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태권낭자' 김연지(에스원) 고별무대 金으로 장식!
발행일자 : 2005-10-17 00:00:00
울산 = 한혜진 기자


세계선수권 2연패, 부산아시안게임 금. 화려한 선수생활 마감!

승리가 확정되자 양손을 들어 환호하는 김연지(에스원).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뿌듯해요”
국내 여자 태권도 간판! 김연지(삼성에스원, 24)가 고별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연지(삼성에스원, 24)는 ‘제86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대전시 대표로 출전, 고별무대를 금메달로 장식하며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그리고 춤을 췄다. 마지막 고별무대에 눈물을 흘릴 것 같았지만, 후배들의 요청에 그녀는 춤으로 마지막 매트위에 추억을 남겼다.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체전 태권도경기 3일째, 김연지는 여자 일반부 라이트급 결승에서 전남의 조현아(경희대)를 상대로 3회전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6-6 우세승을 거뒀다. 준결승을 RSC승으로 장식하고 결승에 오른 김연지는 조현아(전남, 경희대)를 맞이해 초반 안면 내려 찍어차기로 2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아나갔다. 그러나 2회전부터 조현아의 반격이 시작되고 양 선수의 팽팽한 접전은 3회전까지 이어졌다. 6-6 상황 심판전원 우세승으로 김연지가 승리했다.
고별무대를 마친 김연지는 “마지막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매우 뿌듯하다”며 “지금으로서는 큰 미련은 남지 않을 것 같다”고 선수로서 마지막 우승소감을 밝혔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감독님과 구체적인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체전이 끝난 후 마무리를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지는 “오는 12월 경 한달 일정으로 미국에 머물면서 계속 유학을 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원에 진학할 것인가 등 구체적인 진로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게 된다면 어학공부와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힐 예정이며, 한국에서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체육교사의 꿈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 붙였다.
◇ 선수생활을 마감하며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당연 올림픽이죠! 아마 그건 평생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아요. 후배 경선이에게 패해 올림픽 출전의 꿈은 물 건너갔지만, 경선이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줘 대리만족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상하게 아빠가 저 경기를 보시면 1등을 못하는 징크스가 있어요. 그래서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출전한 제주세계선수권(2001)에 엄마만 오셨어요. 그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죠. 시상식을 끝내고 애국가가 울러 퍼지는데 관중석에 계셨던 엄마가 눈에 들어왔어요. 근데 엄마가 독일에 계시던 아빠에게 애국가를 핸드폰으로 들려주시고 계셨어요. 그래서 눈물을 많이 흘렸고, 그 때가 저가 운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 기뻤을 때는?
그건……. 제주세계선수권(2001)이에요! 아무래도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되었고, 처음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 힘들었을 때는?
그건 외로움과 부상이었어요. 97년 여름 한국으로 유학을 왔어요. 저가 서울체고 여자부 1기였는데 여자는 저 혼자였어요. 독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계속 성장해 한국에는 친구가 없어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도 대화할 사람이 없어 외로 왔어요. 그나마 선생님들께서 많은 힘이 되어주셨어요. 또 하나는 부상이었어요. 운동선수에게 건강이 최고인데 태권도는 늘 부상이 도사리고 있잖아요. 또 경기가 많아 부상 치료도 못하고 아팠던 게....., 그때 부모님이 가장 생각났죠.
김연지는 지난 97년 서울체육고에 입학, 전국대회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체육대학으로 진학해 2001년도 제주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독일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아버지 김철환씨도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로 김연지가 대를 이어 이때부터 ‘부녀 세계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이들 부녀를 따라다녔다. 이듬해 김연지는 부산아시안게임과 또 2003년에는 독일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연속 목에 걸며 여자 태권도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그녀의 화려한 전적과 실력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으로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신예 황경선(한국체대, 당시 서울체고)에게 덜미를 잡히며 올림픽 출전의 꿈은 좌절됐다. 또 지난 4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3연패 도전도 예선에서 탈락, 슬럼프가 장기와 됐다. 그러나 그녀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열린 국내 대회를 모두 석권하며 선수로서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선수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온 김연지의 앞날의 건투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