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PTA칼럼] 태권도 ‘시범’단, 격파만이 우선시하면 안 되는 이유

하지만 대회의 활성화로 격파가 중심이 되고, 입상을 위한 승리지상주의로 품새나 호신술 등 다른 것들보다 격파 만을 신경 쓰는 현상이 대회뿐만 아니라 시범에까지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시범은 격파’라는 인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격파는 품새, 호신술 등과 같이 시범을 이루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이다. 시선을 끌기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격파만이 우선시되어서는 안 된다.

필자가 강조하는 점은 시범과 시범경연대회의 경계 속에서 ‘시범’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범단은 이 점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훈련 시 어떤 과정이 이루어져야 할까? 시범단 훈련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시범단 훈련은 보통 태권도의 기초적인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품새 동작과 겨루기 발차기 훈련을 병행하기는 하지만 대게는 기술격파 훈련을 위주로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훈련 분위기도 격파연습 때 가장 좋다. 매년 많은 횟수의 시범을 하는 대학교 시범단의 경우에도 공연을 위한 시범을 위해 전반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회 입상에만 치우쳐져 격파위주의 훈련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자들, 단원들이 진정한 시범단원으로 성장하길 바란다면 격파뿐만 아니라 태권도 시범의 전반적인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

격파에 대한 훈련뿐만 아니라, 품새, 겨루기, 호신술, 태권체조 등 태권도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고루 훈련해야만 한다. 또한 이러한 종합적인 태권도 동작들 이외에 시범을 구성하는 여러 부수적인 요소들 또한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기합과 자세, 등장과 퇴장시 시선과 움직임에서 나타나는 이미지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며, 보조자의 모습 또한 격파를 위한 보조임과 동시에 관중에게 보여 지는 시범의 한 동작임을 인식시켜주어야 한다.

최근 유행했던 트로트와 힙합 오디션 경연프로그램을 떠올려보자. 어떤 장면들이 생각나고 어떤 인물이 가장 인상 깊었나?

모든 오디션 경연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노래와 춤, 무대소품 뿐만 아니라 무대에 오르는 태도를 포함한 전체적인 순간이 비춰진다. 오디션 경연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관중들의 환호를 받는 참가자는 분명 노래 ‘하나’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춤, 표정연기, 소품, 그리고 백댄서들과의 조화까지 신경 써서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수행하는 참가자일 것이다. 우리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관중이나 심판, 대상이 누구일지라도 태권도를 선보이기 위해 무대나 코트위에 선다면 우리의 모습은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여야 한다. 태권도의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시범에서 격파와 같은 기술적, 능력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즉, 시범에 초점을 맞춘 시범단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필자가 이야기하는 시범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대회보다 시범을 많이 수행해야 잘 한다는 것이 아니다. ‘시범’의 전체적인 본연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격파와 함께 품새, 호신술을 포함한 태권도의 전반적인 동작을 어우르고, 여기에 올바른 태도를 함양하는 시범단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두 편의 칼럼을 통해 태권도 시범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많은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공감을 느껴 이를 통해 태권도 시범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