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만난 6인 가족의 특별한 태권도사랑

  

텔륨 태권도장 패밀리 클래스 앨런 가족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남동쪽으로 60km 떨어진 얼바인(Irvine). 이곳은 1960년대에 기업 얼바인(Irvine) 사(社)가 철저한 계획 하에 조성한 계획도시이다. 현재 얼바인은 미국 내에서도 생활 여건과 교육 환경이 가장 좋은 도시로 손꼽히며, FBI가 선정한 가장 안전한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얼바인에 위치한 텔륨(TALIUM) 태권도장. 이곳에 아주 특별한 태권 가족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다.

왼쪽 위 이승형 사범, 부부인 앨런과 에디스. 아래 앨런 부부의 아이들


저녁 7시 패밀리 클래스 수업. 가족들이 함께 나와 태권도를 배우는 수업시간이다. 수업 시간 5분전 수련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에 인사를 하며 도장에 들어선다. 패밀리 클래스답게 가족단위 수련자들이 많다. 나이 지긋한 노부부, 사이좋은 오누이, 형제 등 가족들이 함께 도복을 입고 땀을 흘리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그 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가족이 있다. 바로 필립핀계 미국인인 앨런 가족이다. 아빠 산종코 앨런(39, Sanjongco Allan), 엄마 에디스(37, Edith), 첫째 딸 앨리사(10, Alyssa), 둘째 딸 이사벨(8, Isabelle), 셋째 아들 조슈아(7, Joshua), 막내 아들 자콥(5, Jacob)까지 6인 가족이다. 이들은 매일 패밀리 클래스에 나와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처음부터 온 가족이 태권도를 시작한 것은 아니라 아이들이 먼저 태권도를 배웠다. 앨런 부부느 수련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데리러 도장을 오가며 태권도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이후 온 가족이 태권도 수련에 동참하게 된 것.

가족이 모두 태권도 수련을 하는 이유를 물었다. 앨런은 “가족들이 태권도를 배우면서 모두 건강해졌다. 또 아이들 정신수양에 태권도만한 운동이 없다”며 “아이들이 예의를 알게되고 그에 따라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태권도를 배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태권도 예찬론을 펼쳤다.

태권도를 함께 배워 부부 사이에도 어떤 변화가 있을 듯 했다. 에디스는 “잘못된 품새 동작이나 발차기를 서로 봐주면서 자연스럽게 스킨십이 많다보니 부부사이가 더 친밀해 졌다”며 “우리 부부와 아이들이 태권도를 통해 사랑을 배우고 있다”고 각별한 부부애를 과시했다.

패밀리 클래스에 대해 텔륨 태권도장 이승형 사범은 “미국 태권도장은 한국에 비해 패밀리 클래스가 활성화 돼 있는 편”이라며 “패밀리 클래스는 태권도를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커리큘럼이 중요하다. 우리 도장에선 성인과 아이들을 나눠 수업을 맞춤형 수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텔륨은 도장을 두 곳으로 나눠 각 분야별 사범들이 연령과 수준에 따라 차별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앨런 가족에 대해 이승형 사범은 “미국에서 20년 넘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지만, 앨런처럼 6인 가족이 함께 나와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정말 태권도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가족이다. 지금은 태권도 전도사를 자처할 정도로 얼바인에선 태권도 가족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앨런은 태권도 3단이 목표라고 한다. 미국에서 승단을 받기 위해서는 보통 3년이 넘게 걸린다. 아직 초단 승단도 받지 못한 앨런이 3단 승단을 받기 위해선 앞으로 10년은 넘게 수련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앨런이 단에 욕심이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태권도 수련자체를 더 값어치 있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태권도를 통한 진한 가족애를 과시한 앨런 가족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번졌다. 하지만 한편으론 초등학생들로만 가득찬 한국의 도장 실정이 떠오르면서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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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동검도김정우

    이승형 사범님,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기사를 통해 뵈니 더욱 반갑고 기쁨니다. 그리고 텔리움 도장에서 즐겁게 열심히 수련하는 모습을 지켜 봤던 앨런 가족도 볼 수 있어, 사범님이 바로 이웃 계신 것처럼 느껴지는군요. 부디 사범님의 태권도 사랑고 훌륭한 지도 철학이 많은 태권도 사범님들에게 전파되어 많은 발전을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다음 뵐 날까지 건강하십시오. 해동!

    2008-08-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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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럽당

    한국에서는 패밀리가 아니라 학부모에 잘보이기 위한 어머니반 운영. 비위 맞추기 식 클래스라고 할까 한국은 태권도장에서 언제쯤 가족 문화가 만들어 질까

    2008-08-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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