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신성 정우혁 '월드챔피언' 연파... 샬롯 그랑프리 챌린지 정상


  

출전도 극적, 우승도 드라마… 정우혁, 샬롯 우승으로 2028 LA 올림픽 '정조준'

 

정우혁이 우승 직후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한국 태권도 신성 정우혁이 ‘2028 LA 올림픽’을 향한 여정에서 강렬한 출발을 알렸다.

 

정우혁(한국체대)은 13일(현지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롯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샬롯 2025 WT 그랑프리 챌린지(G2)’ 남자 -68kg급에서 위기의 순간 강한 승부욕과 집중력으로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 상대는 대만의 하오유 수. 1회전에서 14-13 역전 드라마를 써낸 뒤, 2회전은 여유 있는 19-10 승리로 마무리하며 2-0 완승을 거뒀다.

 

1회전은 초반부터 고전했다. 연속된 몸통과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0-5까지 끌려갔고, 이어 머리 공격까지 허용해 4-10까지 밀렸다. 하지만 정우혁은 포기하지 않았다. 왼발 몸통 공격으로 반격을 시작한 뒤 날카로운 돌려차기와 결정적인 뒤차기로 10-10 동점을 만들어냈다. 종료 10초를 남기고서는 다시 머리 공격을 허용해 10-13으로 뒤처졌지만, 1.71초를 남기고 터진 머리 공격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고, 동시에 상대가 감점을 받아 14-13,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2회전은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취점을 올린 정우혁은 근접 돌려차기, 연속 몸통 공격, 정면 머리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19-1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정우혁(홍)이 결승전 1회전 초반 0-8로 뒤진 가운데 머리 공격으로 점수 만회에 나서고 있다.

정우혁은 이번 대회에서 예선부터 월드 챔피언들을 연파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32강에서는 2023 바쿠 세계선수권 -74kg급 우승자 마르코 고르빅(크로아티아)을 2-0으로 제쳤고, 8강전에서는 -63kg급 금메달리스트 레즈베르 하칸(터키)을 2-1(14-9, 20-21, 23-12)로 꺾으며 결승에 안착했다.

 

이번 대회 출전 자체가 ‘극적’이었다. WT는 체급당 최대 50명까지 선착순 출전을 허용했지만, 한국은 -68kg급 접수에 실패해 출전이 무산될 뻔했다. 그러나 대회 직전 일부 국가에서 선수들이 불참하면서 정우혁과 진호준(수원시청)에게 극적으로 기회가 주어졌고, 두 선수는 급히 샬롯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실 정우혁의 이번 대회 출전은 극적이었다. 이번 대회는 체급당 출전인원이 선착순 50명으로 제한된다. 한국 대표팀은 남녀 8체급 중 유일하게 남자 -68kg급 접수에 실패했다. 그러나 개최 직전 일부 국가 선수의 불참으로 정우혁과 진호준(수원시청)이 극적으로 참가 기회를 얻어 뒤늦게 샬롯 행에 합류했다.

 

우승 직후 정우혁은 “세계선수권 우승자들을 상대로 우승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막상 해내고 나니 얼떨떨하다”며 “-58kg에서 체급을 올리면서 힘에 밀릴까 걱정했는데, 기술로 버텨낼 수 있었다. 특히 고비마다 교수님(남윤배)이 주문한 작전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았다. 케미가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이번 우승으로 그랑프리 시리즈와 올림픽이라는 목표가 현실로 다가온다. 더 성장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직후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정우혁이 이날 우승을 합작한 남윤배 교수(한국체대)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태권도 명문 한성고 출신인 정우혁은 고교 시절부터 신체 조건과 기술을 모두 갖춘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고교 2학년 때 '2022 소피아 세계청소년선수권' -59kg급 우승, 이듬해 3학년 때는 세계 강호들이 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대결을 펼치는 ‘'우시 2022 월드 태권도 그랜드슬램' 우승 등으로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대회는 세계태권도연맹(WT)이 주최하는 G2등급 랭킹대회로, 랭킹에 관계없이 WT GMS 등록 선수라면 만 17세 이상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국가별 체급당 최대 4명, 체급당 총 50명까지 제한된다. 44개국과 난민팀, 개인중립선수 등 총 376명이 참가했다.

 

첫날 한국은 여자 -57kg 박혜진(고양시청), 김시우(서울체고), 안혜영(영천시청), +67kg 윤도희(삼성에스원), 송다빈(울산시체육회), 김수연(춘천시청), 남자 -68kg 진호준(수원시청), 정우혁(한국체대) 등이 출전해 정우혁 만 유일하게 8강 문턱을 넘었다.

 

기대를 모았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박혜진(고양시청)은 64강에서 베트남 장신 선수에게 1-2(2-6, 3-2, 4-6)로 석패하며 탈락했다. ‘포스트 이대훈’으로 통하는 진호준은 8강에서 프랑스 루시엔 테오와의 경기에서 1-2(8-8 우세패, 6-1, 5-10)로 패해 아쉽게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는 2024 파리올림픽 이후 개편된 WT 랭킹 시스템이 처음 적용되는 무대다. 기존 4년 누적제에서 2년 주기제로 전환, 매년 포인트가 50%씩 차감되며 2년 후 초기화된다.

 

또한, 과거처럼 상위 랭커만 참가할 수 있던 구조가 폐지되고, 모든 등록 선수에게 열린 무대로 바뀌었다. 체급별 1~3위 입상자에게는 2026 로마 그랑프리 시리즈 1차전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

 

한편, 14일 둘째 날에는 남자 -58kg 서은수(성문고), 배준서(강화군청), 김종명, 안향식(이상 용인대), -80kg 양지우, 서건우(이상 한국체대), 김정제(영천시청), 여자 -67kg 이가은(울산스포츠과학고), 김유민(용인대), 곽민주(한국체대), 홍효림(용인대)이 출전해 메달 사냥에 나선다.

 

[무카스미디어 = 미국 샬럿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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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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