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정순기의 '위대한 수업' MINDSET_ #1

제1강_태권도의 아메리칸 드림

이정규 사범: 미국에는 전 세계 무술이 모여 경쟁합니 다. 그중 역사가 길지 않은 태권도가 유독 강세를 보이고 환영받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순기 관장: 태권도의 동작들, 특히 다른 무술들에 비해 다이나믹하고 화려한 발차기들이 크게 어필했습니다. 우수한 한국사범들이 활발하게 미국에 진출한 것도 크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사범: 미국에 종주국인 한국보다 태권도장들의 성공사례와 규모가 훨씬 크고 많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 관장: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한국보다 수련생의 연령분포가 비교할 수 없이 넓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초등학생이 주류이지만 미국에서는 어린이들 외에 청소년과 성인들도 많이 태권도를 수련합니다.

이 사범: 미국에서 태권도 유단자는 어떤 의미입니까?

정 관장: 어려운 과정을 통해 습득한 강인함, 당당함, 겸손, 예의 등이 블랙벨트의 상징입니다. 긍정적 수련 효과가 블랙벨트를 맨 많은 사람을 통해 밖으로 드러나기에 블랙벨트를 가치 있게 받아들입니다.

이 사범: 미국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정 관장: 교육자로서 또는 전문직업인으로서 인정받고, 건강한 이웃으로 미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사범: 미국에는 많은 여가활동이 있는데도 굳이 태권도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 관장: 태권도 도장에서 자신감, 용기, 질서의식, 극기심, 예의 등을 효과적으로 가르쳐내는 것이 미국 사람들에게 큰 매력입니다. 형제자매와 부모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배울 수 있고, 인성을 길러낼 사회체육은 거의 태권도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범: 미국에 아직 한인 사범들이 이주해 들어가 개척할 만한 곳이 남아있습니까?
정 관장: 미국에는 태권도 도장이 필요한 곳이 아직도 많습니다. 한국 태권도 시장은 포화상태지만 미국은 아직 넓고 기회도 많습니다. 참신한 사범들에게 성공 가능성이 넘치는 곳이 미국입니다.
 

이 사범: 관장님께선 시작부터 성공적인 도장들을 척척 만들어 내신 것입니까?

정 관장: 나 역시 찢어진 카펫에 테이프를 붙여가며 도장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세미나에 참가도 해보고 자기계발서도 읽고 세일즈, 마케팅 명사들의 강연 테이프도 구입해 듣고 배웠습니다. 어떤 것은 맞고 어떤 것은 맞지 않았습니다. 헛발질도 많이 하다 보니 뭔가 깨달아지기 시작했고 차츰 좋은 도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틀과 단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범: 월드클래스에서 독립한 사범들이 도장을 연 도시들은 만만치 않은 곳이었습니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경쟁력은 어디서 나온 것입니까?

정 관장: 교육입니다! 열정적인 교육에서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몇 년 전 우리 도장에서 어릴 적부터 운동해서 스태프로 자란 20대 젊은이들이 도장에서 만나 결혼하고 산호세로 가 도장을 차렸습니다. 경쟁이 치열해 만만한 곳이 아닌데도 3년 만에 500명이 넘는 관원을 확보했습니다.

이 사범: 한국에서 30대 중반 이후 가족을 이룬 사범들이 늦게나마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정 관장: 나이가 들고 가족이 딸린 것이 조금은 더 어려운 여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사범으로서의 자질, 즉 좋은 선생으로서 자질이 잘 갖추어졌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어차피 모두가 시작은 다 어렵게 하니까요. 월드클래스 도장에도 30대 후반에 아이 둘을 데리고 네 식구가 함께 와 4~5년 후 독립해 성공적으로 도장을 운영하는 사범도 있습니다.

이 사범: 미국 태권도의 개척 과정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정 관장: 1세대 사범님들의 강인한 개척자적 도전정신과 한국인 특유의 물불 가리지 않는 열정이 더해져 대단한 에너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초창기 사범님들이 개척정신을 가지고 혼신으로 태권도의 자존심을 키웠기에 태권도가 다른 무도들을 능가하며 미국 사회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발차기, 미대륙을 강타하다
 

미국에는 전 세계 무술이 모여 경쟁한다. 그중 역사가 길지 않은 태권도가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다. 태권도장처럼 대규모 수련생을 가진 무술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태권도가 이처럼 환영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에 미국은 동양무술 붐이 대단했다. 이소룡 영화가 빅히트하면서 크게 한몫했고, 때마침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군을 통해 태권도의 명성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쿵푸, 가라테로 크게 구분되던 미국 무술시장에 태권도가 강렬한 에너지를 품고 참여하게 된다. 태권도 동작 중에서도 다른 무술에 비해 월등하게 다이내믹하고 화려한 발차기가 크게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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