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고급무술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정신 승리'일까?


  

태권도가 실전성을 인정받으려면?

십 수년 전부터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상에서 무술에 대한 정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는 종합격투기라고 해서 말 그대로 무술의 장점만을 모아 종합한 형태의 격투 체계가 만들어졌지만 초기에는 이종격투기라 해서 말 그대로 다른 무술들끼리 한판 붙는 모습이 화제였다.

 

바로 이 시기부터 태권도가 타 무술에 지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약하다는 평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러한 격투 경기가 진정한 실전인가에 대해서는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총을 사용하면서부터 무술은 종류를 막론하고 거의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대일 맨몸 격투의 관점에서 봤을 때 룰이 가장 자유로운 종합격투기가 가장 실전에 근접한 모습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번 칼럼에서는 종합격투기를 기준으로 접근해 보려고 한다.

 

일단 태권도가 진 모습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 태권도라는 무술이 졌다기보단 그 사람이 진 것이다.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태권도인이 비교적 패배가 많아 보이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종합격투기의 잣대로 봤을 때 복싱 선수, 레슬링 선수, 무에타이 선수, 주짓수 선수 등의 단일 종목들은 아무리 고수라 해도 종합격투기 선수를 이기기 어렵다. 그런데도 위 종목들은 약한 무술이라는 평을 받지는 않는다.

 

오히려 종합격투 체계를 익히는 과정에 꼭 필요한 필수 기술로 인정되고 있다. 그 이유는 그만큼 위 무술들이 효과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태권도는 정말 약하고,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박한 평가를 받는 것일까?

 

필자가 태권도 지도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이대로 인정할 수는 없는 법이다. 물론 태권도가 기존의 격투 경기 관점에서 봤을 때 쉽게 사용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즉 바로 배워 사용하기에는 어렵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그만큼 어려운 기술이기 때문이다. 즉 고급무술이라는 것이다.

 

필자의 이런 생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요즘 말로 정신 승리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단 생각해보자.

 

태권도의 특징은 다양한 발기술이다. 빠르고 다양한 스텝을 이용하며 여러 각도와 거리에서 나오는 발차기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태권도에는 손기술과 관절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있다. 그러나 이번 칼럼에서는 특징인 발기술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겠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러한 기술은 사실상 매우 부자연스러운 격투 기술이다.

상단 ​​옆차기를 수련 중인 수련생

인간이 원초적으로 싸울 때 보통 손으로 때리고(복싱) 붙으면 몸싸움을 하는 것(레슬링)이 보통이다. 이러한 기술은 매우 본능적인 것으로 굳이 배우지 않아도 싸울 때 나오는 움직임들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서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양다리를 땅에 굳건히 세우려 한다. 그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잉여 부위가 바로 양손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때리고 잡으며 싸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런데 굳이 중심을 흩트리면서까지 한쪽 다리를 허리 혹은 머리 높이까지 올려서 찬다? 그뿐만 아니라 도약을 하기도 하고 회전을 하면서까지 발을 찬다. 이것은 매우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다. 다른 말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런 어려운 움직임으로 쉽고 본능적이며 효과적인 움직임(손 타격 및 몸싸움)과 싸웠으니 어찌 보면 패배할 확률이 높았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발차기는 인간이 무기를 들지 않는 이상 가장 긴 거리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며 그 위력 또한 손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러한 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장점은 매우 크다.

 

문제는 이것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만큼 수련을 하기에는 타 무술에 비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태권도가 오히려 고급 무술에 해당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이 기술만 사용하면 종합격투가를 상대로 이기기에는 어렵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손기술과 몸싸움(레슬링, 주짓수)에 대한 기술을 익혀야 한다. 그래야 발기술을 더욱 적절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 태권도 스텝과 발차기를 잘 사용하는 격투가들이 활약하고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기존의 격투가와는 다른 거리, 방향, 리듬을 갖고 있어서 매우 변칙적이다. 덕분에 상대들은 파악하기가 힘들고 허를 찌르는 위력적인 공격에 당하곤 한다. 바로 이런 모습에서 태권도의 위력을 실감한다.

 

꼭 태권도 기술로만 싸워야 태권도의 위력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격투가들은 말 그대로 좋다는 것은 다 배운다.’ 그다음에 본인의 베이스라 할 수 있는 무술의 장점을 살려 싸우는 것이다. 예컨대 주짓수가 특기인 격투가는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상대와 누워서 싸울 때 그 위력을 발휘하는 것과 같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태권도 기술에 대한 증명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야 대중의 인식을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듯하다. 필자 또한 100% 동감하지는 않지만, 대중들의 시각으로는 이러한 방식의 증명이 실전이라 생각하는 듯 하니까 말이다.

 

사실 대중들(특히 한국인)은 굳이 태권도에만 박한 평가를 하는 경향이 있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우리 태권도인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복싱 선수, 레슬링 선수, 무에타이 선수, 주짓수 선수가 종합격투가에게 지면 그러려니한다. 그러나 태권도 선수가 지면 아무리 태권도가 불리한 상황이었다 한들 수많은 비난을 받는다. 어쩌다 태권도 선수가 이기기라도 하면 진 상대가 너무 약한 것이라며 무조건 태권도를 깎아내리기 바쁘다.

 

이러한 인식을 변화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러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태권도 기술의 효과에 대해 인정하고 조금씩 격투 상황에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태권도도 강한 무술이라는 이미지가 절실하다! 그래야 더욱 강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크게 봤을 때 태권도는 강한 무술이라는 이미지, 사례(타 무술을 이기는 모습) 말고는 부족한 것이 없다!

이미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스포츠로써 자리 잡은 지 오래 이고, 문화적인 측면으로도 크게 발전하며 자리 잡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수련하는 최대의 무술 단체다.

 

오직 딱 하나!

 

타 무술과의 비교에서 대등하게 강한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이것은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는다! 많은 태권도인의 관심과 도전이 필요하다!

 

[무카스미디어 = 이동희 기자 ㅣ jsrclub@nav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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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이동희 태권도 관장
이동희 실전태권도 저자
실전태권도 수련회, 강진회强盡會 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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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훈

    공감합니다! 그런데 서두쪽에 맞춤법이 틀렸네요. 화재->화제

    2019-11-25 00:40: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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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김사범

    100% 동감합니다.

    2019-11-22 15:26:4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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