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방콕 태권도 그랑프리챌린지 우승… 파리 금메달 이후 첫 정상!

  

서건우 은메달... 한국 금4·은2·동4 수확, 신구 조화 빛났다!

 

김유진(홍)이 결승에서 머리 공격을 하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방콕에서 정상에 복귀했다.

 

올림픽 이후 우승 실패가 이어졌지만, 중국 신예를 상대로 전매특허 앞발 밀어차기를 7차례 꽂으며 압도적 경기를 펼쳤다. 서건우(한국체대)는 세계선수권 우승자와 맞붙어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4일 태국 방콕 인도어 스타디움 후아막. 세계태권도연맹 주최로 열린 '2025 방콕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챌린지' 마지막 날, 한국은 나흘간 금 4, 은 2, 동 4개를 수확하며 최근 국제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대미는 올림픽 챔피언 김유진이 장식했다. 여자 -57kg급 결승 상대는 중국의 신예 추링 장. 지난 춘천 코리아오픈에서 뼈 아픈 패배를 안겼던 상대. 설욕할 기회였다.

 

1회전, 김유진의 오른발 앞발 밀어차기가 상대 몸통에 꽂혔다. 2점 선취. 같은 기술이 연속으로 터졌다. 상대는 김유진의 거리 조절에 발을 내지 못했다. 앞발만으로 7차례 득점. 14-1 완승이었다.

 

2회전 초반 감점으로 리드를 내줬다. 공격 템포는 유지됐지만 미세하게 벗어나는 기술이 이어졌다. 종료 16초 전 근접 난타전에서 몸통 득점을 허용했다. 1-3 패배. 승부는 3회전으로 넘어갔다.

 

탐색전이 길어졌다. 김유진이 머리 공격으로 흐름을 깼다. 5-2 리드. 이어진 왼발 몸통이 연달아 적중했다. 상대가 거세게 반격했지만 김유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11-4까지 끌어올렸다. 2-1 우승 확정.

 

김유진은 8강에서 홈 태국의 낫카몬 와사나를 만났다. 1회전 상대 감점으로 간신히 이겼다. 2회전, 몸통 선취점과 연속 감점 3개, 마지막 머리까지 적중시켰다. 8-1로 정리했다. 4강에서는 미국 페이스 딜런을 2-0(8-6, 11-10)으로 제쳤다. 경기 운영이 한층 올라왔다.

 

김유진은 우승 직후 "올림픽 이후 우승 도전에 실패했는데, 올해가 끝나기 전에 다시 정상에 오르게 되어 다행이다. 오늘 경기로 자신감이 생겼고, 내년에는 더 강해진 모습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건우(홍)가 결승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서건우(올림픽랭킹 4위)는 남자 -80kg급 결승에서 올림픽랭킹 1위 브라질 헨리케 마르케스 로드리게스 페르난데스를 만났다. 우시 세계선수권 우승자였다. 0-2(2-2 우세패, 3-17) 패배. 은메달이었다.

 

1회전 초반부터 난타전이 터졌다. 10cm 이상 큰 상대는 긴 다리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서건우는 왼발 앞발로 맞불을 놓았다. 중반 뒤후려차기로 분위기 전환을 노렸지만 유효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상대의 한계선 이탈을 유도하며 감점 2개를 빼앗았다. 2-2까지 따라붙었다. 기술 우위에서 밀렸다. 2-2 우세패로 1회전을 내줬다.

 

2회전, 서건우가 빠른 전진 압박으로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난타 공방에서 넘어지며 감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상대의 머리 공격에 점수 차가 벌어졌다. 서건우의 발차기는 호구를 스치며 인정받지 못했다. 상대의 몸통 공격은 정확히 꽂혔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다. 3-17 패배. 아쉽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값진 결과도 있었다. 서건우는 8강에서 -68kg 올림픽랭킹 2위 브라질 에디발 폰티스를 14-2, 12-0 퍼펙트 승으로 완파했다. 4강에서는 세계적 테크니션 미국 CJ 니콜라스를 2-0으로 제압하며 샬럿 챌린지 결승 패배를 설욕했다. 존재감을 확실히 증명한 대회였다.

 

이번 방콕 대회는 한국 태권도의 세대교체를 확인한 무대였다. 남녀 8체급 중 절반인 금메달 4개를 비롯해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를 챙겼다. 최근 국제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남자 -68kg급에서는 문진호(서울체고)가 경량급 간판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18세 고교생이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보여준 과감한 전술 변화와 침착한 경기 운영은 차세대 에이스 탄생을 알렸다.

 

남자 +80kg급 김우진(경희대)은 세계선수권 2연패 강상현(울산광역시체육회)을 제치고 동메달을 획득하며 내년 파리 그랑프리 본선 티켓까지 확보했다. 국제 경험 부족에도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취약한 중량급 라인에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여자 -67kg급 곽민주(한국체대)는 첫 그랑프리 챌린지 우승을 따내며 상승세를 탔다. 185cm 장신의 피지컬과 공격적 전술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 운영의 완성도가 높아지며 자신감도 단단해졌다. 홍효림(용인대)도 동메달을 보태며 한국 여자 중량급 라인의 두께를 증명했다.

 

방콕은 한국 태권도의 미래를 보여줬다. 새로운 강호들이 고개를 들고, 기존 강자들은 다시 날카로워졌다. 세대교체의 변곡점에서 한국 대표팀은 확실한 청신호를 켰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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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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