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술 인물 탐구] 사이고 시로 ⑥편 : "유도와 궁도를 지도하다."


  

궁술에도 유능했던 강도관 사천왕?

사이고 시로(西郷四郎)

“사이고 앞에서는 산바람(山嵐)이 속절없이 불고, 사이고 뒤에서는 산바람이 불지 않는다.”

 

이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강도관에서 유명세를 탔던 사이고 시로가 나가사키에 왔다고 해서 유도를 지도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메이지 30년대 후반(1900년대), 사이고 시로는 ‘후쿠시마 쿠마지로’(福島熊次郎)라는 인물과 함께 '사쿠라마치'(桜町)에 ‘다이토 기쥬쿠’(大東義塾)라는 유도장을 개설했다. (정보출처 : 사전 사이고 시로 256항; 史伝 西郷四郎 256貢)

 

나가사키의 '스와 체육관'(諏訪体育館)의 전신은 무덕전(武徳殿)이었고, 「나가사키 시 제 50년사; 長崎市制五十年史」라는 책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있다.

 

“메이지 40년(1907년) 6월, 스와 공원 내에 시소유지를 무료로 대여 받아, 시공비 약 1만 9천 엔으로 무덕전 연무장 신축에 착수. 11월 준공. '쥬라이마치'(従来町) 도장 및 학교 등에서 지도했던 유도, 검도, 궁도는 이 무덕전을 중심으로 해마다 발전해나갔으며, 더 나아가 마을 도장의 발전을 촉진시켜 시민들의 심신단련 기관의 보급이 이루어져있다.” (출처 : 450항; 450貢)

 

사이고 시로의 유도장 또한 여기서 언급된 마을 도장 중 하나였을 것이다. 사이고 시로는 무덕전에서도 유도를 지도한 것으로 보인다. 무덕전이 건설된 그 자리에 사이고 시로가 그 전에 마을 도장을 개관했는지도 모른다.

 

‘마이니치 신문’(毎日新聞) 나가사키 지국에서 집필하고 발행한 「메이지 100년 나가사키 현의 걸음; 明治百年 長崎県の歩み」의 내용에 따르면, 사이고 시로는 나가사키 공원 뒤의 '다테야마'(立山)에 나가사키 강도관이라는 유도장을 개관했다고 한다.

 

당시의 일화 가운데, 한밤중에 사이고 시로가 어두운 나가사키 시내를 걸어 다닐 때, 갑작스럽게 다수의 장정들이 달려드는 일들이 빈번했다고 한다. 이것은 사이고 시로의 유도를 시험해보려는 무리들의 어둠 속 기습이었다. 이것을 사이고 시로는 재미있어했고, 어젯밤에도 노상강도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웃으며 이야기했다고 한다.

 

또한 「메이지 100년 나가사키 현의 걸음; 明治百年 長崎県の歩み」에서는 아래와 같은 일화를 추가로 소개하고 있다.

 

"야심한 밤, '이마카고마치'(今籠町) '반자이데이'(万歳亭)에서 ‘오가타 사다이치’(小方定一)가 크게 취한 사이고 시로를 껴안고 이동하는데, '모토시쿠이마치'(本石灰町)에서 '시안바시'(思案橋)로 접어들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확인했다.

 

한명의 일본인 인력거꾼이 6~7명의 외국인에게 뭇매를 맞고 있었던 것이다. 사이고 시로는 만취한 상태에서 곧바로 뛰어들어 인력거꾼을 구해서 일으켜 세웠고, 구타한 외국인 중 한명의 옷깃을 갑작스럽게 잡아서 ‘야마아라시’(山嵐)를 완벽히 걸었다. 올려다볼 정도의 거한을 난간 넘어 강물 속으로 집어던졌다.

 

외국인들은 맹수처럼 고함을 지르며 일제히 사이고 시로에게 달려들었다. 사이고 시로는 만취한 상태였던 만큼, 당황한 오가타 사다이치는 당시 '카지아마치'(鍛冶屋町)에 위치했던 동양일출신문사의 스즈키 텐간을 부르기 위해 다녀왔지만, 되돌아와 확인해보니, 다리 위에는 이전의 외국인이 한명도 보이질 않았다. 구경꾼들 사이에서 하카마 자락을 걷어내고 있는 사이고 시로만이 보였다. 절도 있는 야마아라시가 연발로 들어가자, 외국인들은 모두 강물에 빠진 것이다. '시안바시'(思案橋)에서의 이 사건은 당시 나가사키 전역에서 화제였다고 한다."

 

사이고 시로는 유도뿐만 아니라 궁도 실력 또한 상당했다고 한다. 다이쇼 2년(1913)년에 대일본무덕회(大日本武徳会)로부터 일본 7번째 ‘궁도범사’(弓道範士) 호칭을 수여받았다. 나가사키 시립 나가사키상업고등학교(長崎市立長崎商業高等学校)의 전신은 나가사키 상업학교(長崎商業学校)였다. 과거에는 '이라바야시'(伊良林)에 학교가 있었는데, 사이고 시로는 이 학교의 궁도강사로 근무한 적이 있었다.

 

상업학교 90주년 기념으로 발행된 「장상군상; 長商群像」에 게재된 다이쇼 9년(1920년) 졸업생, ‘이쿠시마 히데토시’(生島秀利)의 회고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나이는 꽤 드셨지만, 엄격한 지도였습니다. ‘잘 봐라.’라고 이야기하시며 스스로 시범을 보이시고, 그 다음에는 말없이 가만히 우리의 연습을 지켜보셨습니다.”라는 내용이다.

 

[무카스미디어 = 권석무 객원기자 ㅣ sukmo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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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무 기자
무카스미디어 MMA, 주짓수, 무예 분야 전문기자.
브라질리언 주짓수, MMA, 극진공수도, 킥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무예 수련.
사람 몸을 공부하기 위해 물리치료학을 전공. 
무예 고문헌 수집 및 번역 복간본 작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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