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칼럼] '태권도' 다운 기술이란 무엇일까?


  

무술의 발전이라는 것은 결국 기술의 발전에 있다!

이동희 사범

태권도 다운 기술이란 무엇일까?

 

태권도를 수련하시거나, 태권도에 대한 정보가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실 것이다. 태권도는 발기술이 가장 많이 발달한 특징이 있음을 말이다.

 

여기서 발기술이라는 것은 발차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발차기와 함께 스텝(딛기)이 어떤 무술을 막론하고 고도로 발달한 무술이 태권도다.

 

발차기가 다양할뿐더러 빠르고 강한 것도 매우 특징적으로 대단한 것인데, 스텝이 매우 발달한 것도 무술 기능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 복싱은 누가 봐도 주먹으로 겨루는 무술인데 복싱을 하는 사람들끼리는 이런 이야기가 흔하다.

 

복싱은 발로 하는 것이다.’

 

필자가 칼럼에서 몇 번 언급한 적도 있는데, 이는 복싱에서 스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태권도가 스텝이 매우 발달했다는 것은 다르게 이야기하면 발차기뿐만 아니라 손기술 등 다른 기술 유형들을 적용하기에 좋다는 의미다.

 

그래서 필자같은 경우 태권도 손기술을 적용할 때 기존의 태권도 스텝에 그대로 적용한다. 기존의 태권도 스텝은 태권도 발차기를 사용하기에 최적화되었기 때문에 이 스텝에 적용된 손기술은 태권도 발기술과 매우 잘 어울리게 된다. 그야말로 태권도스러운손기술이 되는 것이다. 발차기를 찰 때는 태권도 스텝을 사용하다가 손을 사용할 때는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면 수행자의 몸은 물론이고 전술적으로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술은 최대한 같은 메커니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몇 해 전만 해도 여러 태권도장에서 누운 겨루기등의 이름으로 퍼진 것이 있다. 이는 다름 아닌 주짓수다. 태권도 지도자분들이 주짓수를 배우시고 태권도장에 적용하여 위에 언급한 누운 겨루기등으로 부르며 지도를 하게 된 것이다.

 

필자 또한 타 무술을 많이 익혔고 응용한다. 타 무술에서 배울건 배우고 적용하는 것은 다다익선이다. 무술은 항상 변화, 발전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때 필자는 기존의 태권도 수련을 통해 얻은 것들을 토대로 적용하고 태권도식으로 발전시킨다.

 

태권도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타 무술을 적용하면 어색할 수밖에 없고 제대로 사용할 수가 없다.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다익선이지만 태권도의 기술적 정체성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고민이 필요하다.

 

태권도의 주먹 지르기를 격투경기 혹은 실전식으로 응용한 모습이 복싱, 킥복싱 등 타 격투기같이 보일 수 있다. 솔직히 복싱 기술이다!’ 해도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이건 타 무술의 발차기가 태권도 기술이다!’해도 딱히 할 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깊이 들어가면 응용법이나 메커니즘의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이 몸으로 싸우는 기술은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다. 주먹으로 상대의 얼굴을 직선으로 가격하는데 있어 태권도, 복싱, 가라데, 무에타이 등 솔직히 근본적으로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는가.

 

흔히들 격투기 발차기는 정강이로 휘둘러 차고, 태권도 발차기는 발등으로 끊어 찬다고 하는데 이것은 매우 표면적으로만 본 것이다.

 

격투기를 하는 사람도 발등으로 끊어 찰 때가 있고, 태권도 선수들도 강하게 휘둘러 정강이로 찰 수 있다. 이는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른 것이다.

 

그런데 위에 언급했듯이 성향 자체가 다른 무술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예를 들어 발차기를 해놓고 복싱이라 하기에 큰 오류가 있는 것과 같다. 주짓수의 트라이앵글 초크, 암바 따위를 하면서 이것이 태권도의 누운 겨루기다!’라고 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가 있다.

 

기술의 추가와 적용은 좋은 것이지만, 특정 기술을 태권도 기술이라 하려면 최소한의 일리가 있어 설득할 수 있는 기술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현대 사회에 새로운 언어가 생겨 국립국어원에서 공식 단어로 인정하는 것처럼 널리 대중화가 되어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최근에 국기원에서 태권도 용어 사전을 발간했다. 여기에 보면 공중에서 앞으로 회전해 발로 내려 차는 기술이 수록되었다. 이것은 시범 기술이 발달하면서 나름 대중화(?)에 성공했기 때문에 국기원이라는 중앙도장에서 정식 기술로 채택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예전(언제까지를 예전이라 정의하긴 힘들지만)같으면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닌가?!

 

무술은 발전해야 한다. 무술의 정체성을 정신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사실 기술이 정답이다. 정신은 경전을 읽거나 참선과 같은 정신 수행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영역이다. 무술을 올바로 사용하기 위해, 전인적 목표를 위해 정신을 강조해야 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어쨌든 무술의 정체성은 기술에 있다.

 

만약 앞으로 태권도라는 것이 사라지게 되어 기록으로만 몇 줄 남겨야 한다면 돌려차기나 뒤후려차기와 같은 발기술을 특징으로 한 무술과 같은 문장으로 기록돼야지, ‘홍익인간, 재세이화, 예의와 효도를 수행하는 방법론과 같은 문장으로 기록된다면 이쪽 분야에서 고도로 체계화 된 불도(佛道)나 유교(儒敎)의 아류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다.

 

아무튼 각설하고 무술의 발전이라는 것은 결국 기술의 발전에 있다. 그리고 무술 기술의 발전이라는 것은 결국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이다(격투적으로 혹은 문화적으로). 이 과정에 우리는 태권도의 기술적 정체성에 대해 항상 고민하며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칼럼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기준으로 2019911일 점심 즈음입니다. 내일부터 추석연휴가 시작되는데 독자분들과 무카스 관계자분들 모두 즐거운 추석 연휴 되세요! [필자 주]

 

[글 = 이동희 사범 ㅣ jsrcl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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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이동희 태권도 관장
이동희 실전태권도 저자
실전태권도 수련회, 강진회强盡會 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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