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도다움] 국기원 '호신술 자격증' 폐지해야 하는 이유


  

호신술 자격증 폐지에 대한 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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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는 이동섭 전 국기원장 재임 시절 <태권도와 호신술, 정말 다른가?>라는 글을 통해 국기원의 호신술 자격증 발급 문제를 비판한 바 있다. 당시에는 제도의 취지를 최대한 이해하려는 태도로 글을 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새롭게 출범한 윤웅석 원장 체제에서도 호신술 자격증 제도를 폐지하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입장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 태권도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이제는 보다 명확하고 논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자격증 제도의 논리적 모순

 

현재 국기원은 '호신술 3급 자격연수'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수 후 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자격증을 수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격증이란 특정한 업무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과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다(위키백과, 2025).

 

이 기준에 비추어 본다면, 논리적 질문이 뒤따른다. 태권도는 이미 겨루기, 품새, 격파, 태권체조 등 다양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이 모든 영역 역시 각각 별도의 자격증으로 운영되어야 하지 않는가?

 

그러나 국기원은 그러한 체계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곧 호신술만을 '별도의 전문 자격'으로 분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진다.

 

기존 사범자격증과 단증 제도와의 충돌

 

태권도에는 이미 '사범 자격증' 제도가 존재하며, 1단부터 9단까지 체계적인 승단 심사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이 제도는 태권도 기술, 지도 능력, 인성까지 포괄적으로 검증하는 장치다.

 

그렇다면 호신술 자격증은 이 기존 제도와 어떤 관계에 놓이는가? 사범 자격과 단증 심사로도 충분히 검증되어야 할 지도 능력 위에, 또 하나의 자격증을 덧붙이는 것은 제도의 중복이자 스스로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기원은 2017년 '인성 자격증'을 한때 발급했으나 현재는 중단한 전례가 있으며, 2022년부터는 태권도 호신술 지도자 연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과 연수의 확대는 태권도 보급 차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지만, 이를 곧바로 '자격증'이라는 형태로 능력을 공인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자격증 난립이 초래하는 정체성 혼란

 

자격증이 다양화되고 난립할수록 태권도의 정체성은 흐려질 수 있다. 호신술 자격증은 타 무술의 유사 영역과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자칫 태권도가 가진 고유한 가치와 위상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한다.

 

태권도 호신술의 본질은 분명하다. 손과 발을 활용한 자기 방어 무술이며, 특히 발기술에 있어서는 타 무술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닌다. 손기술은 비교적 단기간에 습득하고 모방할 수 있지만, 발기술은 그렇지 않다. 이 차이는 태권도의 경기화를 통해 타격력과 완성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영화나 시범, 겨루기 장면에서 구현되는 화려하고 실전적인 발차기 기술 대부분이 태권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자격증이 아닌, 교육과 수료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고 싶다. 필자는 호신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호신술 자격증'이라는 제도다.

 

앞으로의 태권도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적 호신술과 태권도 고유의 기술을 결합한 현장 중심 세미나와 연수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자격증이 아니라 수료증 중심의 교육 체계다.

 

이는 태권도의 응용 가능성을 넓히면서도, 국기원이 지켜야 할 심사·단증·사범 제도의 권위를 동시에 유지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호신술 자격증 제도는 다시 한 번 신중하게 재검토되어야 한다. 그 절차와 폐지의 이유는 충분히 타당하며, 태권도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이제 국기원은 자격증의 확대가 아닌, 어떻게 교육하고 계승할 것인가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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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곽택용 교수는 태권도 엘리트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월드컵 세계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은퇴 후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에서 활동하며 다방향 격파 등 새로운 시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도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시범단 감독을 맡고 있다. 겨루기, 품새, 시범을 모두 아우르는 정통 태권도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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