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도다움] 태권도 정체성의 본질 '겨루기 기술체계' 정립과 보급 서둘러야!
발행일자 : 2026-10-15 10:23:27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 ]


지난 여름,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에서 10년 만에 연 '2026 국기원 세계태권도한마당'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올림픽 경기 방식이 아닌, 태권도 발전의 초석이 되었던 '일반 호구 겨루기'였다.
이는 태권도의 본질이자 격투 무도로서의 성향이 살아있는 기술체계가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 방식이었다. 국기원 한마당에서 선보인 이 인상적인 겨루기 장면은 오늘날 태권도가 나아가야 할 기술적 지향점에 대해 무게감 있는 화두를 던진다.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은 승단 심사, 사범 교육, 태권도 아카데미 운영, 태권도 연구소, 시범단 파견 등을 통해 태권도의 보급과 무도적 가치 확립을 선도해 왔다. 그러나 현재 도장 현장과 승단 체계가 기존 품새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어, 기술적 다양성과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태권도가 끊임없이 기술적 발전을 이루어내는 가운데, 과연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며 현대적 태권도를 발전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수련되고 있는 태극 품새는 1972년에 공식 발표된 것으로, 어느덧 반세기(54년)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사이 태권도는 스포츠 경기화를 거치며 비약적인 기술적 진화를 이루어냈다.
1973년 제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당시 손으로 얼굴을 공격하는 것을 제한했던 경기 규칙은, 역설적으로 발기술의 폭발적인 발전을 이끄는 계기가 되었다.
손기술은 단기간에 모양을 흉내 낼 수 있을지 몰라도, 발기술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친 혹독한 수련과 정교한 신체 조절 능력이 결합되어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기술의 정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972년에 제정된 품새 속 발기술은 앞차기, 돌려차기, 옆차기, 표적차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경기화를 거치며 정립된 일반 호구 겨루기의 발기술은 돌려차기, 내려차기, 뒤차기, 뒤후려차기를 넘어 나래차기, 돌개차기, 발붙여차기 등 다채로운 응용 기술로 진화했다.
이처럼 확장된 발기술 체계만 보더라도 현대 태권도의 핵심 기술을 담아낸 신규 기술 정립과 새로운 품새 개발, 그리고 보급의 필요성은 이미 충분히 입증된 셈이다.
또한 태권도의 겨루기는 '스텝'이라는 역동적인 이동을 바탕으로, 상대의 겨루기 자세(서기)에 따라 공방의 형태가 실시간으로 변하는 고도의 과학이다. 마치 수학 공식처럼 정교한 공방의 원리가 움직임 속에서 구현되며, 찰나의 순간에 공격과 반격의 성패가 갈린다. 이러한 실전적 공방 전술을 수련자가 스스로 기르고 표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조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따라서 세계태권도본부이자 교육의 중심인 국기원은 다음 세 가지 핵심 과제를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첫째, 겨루기 기술체계를 명확히 확립하여 현장 교육에 적극 반영하고, 일반 호구 제도를 활성화하여 겨루기 수련을 장려해야 한다.
둘째, 현대 태권도가 보유한 진화된 발기술을 포괄하는 새로운 품새를 개발해야 한다.
셋째, 새로 정립된 겨루기 기술체계를 승단 심사와 실질적으로 연계하여 국기원 심사 기준에 도입해야 한다.
태권도는 기존 품새의 한계를 넘어 실전 공방의 과학적 원리를 표준화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이는 타 무술과 차별화되는 태권도만의 독보적인 정체성이기도 하다.
겨루기 기술체계를 재정립하여 무도 태권도의 본질을 살려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 국기원에 요구되는 시대적 사명이자 태권도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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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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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
| 곽택용 교수는 태권도 엘리트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월드컵 세계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은퇴 후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에서 활동하며 다방향 격파 등 새로운 시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도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시범단 감독을 맡고 있다. 겨루기, 품새, 시범을 모두 아우르는 정통 태권도인으로 평가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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