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칼럼] 태권도 돌려차기, UFC에서 이길 수 있을까?
발행일자 : 2019-07-17 21:26:01
수정일자 : 2019-07-17 21:26:01
[이동희 / jsrclub@naver.com]
‘나는 천 가지 기술을 익힌 사람보다 단 한 가지라도 깊이 익힌 사람이 두렵다.’
태권도 경기 겨루기에서 돌려차기 하나만 잘 해도 국가대표가 된다는 말이 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 말은 기본동작이나 품새를 하듯이 돌려차기를 깔끔히 정석으로(?) 차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단 첫 째로 기본이 중요하다는 의미가 있겠다. 그러나 둘째로는 하나의 기술도 다양한 상황에서 응용하고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 기술이 정말 강력하고 위대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소룡의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나는 천 가지 기술을 익힌 사람보다 단 한 가지라도 깊이 익힌 사람이 두렵다.’
정확히 위와 같은 문장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아무튼 뜻은 위와 같다.
아무튼 단 하나의 기술이라 하더라도 익히기에 따라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기술 하나 하나가 소중한 것이다.
돌려차기가 무술을 막론하고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이라는 것은 차치하고, 사람마다 성향과 체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알맞은 기술도 다를 수 있다. 예컨대 태권도는 돌려차기만 존재하는 무술이 아니다. 그래서 뒤차기가 특기인 사람, 내려차기가 특기인 사람 등 다양한 기술을 장착할 수 있다.
기술의 다양성은 이렇듯 다양한 유형의 수련자들을 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기술이라는 것은 무기와 같다. 무기가 다양해야 다양한 상황에서 알맞은 것을 선택해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위에 이소룡의 격언이나 처음에 언급한 ‘돌려차기’이야기도 실제로 한 가지 기술‘만’ 알라는 의미가 아니다. 기술은 두루 알되 제대로 특기가 될 만한 것을 장착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자, 같은 체형과 성격을 가진 쌍둥이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둘이 싸우는데, 한 사람은 주먹만 사용하고 한 사람은 주먹과 발 모두 사용하게 한다면 누가 유리하겠는가?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이처럼 무술에서 기술의 다양성은 우위를 점한다. 내가 글로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검증된 내용이다.
현재의 종합격투기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복싱, 무에타이, 태권도, 주짓수, 레스링 등 단일 종목으로는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이기기가 제로(0%)에 가까울 정도다. 종합격투기가 발전함에 따라 이 자체를 단일 종목(무술)으로 보는 견해도 최근 생겨나고 있는 듯 하지만 이에 대한 것은 논외로 하자. 어쨌든 종합격투기가 이렇게 강한 것은 아주 간단한 원리이다.
바로 ‘룰의 자유도가 높다.’ 라는 이유 때문이다.
앞서 쌍둥이의 가정과 같은 맥락이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의 범위를 넓혔고 이를 토대로 수련하고 경험을 높이니 이에 비해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기술을 익힌 사람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 지금까지 이야기 한 것을 정리하자면, 분명 한 가지 혹은 몇 가지던 간에 특정 기술이 깊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분명 무서운 고수이다. 그러나 이는 기술을 다양하게 알고 있어야 함을 기본 전제로 해야 한다. 이것이 결론이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 중 태권도인이 아닌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태권도인이기 때문에 태권도로 예를 들겠다.
태권도의 경우 발기술로 유명하지만 손기술, 유술 등 다양한 기술 개념을 포함한 무술이다. 이는 필자가 항상 주장하던 바이다. 아니, 주장이 아니라 이것은 팩트이다. 교본이나 태권도 용어 사전 등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즉 태권도인으로써 온전히 기술을 익힌다는 것은 발만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주먹도 쓸 줄 알고, 몸싸움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특기는 발기술이 될 확률이 높겠다. 태권도는 발기술의 노하우가 가장 많이 쌓여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손기술만 파고들어 마치 복싱선수처럼 됐다고 해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태권도에 분명 복싱의 기술과 같은 기술 개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태권도인이라면 조금만 더 우리의 기술들에 관심을 가져보자. 그리고 좀 더 폭넓게 의식을 확장시켜 생각해 보자.
우리가 하나의 발차기를 수많은 상황에서 응용하여 데이터를 쌓아왔던 것처럼 손기술이나 다른 기술 유형들도 잘 살펴보고 태권도로써 발전시켜 나가 보자.
생각보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오는 태권도인으로써의 온전한 자부감自負感은 태권도에 더욱 큰 애착을 갖게 해줄 것이다.
[글 = 이동희 사범 ㅣ jsrclub@nav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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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 |
이동희 태권도 관장 이동희 실전태권도 저자 실전태권도 수련회, 강진회强盡會 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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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성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수련생들의 인격과 사범/관장의 인성 교육인 것 같아요. 무술이 아무리 실전성이 좋아도 그걸 양아치가 배워서 자기 힘자랑 하거나 남을 괴롭히는데 쓰면, 몸을 지키려고 배우는 무술에 먹칠하는 것과 다를바가 없으니까요.
2019-08-25 14:57:0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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