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도다움> 태권도학과의 본질: 겨루기, 품새, 시범 따로가 아닌 "하나의 태권도"

  

세분화·경기화 시대, 대학 태권도 교육이 잃어버린 것

태권도 전공자라면 태권도를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 당연한 명제 같지만, 오늘날 대학 교정에서 만나는 학생들에게 이 말은 사뭇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필자는 대학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현대 태권도가 지나치게 세분화·경기화되면서 오히려 태권도의 본질적 가치가 파편화되고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

 

세분화의 명(明)과 암(暗)

 

태권도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1973년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를 기점으로 겨루기가 스포츠로서 정착했고, 2006년 품새 세계대회, 최근 2022년 대한태권도협회 격파 승인대회와 2023년 세계태권도시범대회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는 전문 선수층을 확보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전문화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서 태권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러한 '경기화'는 대학 교육 현장에서 '태권도의 분절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겨루기 선수는 품새를 멀리하고, 시범 전공자는 겨루기의 원리를 외면하고, 품새 선수 역시 겨루기와 동떨어진 몸놀림의 어려움에 멀리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가 기학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발전하면서 또 다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태권도 전공대학은 '선수 육성소'가 아닌 '지도자 양성소'

 

많은 학생이 '선수 생활'에만 매몰되어 있지만, 냉정하게 말해 은퇴 후 실업팀이나 학교 지도자의 길을 걷는 인원은 극소수다.

 

그 좁은 바늘구멍을 통과하지 못한 대다수의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태권도의 전반적인 기술 체계를 이해하고 이를 몸으로 구현하며, 나아가 타인을 가르칠 수 있는 '통합적 지도 역량'이 필요하다.

 

태권도학과는 단순히 특정 종목의 기술을 연마하는 곳이 아니다. 겨루기 선수는 품새와 시범의 원동력을 이해해야 하고, 시범 전공자는 겨루기의 실전성과 품새의 정적인 힘을 체득해야 한다.

 

품새 선수는 겨루기의 몸놀림과 시범의 체공기술을 체득해야 한다. 입시를 통해 들어온 일반 학생들 역시 이 모든 영역을 골고루 체득하고 학습해야 한다. 태권도는 본래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기와 이론의 융합, 태권도인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진정한 지도자의 자질은 한쪽으로 치우친 기술적 숙련도에만 머물지 않는다. 4년의 학사 과정 동안 학생들은 기술 체계뿐만 아니라 역학, 인문학, 역사, 도장 경영, 경기 운영 및 산업 전반에 걸친 이론적 학문을 탐구해야 한다.

 

태권도학과의 본질은 커리큘럼 속에 녹아있는 실기와 이론을 성실히 이수하여, '태권도'라는 독특한 기술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보급할 수 있는 '문화 전령사'를 배출하는 데 있다.

 

학점 이수는 단순한 통과 의례가 아니라, 미래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책임감이자 전문성의 증거이다.

 

다시 태권도 정신으로 — 태권도를 배우는 태권도학과가 되기를 바란다!

 

분야가 다르다는 이유로 태권도를 나누어 생각하는 순간, 태권도의 생명력은 약해진다. 대학에서 겨루기, 품새, 시범 기술의 반복된 수련과 고된 학습 과정은 단순히 기술 하나를 더 익히기 위함이 아니라, 태권도의 본질을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태권도학과 대학생들이여,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전공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태권도의 전체를 바라보자.

 

세분화된 기술을 다시 하나의 태권도 기술과 정신으로 통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태권도를 살리는 길이며, 태권도학과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이유이다.  우리 함께 태권도의 본질을 바로 세우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할 시간이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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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곽택용 교수는 태권도 엘리트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월드컵 세계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은퇴 후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에서 활동하며 다방향 격파 등 새로운 시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도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시범단 감독을 맡고 있다. 겨루기, 품새, 시범을 모두 아우르는 정통 태권도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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