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좀비' 정찬성 UFC 옥타곤 떠난다… “그만! 행복했다” 은퇴 선언!

  

은퇴 무대 할로웨이 상대로 3회전 패배! 2회 타이틀 도전, 10연속 메인 이벤트

정찬성

우리나라 종합격투기(MMA) 선수를 대표했던 ‘코리아 좀비’ 정찬성이 옥타곤을 떠난다.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 서른여섯 살 노장의 투혼에 전세계 격투 팬들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 무대에서 패한 그는 “그동안 ‘코리안 좀비’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UFC에서 싸우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라고 은퇴를 선언했다. 현장의 팬들도, 국내 팬들도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정찬성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좀비’ 메인 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미국 맥스 할로웨이(31)에 3라운드 23초 펀치 TKO패를 당했다.

 

그토록 원했던 UFC 챔피언 등극에 실패한 그는 은퇴를 결정했다. 어떤 미련도 후회도 없이 떠났다.

정찬성이 할로웨이를 상대로 머리 펀치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미디어커뮤니케이션]

마지막 상대는 정찬성이 친애하는 할로웨이. 격투가로서 UFC에 진출한후 줄곧 목표였던 챔피언이 되지 못했지만, 자신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끝까지 도전했다.

 

녹다운을 당해 다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주저앉기보다는 끝까지 난타전을 걸다 카운터 펀치에 맞아 TKO됐다.

 

상대 할로웨이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정찬성은 방패를 들고 쓰러지길 원치 않는다. 그는 언제나 칼을 휘두르다 쓰러지길 원한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정찬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만할게요. 울 줄 알았는데 눈물이 안 나네”라고 은퇴를 발표했다. 이어 “내가 그만하는 이유는 내가 챔피언이 목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3등, 4등, 5등 하려고 격투기를 하는 게 아니라, 챔피언이 되기 위해 하는 거다. 톱랭커들을 이기지 못하기에 이제 냉정하게 그만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은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글러브를 옥타곤에 내려놓고 바닥에 큰절했다. 어떤 마음일지 모두가 느낄 정도였다. 지난 16년 간 프로 파이터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 듯 정찬성은 한동안 흐느끼며 일어나지 못했다.

 

정찬성은 두 차례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했다. 10회 연속 메인이벤트, 9회 파이트 나이트 보너스(페더급 공동 2위), 6회 피니시승(페더급 공동 3위) 등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 별명 그대로 좀비처럼 난타전을 마다하지 않은 결과 챔피언 이상으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날도 경기장은 “좀비”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한국 원정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UFC는 정찬성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례적으로 패자가 퇴장하는 순간에 정찬성의 테마곡인 크랜베리스의 ‘좀비’를 틀었다.

 

정찬성은 기립 박수를 치는 관중들 앞에서 마중 나온 아내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영원히 옥타곤을 떠났다.

 

이로써 정찬성은 통산 17승 8패(UFC 7승 5패)로 커리어를 마감했다. 정찬성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못다 한 인사를 전했다. 그는 “모든 걸 이루진 못했지만 충분히 이룰 만큼 이뤘다”며 “해온 것에 비해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팬들과 UFC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전 UFC 페더급-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35·아일랜드), UFC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36·미국), 전 UFC 플라이급-밴텀급 챔피언 헨리 세후도(36·미국), 전 UFC 플라이급 챔피언 드미트리우스 존슨(37·미국)을 비롯한 동료 선수들도 정찬성의 은퇴를 아쉬워하며 존경의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이날 대회 언더카드 첫 경기에 출전한 ‘스팅’ 최승우(30)는 야르노 에렌스(28·네덜란드)에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3연패를 끊어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정찬성의 코리안좀비 MMA에 합류한 최승우는 한층 침착한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였다. 그는 27일 'Road to UFC 시즌 2 준결승'에 출전하는 최승국(26). 박재현(21) 등과 함께 옥타곤에서 코리안 좀비 MMA의 이름을 이어간다.

 

공식 결과 이날 경기장 관중수는 1만263명을 훌쩍 넘었다. 입장 수입료만 약 17억원으로 UFC 싱가포르 대회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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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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