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방 "품새 심판, 공정성 넘어 전문성으로"
발행일자 : 2026-03-14 11:37:00
[한혜진 / press@mookas.com]

순천 전국종별 후 상임심판 격려… "AI 판정은 심사, 경기는 기준 이상 평가" 강조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회장이 품새 경기의 다음 단계로 심판 전문성 강화와 채점 기준 전면 개편을 선언했다.
양진방 회장은 13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2026 전국종별태권도선수권대회’ 품새 경기 본선 종료 후 상임심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심판 판정의 공정성과 전문성, 그리고 품새 경기 규정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이날 발언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품새 경기 20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정리하는 시간이 됐다.
양진방 회장은 먼저 "심판 업무는 하루 종일 집중해야 하는 일이라 에너지 소모가 크고 스트레스도 많다"며 "그런 환경에서도 공정한 판정을 위해 노력해 주시는 여러분께 진짜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심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그는 심판의 역할을 공정성과 전문성 두 가지 축으로 설명했다.
먼저 공정성에 대해 "공정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며 "지도자나 선수, 언론에서 '조작적이다', '누구를 봐준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심판부는 빵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품새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도자나 현장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보면 지금은 큰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공정성 기준은 통과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 회장은 품새 경기 발전의 다음 단계는 전문성이라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지금 지도자들이 불평을 하는 부분이 다 전문성을 언급하고 있다"며 "심판들이 하나하나의 동작과 품새 전체의 표현성에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는 AI 기반 품새 판정 도입 주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AI를 통해서 품새를 판정한다는 것은 품새를 기계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심사'다. 경기는 만들어놓은 기준보다 더 위에 있는 것을 하라는 게 경기"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또한 공인품새 채점이 지나치게 정확성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품새 경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선수마다 동작 기준이 달라 통일하는 데만 10년이 걸렸다"며 "이제 통일이 다 됐는데도 아직도 이걸 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정확성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표현성과 완성도를 포함한 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는 기준선 이상의 것을 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심판 채점 기준이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선수는 올라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날 품새 채점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공인품새와 프리스타일 품새를 각각 담당하는 전문 워킹팀을 구성해 채점 기준과 판정 이론을 정립하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심판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 워킹팀은 현행 경기 규정과 판정 방식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새로운 평가 기준을 마련한 뒤, 토론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 기준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프리스타일 품새의 경우 현재 채점 기준이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분야로 꼽힌다.
"프리스타일에 대해서는 지금 너무 기준점이 없다"며 "훨씬 더 구체적으로 채점하는 기준, 방법, 포인트 이런 부분들을 구체화하자"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번 작업이 단순한 심판 교육 차원을 넘어 품새 경기 규정 발전과도 연결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세계태권도연맹(WT)의 품새 경기 규정은 선수들의 기술 발전 속도에 비해 변화가 충분히 빠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국내 대회 현장에서 새로운 채점 기준을 개발하고 실제 경기 운영에 적용해보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겨루기 경기 규정 역시 대한태권도협회가 국내 대회에서 새로운 규정을 시험 적용하고, 그 결과가 국제 규정 변화로 이어진 경험이 있다.

양 회장은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한태권도협회가 새로운 기준을 먼저 만들고 검증해 세계태권도연맹 규정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20년 가까이 품새 대회를 하면서 대한민국 태권도 품새가 엄청나게 발전했다"며 "그런데 그 다음 발전으로 가는데 뭘로 갈 것이냐. 심판들이 채점하는 기준이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선수는 올라갈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마지막으로 "대한태권도협회가 전 세계 품새 경기의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부분에 우리가 뭔가를 만들어내야 되겠다"며 "그 결심을 여러분들과 같이 생각을 나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품새 경기의 판정 철학과 채점 체계 개편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향후 대한태권도협회의 품새 경기 규정 정비와 심판 제도 변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순천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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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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