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철 칼럼] 관장님, 아이가 힘들어해서 운동 좀 쉴게요.


  

아이들은 운동이 힘든 것이 아니라, 행동양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힘든 것이다.

태권도장의 퇴관 이유 중 가장 대표 되는 사례는 ‘힘들다’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그런 이유로 관둘 때마다 지도자로서 여러 고민을 하게 된다.

사실 아이들은 운동 자체가 힘들지는 않다. 각각의 도장에서 지켜야 하는 행동 양식을 몸으로 체득 화 하는 과정이 힘든 것이다. 힘듦은 동일하지만 아이가 말하는 힘듦과 부모가 받아들이는 힘듦은 차이가 있다.

 

종종 이런 모습은 다른 층위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데 공부하는 데 힘이 들어 운동을 그만 다녀야겠어요.”

 

사실 운동 때문에 힘들다는 것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다. 운동은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이지 방해가 되는 요소가 아니다. 굳이 논문을 검색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검색만 하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우리는 ‘만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공부를 못하는 것이 운동 때문이라는 귀결점은 공부를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 부정이 지배적이다. 피곤함 역시 그런 맥락이다. 그러나 만약에 운동이 원인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운동 이전에 아이들의 생활에 관해서 확인해 볼 필요성이 있다.

 

누구 하나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들지 않고,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어른의 생각과 사회적 가치를 강요하는데 힘들지 않다는 것이 이상할따름이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현실은 아이들은 운동을 그만두고 싶지 않은데 부모의 일방적인 선택에 의해서 관두는 경우가 생각 이상으로 많다. 아이들은 자신이 결정권이 없을 때 정서적으로 거절 감을 느끼고, 거절 감은 정서적 학대로서 작용하게 된다.

 

도장을 보낼 때 때 많은 요구를 한다.

집중을 못 하거나, 울거나, 쉽게 포기하거나, 예의가 없거나, 말이 거칠 거나, 물건을 정리 못 하거나, 쉽게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책임감이 없거나 등등의 여러 문제를 꺼내놓는다. 그래서 그런 문제들이 해결되길 바란다. 그런 요구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지도자가 운동 외에 그런 부분까지도 신경을 쓰면서 지도한다. 그런데 이런 행동 양식을 바꾼다는 것은 아이들을 통제해야지만 가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힘들고, 반항심이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닐까?

일선 지도자들은 아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교육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 내성적인 아이가 힘들어서 관둔다는 연락을 받았다. 느낌이 와서 아이와 학부모와 상담을 했다. 이유는 운동이 아니었다. 아이들 앞에서 품새 평가를 받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힘들게 납득을 시켜 퇴관은 막았지만, 대부분 퇴관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그 요구가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어려움인지 헤아리지 못한다.

 

우리는 지금 참을성이 부족한 아이를 앉혀놓고 있고, 산만한 아이를 집중케 하고 있고, 인내심이 부족한 아이에게 포기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거기서 느껴지는 불편한 감정을 포괄적인 관념인 ‘힘들다’로 해석하여 부모님들께 전달한다. 그러면 부모들 역시 운동이 힘들다고 표현을 한다.

 

행동 양식을 바꾸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무엇이든 본질 자체는 힘들지 않다. 공부가 힘든 게 아니고 시험과 비교와 순위 등이 공부를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쉬운 길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건강한 행동 양식은 삶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어쩌면 지도자의 사명이라는 영역 안에 놓여있는 과제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양보가 되는 문제가 아니다. 태권도 지도자들은 그런 부분들을 만지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힘들지도 모른다.

 

[무카스미디어 = 정준철 기자 ㅣ bambe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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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철
긍휼태권도장 관장

브랜드발전소'등불'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TMP격파팀 소속
<도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KTA #지도자전문교육과정 #정준철 #아이들 #태권도장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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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범

    "행동 양식을 바꾸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무엇이든 본질 자체는 힘들지 않다. 공부가 힘든 게 아니고 시험과 비교와 순위 등이 공부를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참으로 와 닿는 글입니다. 많은 글을 쓰고 부모님들께 글을 나르는 저로서도. 뭣이 중한지도 모르는 것은 부모의 경험의 부재로 많이 해석합니다. 태권도를 통해 인내도, 성실도, 끈기도, 도전도 배울 수 있었던 저희로서 그 길을 걷지 않았던 분들에게 이해를 시키는것이 보통 쉬운일은 아닙니다. 당장 눈보이지 않는 건강, 인성, 운동이 학습에 좋다는 충분한 근거가있는 말도 몸으로 체득하지 않았기에 이해하기 어려울수 있습니다. 쓰신글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

    2019-11-12 17:43:04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정준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9-11-12 23:20:04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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