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태권도의 새로운 미래 '버추얼 태권도'... 전통을 넘어 디지털을 품다!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버추얼 태권도 탄생의 의미

제1회 세계태권도버추얼선수권대회가 싱가포르에서 첫 발을 내딛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새롭게 탄생시킨 '버추얼 태권도'는 태권도의 새로운 진화를 상징한다. 전통적인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 잡아온 태권도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특히, 남녀 구분 없이 혼성 대결이 가능한 경기 방식은 태권도에 신선함을 불어넣고 있다. 내년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개최할 예정인 e스포츠 올림픽에 버추얼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은 태권도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

 

이 같은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WT가 2018년부터 발 빠르게 관련 업체와 손잡고 가상 스포츠계에 진입한 데 있다. 그러나 현재의 버추얼 태권도는 경기 운영과 그래픽 측면에서 기술적인 부족함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새로운 도전은 처음에는 미숙함을 내포하고 있다. 진화의 과정을 거치며 나아가는 것이 스포츠와 기술의 기본 법칙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버추얼 태권도는 날로 발전하며 미래 태권도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IOC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신체 움직임'을 포함한 버추얼 형태의 e스포츠 올림픽을 도입했다. 이는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컴퓨터와 오락 형태의 e스포츠와는 차별화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E스포츠 위크에서 태권도는 현 종목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신체로 모두 활용하며 가상현실에서 겨루는 모델로서, IOC가 추구하는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모델로 극찬을 받았다. 때문에 격투종목 중 유일하게 태권도가 포함되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버추얼 태권도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는 부상이 없는 경기 운영 방식이다. 이는 기존 태권도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을 최소화하며, 일선 태권도장에서도 수련생들의 참여를 늘리고 도장을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안전한 방식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태권도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청년 남자부와 36세 이상 성인 혼성부에서 저스틴 페와 그의 아버지 브라이언 페가 각각 우승하며 부자(父子) 월드챔피언으로 주목받았다. 이들 부자는 일찌감치 함께 버추얼 태권도를 수련해왔으며, 각각의 부문에서 월드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며 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앞으로 대중의 스포츠 관전 포인트와 세대교체를 통해 스포츠 대중문화 자체가 크게 변화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통 스포츠로서의 태권도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현실은 불가피하다. 버추얼 태권도는 기존의 태권도인들에게 낯설고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10년 후, 이 변화가 태권도계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상상해 보면 큰 기대감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이번 WT의 결정으로 버추얼 태권도가 독립된 일곱 번째 세계대회로 자리 잡고, 곧 e스포츠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다면, 그 성장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를 것이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얻지 못했지만, 지난 9월 국제버추얼대회에서의 노메달과 비교하면 분명한 진전이다. 이는 앞으로 더 큰 기대를 품게 한다. 국내에서 버추얼 태권도의 대중화가 이뤄진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정체된다면 국제무대에서 주도권을 잃을 우려가 있다. 이제 KTA를 중심으로 대중화와 확산에 박차를 가할 때다.

 

따라서 버추얼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기존의 태권도와 달리 몸을 부딪치지 않고, 심판 개입을 최소화한 판정 시스템을 통해 공정하고 새로운 경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은퇴한 30대 선수나 겨루기 대신 품새를 수련한 사람도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이는 태권도의 기존 틀을 확장하여 더욱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시장에서 버추얼 태권도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버추얼 태권도는 태권도의 전통적 가치를 디지털 시대와 융합해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일선 도장의 활성화와 태권도의 대중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시대의 흐름을 타고 혁신과 함께 진화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가 이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그 가능성을 탐색해야 할 때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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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 무예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코이카(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 전문기자로 전 세계 65개국 이상 현지 취재.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각종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도 계속 현장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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