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 경기규칙 개정… "마지막 10초, 2점 감점으로 도망 못 간다"
발행일자 : 2026-04-11 20:23:44
[한혜진 / press@mookas.com]

총회서 개정안 발표… 소극적인 행위 감점 강화·판정 명확화·예의 회복, 6월 로마 그랑프리부터 적용

태권도 경기가 종료 직전 소극적인 플레이를 원천 차단하고 태권도 본연의 가치를 회복하는 경기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는 11일 오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인터콘티넨탈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6년 정기총회에서 경기의 재미와 공정성, 그리고 태권도 정신 회복을 골자로 한 경기규칙 개정안을 공개했다.
이번 경기규칙 개정은 지난해 말 조정원 총재의 특별 지시로 경기부, 기술위원회와 외부 전문가 등이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결정됐다.
필립 부에도 기술위원장이 발표한 이번 개정안은 원안 대로 만장일치로 심의 의결돼 오는 6월 로마 그랑프리 시리즈1부터 첫 적용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라운드 종료 10초 전 소극적 행위에 대한 강력한 감점이다. 경계선을 넘거나 고의적으로 넘어지는 행위, 또는 공격을 피하며 도망가는 '소극적인 행위(Passivity)'로 감점을 받을 경우 상대 선수에게 2점이 부여된다.
기존 1점에서 배로 늘어난 점수는 막판 역전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선수들이 끝까지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점수에서 앞선 선수가 승리를 지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한계선 바깥으로 나가는 '한계선 도망'은 태권도 경기는 물론 스포츠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이런 모습이 롤모델처럼 소비되면서 어린 선수들까지 그대로 따라 하는 기형적 현상이 반복됐다.
점수 차 승리(Point Gap) 기준도 기존 12점에서 15점으로 상향 조정됐다. 높아진 발차기 점수 가치에 따른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판정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세부 지침도 마련됐다. 그동안 논란이 잦았던 한계선 위반의 경우, 발의 어느 일부분이라도 한계선을 벗어나면 '감점'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선수들이 모호한 경계 상황을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심판의 즉각적인 판단을 돕기 위함이다.
비디오 판독(IVR) 시스템도 개선된다. 코치는 경기 중 발생한 기술적 오류 등에 대해 언제든 '기술 카드'를 사용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판독 결과와 관계없이 카드는 회수되지 않고 유지된다. 다만 무분별한 요청을 막기 위해 판독 결과 소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해당 선수에게 감점을 부과하는 페널티 제도를 병행한다.
비디오 판독 심판원조차 판별이 모호하다고 판단할 경우 종료 10초 이내의 상황에서는 소청위원회(기술대표 및 경기감독관, TD&CSB) 등에게 판단을 논의하게 된다.
그동안은 해당 경기 주심과 부심, 판독관 이외 어떤 임원이라도 경기에 영향을 줄 수 없어 개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종료 10초 최대 승부처의 공정한 판정으로 피해 선수가 없도록 규정을 통해 판독관이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 규정은 그라프리 시리즈와 세계선수권 등 G6등급 이상 대회에만 적용된다.
기술적 변화뿐만 아니라 태권도의 정신적 가치를 강화하는 조항도 다시 신설됐다. 경기 종료 후 승자 선언 전 '차렷'과 '경례' 구령이 공식적으로 재도입됐다.

필립 부에도 기술위원장은 "태권도의 철학인 '예의로 시작해 예의로 끝난다'는 가치를 경기장에서 직접 구현하기 위한 조치"라며 "승패를 떠나 상대 선수에 대한 존중과 스포츠맨십을 보여주는 중요한 절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시작과 종료 때 '차렷', '경례' 한국어 태권도 기술 용어로 진행했다. 그러나 한때 승자가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장면을 주기 위해 경기 종료 때에는 주심이 청 또는 홍 승 시그널만 하고 별도 인사 과정을 생략했다.
이번 개정안은 태권도 경기가 단순한 타격 스포츠를 넘어 기술과 예절이 조화된 글로벌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2025~2026년 운영 및 재정 보고서가 승인됐으며, WT 정관, 세계파라태권도 경기규칙, WT 정관 세칙, 버추얼태권도 규칙 및 규정 개정안이 통과됐다. 또한 2025 우시 세계선수권대회 최종 보고서와 2026 MNA 설문조사 결과 및 MNA 순위 보고서가 제출됐다.
故 김운용 WT 초대 총재를 추모하는 김운용컵 국제태권도선수권대회가 국기원 주최 조건으로 G-1 등급을 다시 승인받았다.
2028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개최지로는 페루 리마가 확정됐으며, 2027 그랑프리 챌린지 시리즈1은 인도 푸네, 시리즈2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것으로 결정됐다. 다음 WT 정기총회는 2027년 7월 6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세계선수권대회에 앞서 개최된다.
[무카스미디어 = 타슈켄트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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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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