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 강상현, 태권도 -87kg 왕좌 18년만에 한국품으로 탈환


  

첫 국가대표 출전에 곧 바로 세계선수권 최정상에 올라

강상현이 우승후 기쁜 표정을 지으며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생애 첫 국가대표에 선발된 강상현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기대 이상 활약을 펼치며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강상현(한국체대, 3학년)은 31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 창립 50주년 기념 ‘바쿠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이하, 세계선수권)’ 남자 -87㎏ 결승전에서 아이반 사피나(24,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라운드 점수 2-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남자 -87kg은 뛰어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압도적 퍼포먼스를 뽐내는 해외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기에 더욱 값지다. 이번 우승을 한국은 2005년 마드리드 세계대회 오선택이 금메달을 딴 이후 18년 만에 해당 체급 우승자를 배출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한국선수 가운데 2번째 금메달이다.

 

결승 경기 시작 12초 만에 사피나에게 주먹 공격으로 1점을 내줬지만 몸통 공격을 2회 성공하며 4점을 얻어 역전에 성공해 6-5로 1라운드를 가져갔다.

 

2라운드에서도 16초 만에 3점 머리 공격을 허용하는 등 사피나에게 밀리는 듯했으나, 1-6으로 뒤지던 경기종료 48초 전부터 몸통공격을 4회나 성공시키며 9-7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종료와 함께 강상현은 입에 물고 있던 마우스피스를 높이 던지며 온몸으로 전율을 표현했다.

 

한국에서는 최근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부분 고교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이름을 알린 것과 달리 강상현은 대학 진한 이후로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올해 2월 개최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패자부활전을 치르는 등 우여곡절 끝에 첫 태극마크를 달랐다. 제주도 출신으로 국가대표 선발도 큰 화제다. 제주 출신 중 국가대표 선발은 고대휴 제주시청 감독 이후 21년  만이다. 

강상현(21, 한국체육대학교)은 이번 '바쿠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WT 세계랭킹 29위인 강상현이 결승으로 가는 여정은 가시밭길이었다.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이카로 미구엘 소아레스(28, 브라질), 8강전에서 세계랭킹 7위 아흐메드 라위(23, 이집트), 결승전에서 랭킹 2위 사피나 등 세계적인 강자들을 상대했다.

 

4강전 상대인 아리안 살리미(20, 이란)가 세계랭킹 39위로 강상현보다 순위는 아래였지만, 신장 2m의 장신을 바탕으로 긴 다리를 활용해 자신보다 9cm 작은 강상현의 머리를 공략했다. 강상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살리미와의 2라운드에서 강상현은 네 차례의 머리 공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자들을 상대로 강상현은 물러서지 않고 치열한 난타전을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강상현(21, 한국체육대학교)이 세계태권도연맹(WT) 창립 50주년 기념 '바쿠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7kg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상현은 “올해 초에는 국가대표가 되는 게 목표였다. 국가대표가 되고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는 꿈을 꿨는데 이뤘다. 올림픽에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후회 없이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같은 날 남자 -80㎏에 출전한 박우혁(23, 삼성에스원)은 8강전에서 시모네 알레시오(23, 이탈리아)에 라운드 점수 0-2로 패해 탈락했다. 지난해 멕시코 과달라하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23년 만에 -80㎏ 금메달을 따며 당시 주가를 높였던 박우혁의 2연패 꿈은 좌절됐다.

 

간발의 차이였다. 1라운드를 2-2로 비긴 뒤 판정패를 내준 박우혁은 2라운드에서도 0-3으로 쫓기던 도중 종료 38초를 남기고 반 박자 빠른 왼발 킥을 상대 머리에 적중시켜 3점을 획득해 균형을 맞췄다.

 

1점 싸움에서 뛰어난 신체 조건에서 발휘되는 힘의 대결로 맞선 경기는 종료 2초 전 알레시오의 몸통 공격이 적중해 2점을 내주고, 박우혁의 3-5 패로 마무리됐다. 알레시오는 WT 세계랭킹 1위의 강호로 지난해 로마 그랑프리에서도 박우혁을 이긴 바 있다.

 

경기 후 박우혁은 “후회 안하려고 진짜 많이 준비했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 숙제가 많이 생겼다. 잘 보완해서 이번을 계기로 더 독해지겠다”고 말했다.

 

여자 -49㎏에 출전한 강보라(23, 영천시청)는 16강전에서 궈칭(23, 중국)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패배했다 . 1라운드를 2-5로 내준 강보라는 2라운드에서도 종료 4초를 남기고 감점을 받아 0-1로 패배했다.

 

강보라는 “오른 발가락 부상이 있어 수술을 해야 한다. 한 경기만 이겨보자는 생각을 하고 왔다. 아픈 것 치고는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부상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없는 게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날 남자 -80㎏급에서는 알레시오가, 여자 -49㎏급에서는 튀르키예의 메르베 딘첼(24)이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대회 3일차까지 치러진 현재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하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아제르바이잔 바쿠 - 권석무 기자 ㅣ sukmo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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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무 기자
무카스미디어 MMA, 주짓수, 무예 분야 전문기자.
브라질리언 주짓수, MMA, 극진공수도, 킥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무예 수련.
사람 몸을 공부하기 위해 물리치료학을 전공. 
무예 고문헌 수집 및 번역 복간본 작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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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

    여자선수들은 전부 노메달 인가요?
    협회 임원들 각대학 임원/심판들 물갈이필요, 프로야구처럼, 일류선수들 프로팀으로 바로 전향해서 금전적 혜택과 선수생활 오래 할수 있으면 합니다. 프로팀은 선수 마감후 공무원으로 일할수 있도록 배려 바랍니다.
    삼성에스원,강화군청,수원시청등 한 분야에 최고점을 찍은 분들입니다,
    경찰도팀 만들어 좋은 선수들 바로 팀에~~~~그리고 선수 마감후 경찰 임용바랍니다.

    2023-06-04 23:52:1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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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

    강상현선수 역쉬 한국체대. 국내태권도 최고의 대학,
    축하드립니다, 역쉬 한체대

    2023-06-04 23:31:5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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