발 구르면 상대방이 발을 굴러주면 진퇴방향 바꿈
3. 하나 찔러 막고 번갈아 막으면서
4. 찌르고 막고 돌려 막고
5. 손 등짐 쥐고 발바닥으로 차기-상대방의 발차기가 나오는 발의 무릎 아래를 발바닥으로 막으면서 공격하는 훈련이다.
6. 이마치기-손가락을 모아서 상대의 이마를 치는 것인데, 김기황선생으로부터 배운 기억이 있다.
7. 막고 차기
이외에도 이 기본들을 변형한 연습방법들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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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초식위주 설명이네요... 기혈운용이나 초식의 의미 등등.. 내용은 없나요.. 아님 다음에??
2010-01-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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