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한국 태권도 되살렸다! 파리 올림픽 태권도 첫 금... 8년 만에 금맥

  

2024 파리 올림픽 첫날 남자 -58KG급 올림픽 랭킹 1위 준결승 꺾고, 결승서 기권승 금메달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경기 첫 날 우승을 차지한 박태준이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한국 태권도 경량급 뉴스타 박태준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태권도 16년 만이다. 전자호구 도입 이후엔 최초이다. 

 

박태준(경희대)은 7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종목 첫날, 남자 -58kg급 결승에서 아제르바이잔 가심 마고메도프를 초반 승기를 얻은 후 상대 부상으로 2라운드 기권승으로 정상에 올랐다.

 

1회전 몸통 공격으로 승기를 잡은 박태준은 자신감이 올랐다. 1분 7초를 남기고 상대와 정강이가 부딪쳤다. 상대는 그 자리에 드러누웠다. 한참 동안 통증을 호소했다. 다시 재개된 경기서 박태준이 몸통 공격을 퍼부으며 9대0으로 첫 라운드를 따냈다.

 

2회전 상대는 부상을 버티며 박태준과 일전을 이어 갔다. 박태준은 결정적인 뒤차기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13대1로 크게 앞서 갔다. 전세를 뒤엎기 어려워지자 결국 상대는 기권을 선언했다. 생애 가장 영광의 순간 박태준은 포효보다 부상으로 주저앉은 상대 걱정이 우선이었다.

 

박태준은 "올림픽 금메달은 모든 스포츠인의 꿈이다. 내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어 너무 기쁘고 영광이다"라며 "올림픽을 위해 너무 힘들게 준비했다. 억울해서라도 꼭 금메달을 따야만 했다. 시상식 후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박태준은 ·16강 첫 경기서 기묘한 기술을 펼치며 2대0으로 산뜻하게 금메달 도전에 나섰다. 8강전이 이날 최고 고비였다. 홈그라운드 일방적인 응원을 받고 나선 프랑스 시리앙 라베를 2대1로 힘겹게 제압했다. 그 기세로 이체급 올림픽랭킹 1위인 튀니지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를 2대0으로 꺾었다.

 

박태준의 금메달은 침체된 한국 태권도를 살렸다. 2016 리우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8년 만에 금메달을 이어갈수 있게 됐다. 남자부에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로 16년 만이다. 2012 런던 올림픽부터 전자호구 도입 이후론 최초이다. 그리고 남자 -58kg급 역시 우리나라 선수로는 처음 금메달이다. 그리고 현 소속팀인 태권도 명문 경희대에서도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임수정 이후 16년만에 금메달을 안겼다. 

박태준이 결승에서 공격하고 있다. 

한국 태권도를 살린 박태준은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국제대회에 무명의 선수였다. 그러나 운명적인 기회를 한 번에 다잡아 일약 국제선수로 급성장했다. 2022년 세계태권도연맹(WT)이 중하위권 유망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신설된 무주 그랑프리 챌린지 첫 대회에 대한태권도협회 육성선수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우승이 시작이다.

 

이 우승으로 그해 맨체스터 그랑프리 시리즈에 특별초청 됐는데 올림픽 랭킹 1위부터 상위권 선수를 모두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세계 강호들이 즐비한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첫 출전해 우승을 차지한 박태준은 그해 국제선수 별들만 초청되는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기회를 잡았는데 그마저도 우승해 이 체급에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 했다. 그리고 지난해 태권도 최고 권위의 바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함께 대회 MVP를 수상했다.

 

1년 만에 태권도 국제적 스타로 부상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이 체급에 절대강호 장준과 배준서가 버티고 있었다. 직전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한 장준에게는 역대 7전 전패로 상대가 되지 않아 올림픽 국가대표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연초 국내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2연승 파란을 일으키며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박태준은 “올림픽 앞두고 주위에서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변수가 많다고 조언을 많이 받았다. 그 고비를 어찌됐든 이겨내야 한다고 해서 그 부분을 조심히 했다. 8강전이 위기였다. 2회전에 페이스가 넘어가 처음 당황했다. 주위 조언을 되새기며 마지막까지 집중해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손에 쥔 박태준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잊을 수 없는 밤 박태준은 자축할 시간도 없이 꼬박 날을 샜다. 시상식 직후 도핑 검사를 하느라 숙소에 새벽 1시가 넘어 도착했다. 룸메이트 서건우(한체대, -80kg) 컨디션을 위해 짐만 풀고 바깥으로 나왔다. 그리고 현실 대학생으로 수강신청하는데 모든 시간을 쏟았다.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맞춰 미리 계획했던 19학점 수강신청 했다고 말했다.

 

우승 이후 여러 매체와 인터뷰와 가는 길마다 기념촬영을 마다하지 못한 박태준은 “너무 힘들다. 운동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경기 때는 몰랐는데 끝나고 나니까 손가락도 아프고, 오른쪽 정강이도 통증이 심하다. 빨리 치료해서 다음 LA 올림픽을 위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무카스미디어 =  파리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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