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와 ITF 경기, 그 차이점을 밝힌다

  

겨루기 VS 맞서기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올림픽 태권도 스타일인 WTF 태권도 경기는 북한이 속해 있어 북한 태권도라고도 불리는 ITF 태권도 경기와 경기 규칙이나 보호구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명칭부터 WTF는 스파링 경기를 겨루기, ITF는 맞서기라고 부른다.

먼저 보호구를 살펴보자. WTF 태권도 선수들은 머리를 보호하기 위한 헤드기어, 몸통을 보호하기 위한 몸통 보호대를 기본으로 남자는 그로인 프로텍션을 추가해 착용한다.

ITF 태권도 선수들은 헤드기어를 착용하지 않는 대신 마우스피스를 입에 물고 경기에 임한다. 그리고 손에는 뭉툭한 글러브를, 발에는 밑이 없는 형태의 신발을 착용한다. 신발은 글러브와 같이 말랑말랑하며 재질은 우레탄이다. 또한 남자는 WTF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그로인 프로텍션을 추가해 착용한다.

ITF 선수들은 헤드기어를 착용하지 않아 코피가 나거나 얼굴에 상처를 입는 일이 WTF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WTF 경기에서는 경기 시 선수들이 입은 몸통보호대와 헤드기어 색깔로 선수들을 구분하지만 ITF 경기는 상의도복 하단에 붙인 선수번호와 도복의 검은 띠 뒤쪽 정중앙에 연결, 길게 내려뜨린 청색 혹은 홍색의 얇고 긴 천으로 선수들을 구분한다.

다음은 경기 규칙을 살펴보자. 일단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수기 얼굴공격의 허용여부를 꼽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ITF 경기에서는 수기 얼굴공격을 허용하고 있으며 WTF 경기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수기 얼굴공격은 어떤 기술보다도 빠르고 접근전에서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 내내 절대 방심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 ITF 경기는 WTF 경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격렬하다.




수기 얼굴공격 허용여부 만큼이나 두드러진 차이점은 바로 점수제도다. WTF 경기는 기술의 난이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어떤 기술이든 성공시키면 1득점만 주어진다.

반면 ITF 경기에서는 기술과 타격점에 따라 득점이 달라진다. 발차기로 몸통부위를 공격, 성공시키거나 혹은 수기공격으로 얼굴을 가격하면 1점이 주어진다.

그러나 공중에 뜬 상태에서 발차기로 몸통부분을 가격하거나 역시 공중에 뜬 상태에서 수기로 얼굴을 가격하면 2점이 주어진다. 그리고 공중에 뜬 상태에서 발로 얼굴을 가격하면 3득점이 인정된다.

지난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열린 제1회 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는 ITF 일본 경기규정을 따른 것으로 공중에 뜬 상태에서 발차기를 성공시키면 타격부위에 관계없이 5점이 주어졌다.

또한 ITF 경기에서는 먼저 상대방을 공격해 상대방을 다운시키면 공격한 선수에게 불이익이 주어진다. 공격당한 선수가 다운 후 다시 일어나 싸우면 공격한 선수에게는 1점 감점이 주어지며 만약 공격당한 선수가 의사에 의해 더 이상 싸울 수 없는 상태로 판정이 난다면 먼저 공격한 선수는 바로 실격패를 당한다.




이같은 사실은 WTF 경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놀랄만한 것이다. 이에 대해 ITF 태권도 박정현 사범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대를 단숨에 먼저 공격, 다운시킨다는 것은 무도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어긋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WTF와 ITF 경기는 또한 경기 시간에도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우선 WTF는 3분 3회전 1분 휴식 혹은 때에 따라서 2분 3회전 30초 휴식을 경기 시간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ITF는 2분 2회전 30초 휴식을 국제대회 규정으로 채택하고 있다.

심판도 WTF는 한 명의 주심과 3명의 부심이 경기를 진행하나 ITF는 WTF보다 한 명의 부심을 더 두어 주심 한 명에 부심이 4명으로 총 다섯 명의 심판이 경기를 진행한다.

WTF는 남은 경기 시간 및 득점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판을 사용하지만 ITF는 그렇지 않다. ITF 태권도 박정현 사범은 "전에 전광판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당시 선수들이 자신의 득점 상황 및 남은 경기 시간을 알게 되자 점수를 많이 딴 선수는 도망만 다니는 등 문제점이 발견되어 현재는 전광판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WTF와 ITF 태권도는 연장전의 유무, 감점제도 등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북한처럼 갈라져버린 국기 태권도. 남북한의 분단만큼이나 태권도의 분단도 골이 깊어 보인다.
#ITF-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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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진

    죄송합니다.. 저의 실수입니다.내용은 수정했습니다.
    몸둘 바를 모르겠군요.

    주심 한명에 부심이 네 명입니다.

    지적 감사드립니다..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북한에서는 80년대 초 최홍희 ITF 총재가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남한에서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인 1955년부터 당시 군장성이었던 최홍희 총재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ITF 공식사이트 주소는 www.itf-taekwondo.com입니다.(영어로 서비스가 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ITF에 대해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사이트는 본 사이트입니다.

    앞으로 본 사이트에서 맞서기, 틀, 위력, 특기 등 ITF 경기를 방송할 예정입니다.

    다시 한번 지적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2000-10-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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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urbonabi

    "심판도 WTF는 한 명의 주심과 3명의 부심이 경기를 진행하나 ITF는 WTF보다 한 명의 부심을 더 두어 주심 한 명에 부심이 다섯 명이다."

    부심이 다섯 명 입니까? 아니면 총 심판이 다섯 명 입니까?

    *************
    기사 잘 읽었습니다. ITF에 관해서 더 알고 싶은데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있는 싸이트 좀 소개해 주세요. (시합 장면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잘 몰라서 물어보는데요... "태권도"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그 이름이 붙여진 걸로 알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태권도란 이름을 어떻게 사용하게 된거죠?

    감사합니다. ^^

    2000-10-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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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진

    지적하신 부분을 고쳤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주의깊게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00-10-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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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사랑

    물론 나는 어디가 더낫다는 그런 어리석은 평가는 안한다. 그런 평가는 반론이 있을 뿐더러 어차피 끝나지 않을 논쟁이니까. 그러나 우리가 느끼고있는 태권도의 과제중 하나가 바로 점수제와 관련해서 어떻게 점수제를 바꿀것인가와 또 세계속의 태권도로 남기위해서 어떻게 나아갈것인가 하는 문제 점인데 태권도를 하는 사람으로서 또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태권도의 경기 형태는 흥미나 구성이 다소 다른 유도나 레스링에 비해 떨어진다 앞으로 정식종목으로 아니 영구종목으로 남기위해서는 더욱더 과격(?)해질필요가 있다 단순히 발차기 하나만 잘해서 금메달을 거는것은 무리고 나래차기 같은걸 실전에 쓴다고 해보자...이런걸누가 돈들여 배우겠는가 한국의 태권도 자긍심만큼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할때입니다...뿌리야 만든거지만....

    2000-10-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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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호

    많은 도움이 되는 좋은 정보였습니다. 몇개의 경기를 비디오로 보았지만
    제가 워낙 외국말에 문와안이라서 경기룰은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ITF경기에
    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라면 경기룰 내용중에서 선재공격후 상대방의 승패에 관한 부분 이었는데 내가 먼저 공격하여 상대가 다운 되면 내가 진다는건
    좀 이해하기 어려운 룰 인것 같았습니다. 맞서기에 입하는 선수라면 누구나
    당연히 상대의 공격에 대해서 항상 대처할수 있는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가져야되는 것이 당연 하지 않겠습니까?그런데 선재 공격후에 상대가 쓰러지면
    내가 감점당하고 패한다는 것은 좀더 나은 선수의 경기 기술 향상과 ITF발전에 저해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쉬더군요. 암튼 기사 올리신분 수고 하셨고 좋은 정보를 얻게 해 주셔서 감사할따름입니다.

    2000-10-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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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mp

    사타구니 보호대는 태권도로 따지면 삿보대는 그로잉프로텍션이 아니고 그로인 프로텍션입니다.그로잉(growing)이 아니고 사타구니라는 영어의 그로인(groin)입니다. 착오없으시길 바랍니다

    2000-10-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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