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 세계태권도선수권 동메달… 2028 LA올림픽 향한 재시동


  

파리의 좌절 딛고 다시 선 장준, 한 체급 올려 새로운 도전 선언

장준(홍)이 준결승에서 상대 머리 공격을 하고 있다.

한국 태권도 남자 경량급의 간판주자 장준(한국가스공사, 25)이 다시 살아났다. 파리의 아픔을 딛고 세계무대에서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5일 중국 장쑤성 우시 타이후 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2025 우시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둘째 날, 남자 -63㎏급에 출전한 장준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승에서 이란의 마흐디 하지모우사엘(HAJIMOUSAEL Mahdi, 21)과 3회전 접전을 펼쳤으나 1-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지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2-0으로 완승했던 상대에게 이번엔 일격을 허용했다.

 

1회전은 팽팽한 흐름 속에서 머리 공격 한 방을 맞으며 7-9로 내줬다. 2회전에서는 초반 몸통 실점으로 끌려갔으나, 연속 득점으로 4-2 역전. 막판 한계선 바깥으로 나가면서 감점을 받으며 4-4 동점을 허용했지만, 기술 난이도 우세로 한 회전을 따냈다.

 

마지막 3회전, 이란의 빠른 발 공격이 거셌다. 초반 연속 실점으로 2-8까지 끌려갔지만, 특유의 스피드와 압박으로 반격을 시도했다. 끝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상대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뚫지 못하고 6-8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장준은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며 “직전까지도 오픈 대회에 나가서 1등을 많이 했고, 이번 대회 역시 우승을 기대했다. 아쉽게 졌지만, 다음에도 세계선수권이 있지 않나. 또다시 열심히 준비해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영국 맨체스터 대회 남자 58㎏급과 2022년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던 장준은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태권도의 ‘간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024 파리올림픽 자동출전권을 세계랭킹 3위로 확보했지만, 박태준도 자동출전권 대상자인 5위를 기록해 최종 국가대표 파견 결정전에서 박태준에게 패해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은 무산됐다.

 

이후 체급을 -63㎏으로 올려 체중 감량 부담을 줄이고, 2028 LA올림픽 -68㎏급 금메달을 향한 새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다낭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상향된 체급 데뷔전을 우승하면서 가능성을 충분히 얻었다.

 

체급 조절에 대해 장준은 "58㎏급 시절엔 항상 체중 관리로 힘들었다. 지금은 그런 고민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확실히 크게 다가온다. 덕분에 파리올림픽 국내 선발전 탈락 이후 힘들었던 시간들을 빠르게 이겨낼 수 있었다”라면서 "체급을 올리고 나니까 생소한 상대들이 많았다. 체격 차이도 있고, 경기 운영이 다르다 보니 체력이 빨리 떨어지는 걸 느꼈다.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다. 하루빨리 보완해야 할 듯싶다”고 강조했다.

 

이 체급 한국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이대훈 금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이대훈도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후 이듬해 체급을 올려 새로운 도전에 나서 가능성을 점쳤던 시기와 같다. 
 

현재 장준은 이 체급 세계랭킹 2위로, 단 한 단계만을 남겨둔 정상 복귀 무대에 서 있다. 다음 목표는 ‘LA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다.

 

장준의 동메달 추가로 한국 남자부는 첫째날 강상현(울산광역시체육회) 금메달과 함께 금1, 동1개로 단독 선수로  5회 연속 남자부 종합우승 도전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한편 결승에서는 튀니지의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JENDOUBI Mohamed Khalil)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젠두비는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장준과도 숙명의 라이벌이다. 함께 체급을 올려 LA올림픽 가는 길에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대표팀 막내 여고생 국대 김향기(서울체고)는 여자 -49㎏급 8강에서 만난 중국의 푸샤오루에게 라운드 점수 0-2(1-13, 1-12)로 패배해 눈물을 흘렸다. 8강전 1라운드에서 1-13으로 일방적으로 밀렸고, 반등을 다짐한 2라운드 역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채 1-12로 졌다.

 

김향기는 올해 춘천 코리아 오픈 우승으로 큰 기대를 모은 유망주다. 김향기는 단단한 기본기와 유연한 기술을 두루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선 고배를 마셨다.

 

26일, 대회 셋째 날 한국은 남자 -54kg급 서은수(성문고), -87kg급 박우혁(삼성에스원, 25), 여자 -73kg급 윤도희(삼성에스원, 26) 등이 출전한다.  

 

[무카스미디어 = 중국 우시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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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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