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도다움> 태권도의 본질을 깨우는 변화 '예(禮)'의 회복과 '공방(攻防)'의 부활


  

우즈베키스탄 WT 정기총회, WT 경기규칙 변화가 만든 새로운 변곡점

 

태권도가 무도 스포츠로서 지녀야 할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최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정기총회에서 새롭게 의결된 '경기 규칙' 변화는 그동안 태권도가 잃어버렸던 '무도적 품격'과 '스포츠적 박진감'을 동시에 되찾아주는 중요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하나. 세리머니보다 값진 '상호 존중의 인사'

 

그간 태권도 경기장에서는 승패가 결정된 직후, 승자의 세리머니를 화면에 담기 위해 상호 인사를 생략하여 무도 스포츠의 인사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었다. 태권도는 단순한 물리적 충돌이 아닌, 격식과 예우를 갖춘 '무예'에 뿌리를 두기 때문이다.

 

UFC 같은 종합격투기나 유도 등 타 투기 종목에서도 경기가 종료되면 흐트러진 도복을 추스르고 심판의 판정을 기다린다.

 

승자에게는 축하를 패자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이 찰나의 순간이야말로 스포츠맨십의 정수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인사의 가치를 다시 바로 세운 것은 마치 '앓던 이가 빠진 듯' 시원하고 반가운 결정이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전제될 때, 태권도의 승리는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둘. '점수를 지키는 자'에서 '끝까지 도전하는 자'로

 

또 하나의 고무적인 변화는 경기 종료 직전 발생하는 '소극적인 행위'에 대한 '엄단'이다.

 

과거 승기를 잡은 선수가 한계선 밖으로 도망치며 시간을 끄는 모습은 관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태권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고질적인 요인이었다.

 

이제는 한계선 이탈이나 소극적 행위에 대해 두 가지 형태의 '2점 감점'이라는 강력한 징벌적 규칙을 적용함으로써, 선수들이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매트 중앙에서 공방을 주고받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내 경기에서는 종료 10초를 남기고 승부가 뒤집히는 극적인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점수를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사이의 치열한 수 싸움은 예전과 다른 양상의 고난도 기술력을 이끌어냈다.

 

규칙의 변화가 현장에서 선수들의 투지를 깨우고, 관객에게는 손에 땀을 쥐는 박진감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규칙의 변화는 단순히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종목의 정체성을 결정짓는다. 인사를 통해 무도의 근본을 바로 세우고, 강력한 감점 제도로 끊임없는 공격을 유도하는 현재의 흐름은 태권도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다.

 

이러한 변화가 현장의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대중에게는 '다시 보고 싶은 태권도'로 각인되기를 기대한다. 태권도의 '다움'은 결국 예의와 박진감이라는 두 축 위에서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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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곽택용 교수는 태권도 엘리트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월드컵 세계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은퇴 후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에서 활동하며 다방향 격파 등 새로운 시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도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시범단 감독을 맡고 있다. 겨루기, 품새, 시범을 모두 아우르는 정통 태권도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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