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가 숨어 있는 ITF ‘틀’

  

[ITF 태권도를 말한다 - 3] 24개 틀에 대한 분석



천지, 단군, 도산, 원효...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명칭이다. 이 단어들은 국제태권도연맹(ITF) 수련자들에게는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ITF ‘틀’ 때문이다.

태권도는 현재 크게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으로 나눠져 있다. 올림픽 태권도를 대표하는 WTF. 故 최홍희 총재 뜻을 이어 무도태권도를 지향하고 있는 ITF. 그래서인지 WTF는 올림픽종목인 겨루기가 큰 발전을 이루었고, ITF는 틀 즉 태권도 품새가 겨루기에 비해 월등히 발달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홍희 총재의 아호를 따 ‘창헌류’라고도 부르는 틀에 대한 ITF 태권도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틀에 대해 최홍희 총재는 “나는 20세기에 잠깐 지나가는 한 나그네로서 인류와 평화를 위해 나의 발자취를 남기려 태권도를 만들었다”며 “24개 틀은 하루인 24시간 즉 나의 전생애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태권도 저서에 기록했다.

1965년 8월 최홍희 총재는 영문으로 된 태권도 서적을 3년간의 집필 끝에 펴냈다. 이 책에 대해 그는 “태권도와 일본 가라데를 확연히 구분하는데 분수령 역할을 하는 중요한 문헌”이라고 자평했다.

한 태권도 전문가는 “이 책은 지금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든 태권도 교본”이라며 “태권도 기술을 떠나 그 당시 인쇄기술로 이런 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감탄했다. 이는 최홍희 총재가 당시에 군 장성이라는 신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책에 나온 사진 모델이자 최홍희 총재의 수제자인 ITF(총재 장웅) 박종수 부총재는 “최홍희 총재가 태권도를 완전한 무도로 완성한 것은 1965년도에 발간된 첫 번째 영문 태권도 서적부터”라며 “특히 틀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힘의 원리의 경우 정치적인 이유로 외국에 있으면서 물리학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 발견 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부총재는 “최홍희 총재가 한국에 돌아가지 못해 많이 외로워했지만, 그로인해 태권도를 전 세계에 보급할 수 있었다”며 “힘의 원리도 많은 외국인들과 대화를 통해 배운 것”이라고 최홍희 총재와 대화를 회상했다.

여기서 말하는 힘의 원리란 ‘샤인웨이브’ 즉 물결원리를 말하는 것이다. ITF 품새를 보면 앉았다 일어났다하는 동작이 있는데 이것이 샤인웨이브다. 초창기 틀을 보면 이러한 샤인웨이브가 없다. 이것은 80년대 들어 최홍희 총재가 자신의 틀에 새롭게 접목한 것이다.

최홍희 총재는 24개의 틀을 만들고 이것을 바이블처럼 변화가 없기를 제자들에게 유언했다고 한다. 그만큼 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것이다. 틀의 숫자도 24개로 한정해 더 이상 늘리지 말기를 부탁했다. 주체 틀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기존의 고당 틀을 없앤 것을 보면 24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었던 것으로 보인다.

ITF 태권도인들은 “WTF 태권도가 올림픽이라면 틀은 한국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틀에 대한 기술적 평가는 논쟁의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한국 위인들의 이름을 따 만든 틀에서 한국적인 냄새가 나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ITF 틀 명칭 해설


● 천지 : 하늘과 땅이란 말로 우주의 창조와 인간의 시초를 뜻한 것으로서 초심자들이 제일먼저 배우는 틀이다. 연무선(十)을 두 번 돌게 한 것은 각각 하늘과 땅을 의미

● 단군 : 기원전 2333년에 조선을 창조한 전설에 가까운 단군성조를 뜻함

● 도산 : 평생을(1876~1938) 조선독립운동과 하계에 헌신한 안창호 선생의 아호

● 원효 : 686년 신라에 불교를 전수한 원효대사를 뜻함

● 율곡 : 조선의 철학가이자 학자인 이이(1536~1584)선생의 아호를 딴 것으로서 38개 동작은 그가 탄생한 지역의 위도를 그리고 연무선(士)은 선비를 각각 의미

● 중근 : 조선주둔 초대 일본인 총독인 이등박문을 하얼빈 역에서 처단한 애국자 안중근 의사를 뜻하는 것으로 32개 동작은 그가 1910년 여순 감옥에서 순국할 때를 의미

● 퇴계 : 한학의 권위자인 대학자 이왕(16세기)선생의 아호를 딴것으로서 37개 동작은 그가 탄생한 지역의 위도를 그리고 연무선(士)은 선비를 각각 의미

● 화랑 : 제7세기 신라시대에 청소년으로 구성된 하나의 군사단체로서 삼국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도를 뜻함

● 충무 : 1592년 거북선을 발명한 이순신 장군의 시호를 딴것으로서 이 틀이 왼 주먹 공격으로 끝마친 것은 넘쳐흐르는 충성심에 사로잡혀 그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다 발휘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순직한 것을 상징한 것

● 광개 : 만주대륙의 대부분을 포함한 모든 실지를 회복한 고구려 제19대 왕인 광개토대왕을 의미한 것. 연무선(土)은 실지를 회복하고 또 강토를 넓힌 것을 표시하며, 39개 동작은 그가 왕위에 오른 391년의 처음 두 숫자를 뜻한 것.

● 포은 : 고려말기의 충신이자 물리학의 선구자인 정몽주(14세기)선생의 아호를 딴것으로서 연무선(ㅡ)은 그의 변함없는 충절을 표시한 것.

● 계백 : 백제의 명장 계백장군(660)을 뜻한 것으로 연무선(ㅣ)은 엄격한 군기를 표시한 것

● 의암 : 3.1 독립운동(1919)때의 조선민족을 대표한 손병희 선생의 아호를 딴 것으로 45개 동작은 1905년에 동학을 천도교로 개명 선포할 때를 의미하는 것이며, 연무선(ㅣ)은 조선민족의 번영을 위해 바친 그의 백절불굴의 정신을 뜻한 것

● 충장 : 제14세기 익호장군으로 용맹을 떨친 김덕령 장군의 시호를 딴 것으로 마지막 동작이 왼손으로 끝난것은 장군이 27세에 모략으로 전라북도 여순 옥중에서 어린 나이에 억울하게 처형된 것을 의미

● 주체 : 사람은 자연을 자기 의사에 복종시키며, 자기 운명은 자기가 결정한다는 주체사상. 이는 배달민족의 상징인 백두산에 뿌리를 박은 것이다. 연무선(山)은 백두산을 의미

● 삼일 : 1919년 역사적인 3.1독립운동을 의미한다. 33개 동작은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33인의 조선민족대표를 뜻함

● 유신 : 신라의 명장 김유신 장군을 뜻한 것으로 68개 동작은 토일된 668년의 마지막 두 숫자를 표시한 것. 준비 자세에서 칼을 오른손으로 뽑아야 할 것을 왼손으로 뽑은 것은 외세와 야합하여 동족에게 불리한 전쟁을 한 것을 의미

● 최영 : 고려말기(14세기)의 수상이며 삼군도통사였던 최영 장군의 이름을 딴 것. 최영 장군의 충성심과 애국심 그리고 겸손함 풍모는 온 국민의 의표가 되었으나 그의 부하였던 이성계의 발란으로 처형당했다.

● 연개 : 고구려의 명장 연개소문을 뜻함. 49개의 동작은 그가 안시성 싸움에서 당태종이 이끈 30만의 당나라 군사를 물리치던 해인 649년의 마지막 두 숫자를 표시한 것

● 을지 : 고구려 명장(제7세기)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딴것으로서 연무선(乙)은 그의 이름의 첫 자를 의미. 42개 동작은 이 틀을 만들었을 때의 저자의 나이를 뜻하는 것

● 문무 : 신라 제13대왕인 문무대왕을 뜻하는 것으로 61개 동작은 그가 왕위에 오르던 661년의 마지막 두 숫자를 표시한 것

● 서산 : 임진왜란(1520~1604)때에 승병을 일으킨 서산대사 최현웅의 호를 딴 것으로 72개 동작은 사명당의 도움을 받아 승병을 일으킬 때를 연령을 뜻하는 것

● 세종 : 조선역사상 가장 뛰어난 왕의 한 사람으로서 1442년에 세계최초의 측우기와 1443년에 한글을 발명한 세종대왕을 의미. 연무선(王)은 대왕을 의미하며, 24개 동작은 훈민정음의 숫자를 뜻한 것

● 통일 : 1945년 남북으로 갈라진 대한민국 통일에 대한 결의를 표시한 것으로 연무선(ㅣ)은 단일민족을 뜻함

(최홍희 저서 ‘태권도’(1989) 참조)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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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

    wtf를 나라에서 밀어줘서 180개국이 되고 itf는 개인의 노력으로 140이 되었다고? 말은 바르게 해야지요 최장군이 태권도의 창시자인건 인정하지만 개척 사범들의 공로가 크지요 그리고 전파된 태권도가 대부분 단순히 itf에서 wtf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itf없이는 wtf도 존재하지 못했을겁니다

    2012-06-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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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옳다구나

    역시 올바른 기사는 마음을 움직이는구나

    2008-03-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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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f태권인

    날조itf님 !!!그런 근거를 정확하게 제시해주십시요 그렇지못하고서 왜 말씀이 많으신지 모르겠습니다.wtf는 나라에서 미뤄줘서180개국이됩니다 하지만 itf는 한 개인이 피나는 노력으로 140개국까지 전파를 시켰습니다 제발 창시자를 나쁜쪽으로 몰아가지 말아주십시요

    2008-02-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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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F

    ITF는 1966년 3월 22일 서울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날조 itf님이 주장하신 있던 무술은 무엇인가요? 일본 가라데 아닙니까? 그러면 일본 가라데에 태권도라는 명칭만 붙였습니까? 일본넘들이 살아 있는데 상식적으로 가능합니까? 잘 생각해보세요.^^

    2008-02-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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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조 itf

    최홍희는 당수도라고 불리던 무술에 태권도라는 이름 붙인 사람에 불과하다.. 그리고 캐나다로 도피한후에 itf태권도를 창시했을뿐이다. 최홍희가 쓴책에 그대로 나온다.. 이승만이 택견하고 비슷하다하니 무술 이름을 태권도라고 붙였다고 .. 그것도 선배들이 반대했다라고 하더군.. 결국 있던 무술에 이름을 붙여놓고 이제와서 자기가 창시했다라고 하니 어이가 없군..

    2008-02-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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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기원

    최홍희 총재가 어떤 의도에서 삼국시대 신라화랑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최홍희도 초창기에 역사 날조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자서전에서 태권도는 육군 장성 시절 자신의 부대원들을 훈련시키는 목적으로 연구하여 자신이 창시한 무술이라고 분명하게 언급했다. 따라서 여타 무술 단체에서 삼국시대로부터 전수된 무술이라고 사기 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008-02-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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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개인적으로 ITF는 WTF 처럼 태권체조 이딴거 만들지 말고 무도의 길을 지금처럼 고집해가길... WTF도장처럼 축구하고 줄넘기하고 비디오보고 이딴거 하지말고 무도의 길을 고집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또한 ITF의 큰 두 단체(최중화,장웅)도 하루빨리 하나가 되길...서로를 배척하는 길이 아닌 서로를 인정하는 길만이 하나가 될수 있고 두단체의 ITF인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하나가되길...바랍니다

    2008-02-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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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런..

    최홍희 총재가 쓴 영문판 태권도교서에도 삼국시대 신라화랑이야기는 나오더군요..
    무예도보통지의 권법도 태권도의 역사로 언급되고있구요..
    국내 혹은 세계최초로 단기연수로 단증을 발급한 단체가 최총재의 ITF입니다.

    2008-02-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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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기원

    한국 무도계의 역사 날조 풍조는 태권도가 원조가 아닐까. 분명히 태권도의 창시자가 존재하는데도 창시자를 무시했기 때문에 삼국 시대가 어떠니 하는 역사 날조를 하게 된 것이고 이것이 한국 무도계의 역사 날조 풍조를 만들었을 것이다. 이종우 전 국기부원장께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태권도는 삼국시대와 전혀 상관없고 가라데에서 발전시킨 것이라고 고백하셨던데 이제는 더 나아가서 태권도가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정리하고 결론지어서 새로운 태권도 역사를 정립해낸다면 고조선, 고구려, 산 중 노인 등등 온갖 거짓 스토리를 꾸며대는 한국 무도계의 잘못된 관행도 분명히 사라질 것이다.

    2008-02-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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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지나가다 들은 거겠죠. 근거없는 애기를 . 가슴에 오뚜기 빼지를 달고 계신 분들에게.

    2008-02-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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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 태권인

    지나가다님에게서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국가를 위해서 당신은 무었을 하셨나요? 최홍희 장군께서는 태권도가 아니더라도 독립운동을 하신분이고 6.25때에도 많은 업적을 남기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어디서 그런 근거 없는 이야기를 같고 와서 그분의 명예를 깍아내리려 하나요. 태권도를 너무나 사랑하는 저로서는 태권도의 창시자 태권도의 아버지를 깍아내리는 당신같은 사람이 정말 혐오스럽군요. 그런 일이 있었다면은 증거자료와 함께 인터넷에 퍼트려 주십시요. 아님 증거 없으면은 가만히 입다물고 있으시던지요.

    2008-02-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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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창헌류에 우남형과 만송형이 존재했었다는 이야기는 이기사에는 없군요..
    최홍희 총재의 이승만대통령에 대한 존경심과 애정은 다소 각별했던것으로 보입니다.
    살아있는 권력자의 아호를 딴 무술의 형을 만들정도로...
    물론 시류를 틈타 슬그머니 사라져버리긴 했지만 최홍희라는 인물에게서 태권도를 빼면
    남는것은 무엇일까요?

    2008-02-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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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최홍희 총재가 태수도를 태권도로 명칭 변경 하고자 하실 때 가슴에 오뚜기 빼지를 달고 유구한 역사의 가라데를 지켜야 한다며 울고 불고 하시던 분이 최홍희 총재가 망명 하시자 만들어 논것이 태극품세 입니다. 태권도 인들 태극품세 갔다 버립시다.

    2008-01-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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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라데

    가라데의 역사가 숨어 있는 국기원의 태극 품새

    한국의 역사가 숨어 있는 ITF 틀

    무얼 가르쳐야 할까요?

    2008-01-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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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라곤

    ITF 굿입니다~~

    2008-01-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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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틀까지가자^^

    태권도는 둘이 아니다 (우린 하나다) 태권일신

    2008-01-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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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있다

    멋있다 ITF .. 이제 ITF를 가르쳐 태권도의 위상을 바로 세웁시다

    2008-01-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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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지~!

    정통태권도...원판태권도...창시자에 태권도 ITF-태권도를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지키고 이어나가려 항상 땀흘리고 애쓰시는 사범님들~! 힘냅시다=태권=

    2008-01-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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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를 사랑하는

    오랜만에 좋은 기사 나왔다..

    2008-01-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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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이

    이렇게 태권도의 연구 개발에 정진하신 선배무도인께 삼가 머리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2008-01-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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