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매출 살펴보니? ‘한 숨’ 내던 태권도장 불황… 엄살 아니었다!
발행일자 : 2024-03-22 12:05:26
[한혜진 / press@mookas.com]
가계 소비 최후의 보루 교육비마저 매출 24% 급감! 태권도장 가장 큰 비중 차지
코로나19 대유행 중 여러 업종이 힘겨웠다. 그중 직격탄을 맞았던 전국 1만2천여 곳의 태권도장. 코로나 이후 호전됐으나 곳곳에서 “예전 같지 않다”라는 푸념과 도장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한숨 소리가 전국적으로 울려 퍼졌다.
이 한숨소리는 그저 ‘엄살’이 아니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적으로 태권도장 매출이 감소한 자료가 이를 방증한다.
1차적으로는 저출생 여파로 신규 수련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태권도장의 경우 주수련생이 초등학교 저학년이 90%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는 사상 첫 초등학교 입학생이 37만명 이하로 줄었다. 40만명대 이하는 처음이고,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는 급격하게 줄어 드는게 현실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고금리, 고물가 영향으로 가계 소비 감축에 직격탄을 맞았다.
가계 소비 중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도 자녀 교육비 만큼은 아까지 않는 ‘최후의 보루’인 교육비마저 크게 줄어든 것. 예체능 교육비를 줄이는데, 그 중 태권도가 가장 두드러지게 감소했다는 통계 자료가 발표됐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가 지난 18일 발표한 에 따르면, 올해 2월 교육 분야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4% 줄었다.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2% 감소한 것에 대비하면 매우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에 따르면, 의료(-6.6%↓), 식음료(-5.1%↓), 교통(-5.0%↓), 쇼핑(-3.5%↓) 분야에서의 매출 하락으로 인해 주요 분야 매출은 전월 대비 3.9% 감소했다. 레저(2.8%↑), 펫/문화(2.2%↑), 교육(1.2%↑) 분야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이번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교육 분야’. 지난 2월 발생된 교육 분야 매출은 전월 대비 1.2% 상승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했다.
4년(20년 3월~24년 2월) 동안 발생된 교육 분야 매출을 1년 단위로 묶어 분석한 결과, 고물가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초까지 꾸준히 매출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최근 1년(23년 3월~24년 2월)이 4년전 수준으로 되돌아 간 것으로 확인됐다.
23년 3월부터 24년 2월까지 발생된 교육 분야에서의 소비가 직전(22년 3월~23년 2월) 기간 대비 급감한 원인으로는 ▲예체능학원(31.5%↓) ▲보습학원(26.7%↓) ▲외국어학원(26.5%↓)에서의 매출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예체능학원의 가장 큰 비중은 태권도장으로 보고 있다. 다른 곳보다 교육비 인상 속도가 가장 느린 편에 속하고, 교육비 대비 교육량이 가장 많은데도 ‘국.영.수’ 교육비는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예체능 특히 태권도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내 소비지출 항목 비중 자료에서도 23년 교육비 지출 비중(6.2%)이 전년 대비 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고물가 환경 속에서 교육비와 관련된 지출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변하고 있음이 재차 확인됐다고 전망했다.
고물가 영향 속 일선 태권도장은 매출 감소 와중에 지출은 늘어나고 있다. 도장 임대료는 계약 기간 갱신 과정에서 꾸준히 오르고, 사범 인건비에 통학 차량 유지비에 동승자 인건비까지 수년전과 비교해 지출 비중이 확연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위협으로 정부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늘봄학교가 올해 1학기는 1학년 대상 권고사항이지만, 2학기부터는 전체로 적용된다. 내년은 2학년까지이며, 2026년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체 적용이다.
태권도장 수요에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초등학교 1학년 늘봄학교 운영 정책은 1학년 학생이 학교생활을 적응할 수 있도록 놀이 활동 중심의 예체능과 심리 및 정서 프로그램을 1년간 매일 2시간 안팎으로 무상 제공하는 제도이다.
실제로 국기원 2022년도와 2023년도 1품 승품 인원 중 83%가 초등학교 3학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저출생, 고물가 여파로 다시금 운영난을 겪는 일선 태권도장은 가계지출 소비 동향과 환경의 변화 등을 예의주시 하면서 도장 경영에 변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로서 뚜렷하지 않다. 원론적이지만, 지난 10년 전부터 태권도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수련층 다변화(청소년, 성인, 여성, 실버) ▲특별.심화 교육 운영 ▲장기수련생 확보(1~4품, 표준교육과정 체육체계) ▲승급심사 활성화 ▲수익구조 개선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런 변화없이 0.7% 저출생 시대에 기존처럼 유소년생에 의존한 도장 운영은 요원할 수 없다는게 현실이다. 일선 도장에서는 당장 올해, 내년이 아닌 앞으로 10년 이후를 내다보고 도장 운영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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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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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도장이 해답
2024-03-25 18:49:0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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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장의 봄날은 20 여년전 그때 부터 서서히 준비한 관장들은 노후에 풍요로운 생활을 하지만 지금 어떤가요?
저출산,불경기,늘봄교실,학부모들 인식변화.열악한 환경(실내 미세먼지)'차량운행,등등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그래도 일선에서 지도하시는 분들은 더욱 연구 하시어 오늘도 파이팅 입니다.2024-03-24 23:03:1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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