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어렵게 첫 발 뗀 코로나 이후 첫 태권도대회
발행일자 : 2020-07-31 15:16:13
수정일자 : 2020-07-31 15:19:22
[한혜진 / press@mookas.com]
“현장에 답”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로 태권도만의 코로나 대처 대회 기준 마련되길
정말 오랜만이다. 아니, 올해 처음이다. 2020년 8월을 이틀 앞둔 지난 30일. 강원도 태백에서 태권도 전국규모 태권도대회가 처음으로 개막하는 날이다. 태권도계 뿐만 아니라 개최지 주민뿐만 아니라 태권도장까지도 반대와 우려가 많았음에도 막이 올랐다.
실제로 개최 직전까지도 정상 개최에 반신반의했다. 연초부터 코로나 여파 때문에 예정되었던 대회가 연기되었다가 다시 개최한다고 했다가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이날 대회에 참가한 어린 선수마저도 “솔직히 마지막에 또 대회 연기될 줄 알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이 종식되지 않고, 백신 개발도 안 돼 있기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중고태권도연맹은 개최지와 상위단체, 유관단체, 지역 태권도 등을 설득해 대회가 열릴 수 있었다.
‘부담백배’를 갖고 대회를 개최한 오직 선수들을 위한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선택이었다. 대회 주최 측은 30일 주위의 우려 속에서 힘겹게 대회 첫발을 뗐지만, 갈 길이 멀다. 총 11일간의 대회 기간 중 열흘이 남았기 때문이다. 악몽의 나날일 수밖에 없다.
대회 첫날 경기장 내부는 매우 침착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무관중 원칙으로 당일 경기 직접 당사자 이외 누구도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탓이다. 수시로 하얀 방호복을 입은 세 명의 방역요원이 경기장 곳곳을 소독한다. 한 시간 단위로 경기가 중단되고 코트에 소독하는 것도 매우 이색적인 장면이다.
그럼에도 경기부는 긴장을 놓지 않는다. 수시로 경기장 내 인적 거리 두기를 유도했다. 관중석 지도자, 선수 대기시 붙어있지 못하도록 접이식 의자에 붙어 앉지 못하도록 했다. 서로 붙어 대화나 하면 곧바로 경기부는 떨어질 것을 경고한다.
경기장 바깥은 매우 어수선했다. 당일 경기가 없는 선수들의 출입이 안 돼 경기장 주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거나 훈련을 했다. 다음날 경기가 있는 선수들은 계체를 위해 또 줄을 서야 했다.
주최 측은 당일 경기가 없는 보조 선수는 숙소에서 대기해 줄 것은 당부했다. 그러나 지켜지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선수들은 미성년자들이다. 보호자인 지도자가 경기장에 오면 이들을 보호할 수 없다. 만에 하나 또 다른 사고가 숙소에서 벌어질 수 있어서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
주최 측은 이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 개최지와 협의해 주변에 보조 대기 장소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여의치 못했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혹, 마련됐다 치더라도 또한 특정 공간에 사회적 거리 없이 몰려들어 다른 감염 위험 지역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마련이 쉽지 않았다.
첫날 경기를 뛴 선수들은 당황했다. 헤드기어에 투명 마스크와 그 숨구멍을 패드로 막혀 있어서다. 호흡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문제는 시야 때문. 하얀 부직포 패드가 상대 주요 발차기 기술을 가로막았다. 한 지도자는 “왜 가만 맞고 있냐”고 선수에게 야단쳤더니 “선생님, 발이 안 보여요”라고 해서 맛을 잇지 못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방역 대비를 위한 첫 대회임에 따라 모두 만족스러울 수 없다. 또 예상과 다른 상황이 연출돼 점검해야 할 부분도 많아진다. 주최 측은 물론 선수단도 서로 아쉬운 점과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30일 첫날 분위기는 대체로 이 정도면 기대 이상이라는 것이 공통적인 분위기였다.
주최 측은 더 완벽한 방역 체계와 선수들의 비말 방지를 위한 보호대 등을 준비하고 싶지만, 시간과 개발의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많은 돈이 투자돼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이제 대회가 시작 단계라 앞으로 더 다양한 사례와 보완 대책 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는 중고연맹이 주최, 주관하지만 태권도 중앙단체인 KTA가 종합적인 모니터를 하여 곧바로 이어질 대회에 보완할 뿐만 아니라 소위 ‘코로나 대비 태권도 대회’ 최상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다음은 올해 첫 대회가 열린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소감과 이야기를 간략히 소개한다.
# 한국중고태권도연맹 이철주 회장
모두 완벽할 수 없다. 준비를 한다고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부족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잘 협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대회는 비상시기에 개최되는 만큼 모두 협조를 해야 안전하게 마칠 수 있다. 분명 대회가 없는 보조선수들은 경기장에 데려오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지만, 대부분 팀이 데려와 협소한 경기장 주변에 머물고 있다. 매우 위험천만 하다. 모두의 협조와 협력이 필요할 때이다.
# 대한태권도협회 최재춘 사무총장
앞으로 대한태권도협회에서 개최할 대회뿐만 아니라 여러 태권도 대회에 보다 나은 환경 구축과 정비를 위해 실무자들과 모두 함께 왔다. 생각보다 많은 준비를 한 것 같고, 우리 실무자들과 면밀하게 관찰해 태권도 경기가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열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어떤 아이디어도 좋으니 제안을 해주면 반영하도록 하겠다.
# 강원도태권도협회 양희석 실무이사
중고연맹과 태권도계에서 노력도 많이 했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태백시와 지역 주민들의 많은 배려가 있었다. 이미 알려졌던 바와 같이 지역 내 태권도장들이 많이 반대했다. 도장도 어려운데 지역에서 스포츠 대회까지 열려 만에 하나 안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전국대회가 있으면 지역 태권도장에서 나와 돕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인 만큼 현업에 집중하라고 하였다. 이들에게 보답하는 것은 대회가 무사히 잘 마쳐서 태권도가 모범적으로 대외에 알려지면 앞으로 전국에서 코로나 종식 전에 태권도 대회는 개최가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 대전체고 김준식 감독
걱정을 많이 하고 왔는데, 와보니 방역관리도 철저히 잘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시합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했다. 아쉬운 점은 보조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못 들어오는 불편함이 있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은데 선수만 있다 보니 불편한게 사실이다. 다음 대회에선 논의해서 보조 선수도 제한인원 두어 경기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 인천부평자동차고등학교 이봉석 감독
대회가 열린 것에 대해 천만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잘 치러서 다음에도 계속 대회도 치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보조선수들이 경기장 밖에 있었는데 비도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았다. 미성년자인 선수들을 숙소에만 두고 올 수 없어서 데려왔는데 마땅히 있을 곳이 없어 불편했다. 야외에 천막이나 쉴 수 있는 시설에 대해 고려를 했으면 좋겠다.
# 익명 지도자 A
경기장 내부가 가장 안전해 보인다. 모두 발열 체크도 하고, 소독도 철저하게 하고, 음식물 반입도 안 되다 보니 매우 청결하다. 그럼 이미 건강이 보장된 선수들이기 때문에 안면 마스크를 벗고 하면 안 될지. 조심스럽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매일 상황이 다를 텐데 지도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해서 세부 기준을 조정해 진행했으면 한다.
# 익명 지도자 B
중학교와 고등학교 3학년 때문에 대회를 개최한다고 하는데, 학교마다 실상이 다 다르다. 중학교 3학년은 대회 개최 여부와 상위 진학과는 크게 문제가 없다. 고등학교 3학년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대부분 진학이 어느 정도 결정됐다. 9월이면 특기자 수시전형이 끝난다. 대학이 결정되지 않은 선수들은 대회 준비보다 오히려 정시 입시 준비를 위해 실기연습을 해야할 상황에 직면했다. 예정된 협회장기 솔직히 무의미 하다. 오히려 1~2학년들의 경험과 목표 의식을 위해 대회 개최 필요성이 더 중요하다. 모든 학교, 선수 상황이 다를 것이니 단체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주었으면 한다.
# 익명 지도자 C
대회를 열어준 것만 해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고3년생 입시도 중요하지만, 운동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의식이다. 목표 의식은 곧 대회에서 평가로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없다보니 점점 그만두려고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때문에 큰 대회를 열지 못한다면 소규모라도 선수들이 평가로 목표 의식을 세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했으면 한다.
# 박상만 전국시도태권도협회 실무협의회장
이번 대회를 산하단체인 중고연맹 이철주 회장과 서대원 전무이사가 뚝심으로 개최한 것에 경의를 표한다.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 협회 입장에서 위험과 주위 우려를 무릅쓰고 한다는 것은 대단한 각오를 한 것이다. 직접 와보니 걱정했던 방역 조치는 잘한 것 같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만 봐도 너무 기쁘다. 대한민국이 코로나 대처 선진국이 된 것처럼, 이번 대회를 계기로 태권도가 다른 스포츠 종목을 선도하는 모범 사례가 되었으면 좋겠다.
# 선수 익명 A
대회가 열려서 너무 좋다.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운동을 그만둘까 하는 주위 친구들이 많이 생겨났다. 안면 마스크에다 하얀 보호대를 가려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어려웠다. 그래도 모두 똑같은 상황이니까 견디고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미리 이렇게 경기를 하게 되면 공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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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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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태보다낫네!
대태는 도대체 하는게 뭐 있냐?
대태 협회장기 중3,고3 각체급 3명나와서 게임 성립안더고 4명나온 체급도 있고 ..
이게 과연 대학 갈때 실적으로 처줄지..
중고연맹처럼 대회를 치뤄야지!
애들 위하는척 대회를 하지만
중고연맹이 하니 마지못해 하는 협회장기 대회인거아냐?
2020-08-06 23:04:24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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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10:24:1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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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인데 학부형들 들어와 있는거 못 봤는데요..?
그리고 대회를 치뤄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들 감사하게 생각하고 우리 선수들 목표가 생긴것에 그리고 지도자도 목표가 생긴것에 감사드려야죠.
우리 애들 시합 한다는 그 말한마디에 환호성 지르고 운동 어느때보다 진짜 열심히 스스로해서 대회 참가했습니다.
저는 그거 하나만으로 중고연맹이 대한태권도협회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인해 첫대회를 치루는데 조금의 미숙함은 우리 지도자나 선수들이 이해해줘야 할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치룬다 하더라도 말 만들고 싶은 사람을은 또 불평불만이 있지 않을까요?
2020-08-06 23:15:5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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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인데 학부형들 들어와 있는거 못 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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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올해 대회를 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방역이 소홀하지 않을까라고 생각도 했는데 방역을 꼼꼼히 하는 것을 보고 안심이 되고 다들 좋은 성적이 나오길 바랍니다.
2020-07-31 15:34:1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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