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도다움] 품새 경기 응원 문화를 꽃피우자


  

스포츠에서 응원은 종종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된다. 그러나 실제 경기 현장에서 응원은 단순한 분위기 조성이 아니라 선수의 심리 상태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술적 요소에 가깝다.

 

홈경기에서 유독 높은 승률이 나타나는 '홈 어드밴티지(Home Advantage)' 역시 시설이나 익숙함뿐 아니라, 관중의 응원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안정과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는 응원이 사라진 스포츠 현장을 경험했다. 무관중 경기, 박수조차 제한된 환경 속에서 선수들은 침묵에 가까운 경기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했다.

 

이 시기는 응원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였는지를 오히려 더 분명하게 드러낸 시간이었다. 응원은 선수에게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집단적 힘이었다.

 

관중이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온 지금, 응원 문화 역시 자연스럽게 회복되고 있다. 겨루기 경기에서 득점이 나올 때 터지는 환호, 격파 종목에서 완파가 이루어졌을 때의 함성, 품새 경기에서 정확하고 완성도 높은 동작이 이어질 때의 박수는 선수에게 즉각적인 동기 부여로 작용한다. 특히 개인 종목일수록 이러한 반응은 선수의 긴장 완화와 집중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품새 종목에서 발생한다. 품새에는 정해진 구간에서 기합을 넣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기합의 유무와 타이밍은 기술 완성도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기합을 넣지 않거나 인위적으로 다른 동작에 기합을 넣을 경우 '–3점'이라는 큰 감점이 적용되며, 이는 한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인 요소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일부 대회에서는 결선에 들어갈수록 '응원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응원 소리로 인해 선수의 기합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심판 판정에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공정한 판정을 위해 응원 문화를 없애는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일까?

 

심판의 판단이 응원 소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문제의 본질은 '응원'이 아니라 판정 기준과 판정 방식에 있다.

 

감점은 소리의 크기나 인상, 추정에 근거해서는 안 되며, 명확한 동작 구간과 기술 표현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기합이 들어가야 할 정확한 시점의 동작, 호흡과 동작의 일치 여부, 품새의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표현성을 기준으로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응원 소리와 기합이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불확실성을 선수에게 불리하게 적용하는 것은 공정성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이는 응원 문화의 문제라기보다 심판 교육과 판정 기준의 정교화가 요구되는 지점이다.

 

명확하지 않은 동작이나 기합에 감점을 주어서는 안 된다. 눈으로 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판단해서 감점을 줄 수 있다. 판단이 어려운 것은 판단하지 않으면 된다.

 

응원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와 합의를 통해 문화로 발전시켜야 할 요소다. 선수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기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응원은 스포츠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중과 선수가 함께 만들어가는 경기 경험은 종목의 매력을 높이고, 스포츠의 대중성과 지속성을 강화한다.

조용하지만 냉정한 경기장이 아니라, 공정한 기준 위에서 열정이 살아 있는 경기장. 응원을 배제하는 스포츠가 아니라, 응원·기술·판정이 함께 성장하는 스포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응원 문화를 꽃피운다는 것은 무분별한 함성을 허용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명확한 기준과 성숙한 참여 속에서 선수, 관중, 심판이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그 변화는 응원을 없애는 것에서가 아니라, 응원을 이해하고 제도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press@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곽택용 교수는 태권도 엘리트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월드컵 세계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은퇴 후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에서 활동하며 다방향 격파 등 새로운 시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도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시범단 감독을 맡고 있다. 겨루기, 품새, 시범을 모두 아우르는 정통 태권도인으로 평가받는다.
#곽택용 #응원 #품새대회 #코로나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