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코로나 펜데믹과 국기원의 역할


  

세계 태권도 본산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감당하는 기관이 되어 줄 것을 촉구.

정순기 사범(미국 버팔로 뉴욕)

지난 2021년은 미국 태권도 도장에 있어서 특별한 한해였다.

 

코로나 펜데믹 종식을 기대 했으나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태권도장의 어려운 수업 환경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범 간의 활발한 정보 교환과 공동체적 노력을 통하여 미국 도장들이 시련을 이기며 굳건하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의미 있는 한해였다.

 

많은 도장이 2020년의 큰 손실을 만회하고 펜데믹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한 번 도약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그동안 도장의 어려운 시기에 사범의 교육 의지를 믿고 지원하며 큰 힘이 되어주고 있는 모든 태권도 가족들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더불어 아직도 끝나지 않은 펜데믹 상황에서 계속되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분투하고 있는 미국과 지구촌의 수많은 태권도 도장들에게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우리가 코로나 펜데믹을 성공적으로 극복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태권도장이 오랫동안 미국의 사회적 인성교육에 대한 필요를 올바로 파악하고 그 책임을 잘 수행하며 신뢰를 구축해왔기 때문 일 것이다.

 

그리고 태권도 수련 가치를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펜데믹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회비를 납부하며 동행해준 태권도 가족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종주국 한국에서 국기원의 역할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으나 미국의 사범들이 코로나 펜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기원의 존재감과 역할에 대하여 많은 아쉬움을 갖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국기원의 역할이 무엇인가 ?

 

펜데믹을 지나면서 더욱 확실해졌다. 태권도 수련 환경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즉각적인 방향 제시가 필요 하다. 변화에 합당한 교육내용과 수련방법을 생산해내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은 일선도장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다. 국기원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따라서 이제 사범들의 간절한 요청에 국기원이 대답할 때이다.

 

현장 사범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는 국기원이 도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채로 국제사범 자격취득을 위한 연수를 워싱턴 D.C.에서 시행한다고 한다.

 

교육을 통해 사범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잠재력이 풍부한 미국에서 국기원의 저변을 확대 하고자 하는 일에 반대할 사범이 있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500달러의 교육비에 항공료와 숙식비 등까지 포함하면 사범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국기원이 그동안 해온 교육의 질이나 이제 막 코로나를 극복해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사범교육이 시의적절 한지 묻는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교육을 받지 않는 사범은 2023년 7월부터 국기원에 단증을 신청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동안 사범들은 태권도 교육의 산실로서 국기원의 현장 도장에 대한 지원을 기대하며 승단 심사비를 납부하고 있지 않았는가?

 

국기원 발전의 동반자 역할을 해온 사범들에게 국제사범 자격증 운운하며 승단 신청 권한을 배제 한다는 것은 동반자 관계를 청산 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아니고 무엇인가?

 

국기원에 대한 불신과 국기원 정책에 대한 불만이 많은 사범들에게 이탈의 명분을 주는 게 아니고 무엇인가?

 

이미 부여한 승단신청 권한은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 교육지원을 목적으로 한다면 사범들의 참여를 돕기 위해 되도록이면 많은 지역을 국기원이 찾아가야 한다.

 

연중 스케줄을 미리 만들어 배포하고 그야말로 서비스가 될 수 있게 참가비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한 가지 문제는 2-3단 유단자에게 사범교육(교육비 500불)을 함께 시킨 다음 이들이 4단 승단을 하면 승단신청 자격을 인정 하겠다는 것이다.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미국은 단과 사범자격증에 구애받지 않고 도장을 개설 할 수 있다. 4단이 되어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서 사범의 권위를 높이고 지켜야 한다.

 

과연 이러한 행정이 국기원의 존재 이유와 미래 비전을 올바로 반영하는지 걱정이 앞선다.

 

우리는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면서 도장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태권도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자신감을 키웠다. 그런데 국기원은 오히려 태권도 사범의 권위를 훼손하고 태권도 현장에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국기원이 바뀌어야 한다. 태권도 인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사회가 도장을 평가하는 관점이 다양 해졌다. 태권도 도장이 다른 사회 스포츠와의 경쟁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근로 환경을 포함한 도장의 운영방식이 더욱 발전해야 한다.

 

그 중심에 있어야할 국기원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듯 하여 매우 안타깝다. 태권도 미래의 발전을 위해, 우리의 후진들 에게 좀 더 나은 태권도 수련과 교육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국기원은 분발해야 할 것이다.

 

국기원은 세계 태권도 본산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감당하는 기관이 되어 줄 것을 촉구한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 정순기 사범 = 미국 뉴욕 버팔로 ㅣsunki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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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opa

    참, 시카고 발 부정단증 사건은 아직도 열심히들 조사 들만 하시나? 공개된 문제 제기 였으면 결과도 공개로 해야하는거 아닌가? 좀 잘 하자!

    2022-03-09 09:45:53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poopa

    정신 나간 인간들이 "국기원 의 교황청 화" 를 들먹일때 부터 국기원 이 지경이 될줄 알았다. 의무는 없고 권리와 갑질만 존재한다. 국기원 이 존재하는 이유는 태권도 인들을 지원하고 협조 하는것 말고 는 없어야한다. 뭔 권위 어쩌구 되도 않는 생각을 하는 순간 지금 처럼 주객이 전도 되는 골때리는 상황이 되는거다.

    2022-03-09 09:44:05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poopa

    현재 국기원 의 문제는 뭐가 문제인지 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2022-03-09 08:08:23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외국인 사범

    500불을 지불했더라도 4단 승단 때 50불을 추가로 지불해야 사범증을 발급해 줍니다. 그것도 금방 발급해주는 게 아니라 신청한후 6개월 이상 지난후에 발급 합니다 . 돈은 받았으니 나 몰라 라는 식이죠.

    2022-03-07 22:29: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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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KD Man

    도대체 2~3단 들에게 무슨 교육을 어떻게 하길래 500불의 참가비를 받는 단 말인가? 나도 1급 까지 국기원 사범교육을 받았지만 실전과는 아무 관계 없는 글자 그대로 이론으로 끝나는 교육이였다. 3급 교육을 받을때부터 실망을 했었지만 혹시나하고 1급까지 받았지만 변한것은 없었다. 특히 해외에서 온 사범들은 비용이 만만치 않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석 했는데 그들이 배워가는건 얼마나 될까? 좀 도움이 된다면 품새를 좀더 배워 간다는 것뿐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 관계로 온라인으로 해외 사범들에게 사범교육을 시킨다는데 취지는 좋으나 한가지 큰 문제 점이 있다는 것이다. 한예로 시험문제지에 태권도나 스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과학에 대한 엉뚱한 질문을 낸다는 것이다. 태권도나 스포츠의 과학적인 질문이라면 몰라도 엉뚱한 과학에 대한 질문을 한다니 이런 질문을 답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국기원 아카데미에서는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는 얘기 아닌가?

    그리고 답을 못하면 불합격 처리를 하고 나중에 다시 신청을 하면 또 다시 참가비를 다 받으니 신청자들은 약이 오르는 것이다. 심지어 어는 외국인은 일부러 떨어트려 다시 참가하게 만들어 참가비나 받을 목적이 아니냐고 불만을 털어 놓는 사람들도 있다. 국기원 아카데미는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검토를 해서 많은 외국인들이 참가 하게 만들어야 한다. 당연히 많이 참가를 하면 국기원위상과 사범증의 위상이 높아 지는게 아닌가? 떨어트리려는 목적으로 운영을 하면 결국은 국기원 만 손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모두 건강하시길 빌면서 이만 줄입니다.

    2022-03-07 14:47:52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곽 재영

    정순기 사범님 좋은글 올려 주셔 감사합니다.저는 호주 태권도사범 곽재영 입니다, 옛날 김정년 사범이 현역사범으로 활동할때, 정 사범님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그러나 서로 대화없었고, 만난본 일도 없지요. 그러나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한 마음
    으로 인사 드립니다. 오늘 무카스 보다가 정 사범님의 글을 보았습니다.
    2023년7월부터 국기원에 단증을 신청 할수 없다고 하는 규정이 어디에 있으며, 누가 제정한 규정인지요, 이창에 다시 올려 주시면 감사하겟습니다. 그 사람들이 태권도인가요 ? 국기원 이사회 규정인가요 ? 국기원 심시위원회 규정인가요 ?
    태권도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국기원을 운영합니까 ? 본인은 해외 약50년으로 홍콩 경유하여 호주에 온지 35년 되였습니다. 9단도 승단된지 20년 넘으면, 9단 초임자와는 , 6단사범과 유급자와 같이, 학생과 사범관계입니다. 본인은 1955년도
    태권도 청도관(서울 안국동 희망 예식장) 입관하여 현재까지 도복착용하고 학생들 지도하고있는 사범인데, 교육 안받었다고
    승단 신청자격을 박탈한다고요, 저는 1974년부터 매년마다 현재까지 국기원단증 신청자입니다. 학생들이 자기 사범님권한을
    박탈하는 규정 제정 한다면 , 우리도 해외조직 만드는것은 어떤지요 ? 감사합니다.

    2022-03-03 14:45:04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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