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라이프스킬 교육의 두 번째 연결고리는 “수련생 마음의 욕구 채우기!”


  

[4차산업의 후속편!라이프스킬 7탄!!] 한국스포츠과학원 KASS 임태희 원장, 현장 전문가 배준수, 양윤경, 윤미선 사범이 대화 형식으로 전한다.

태권도 수련 가치가 삶으로 전이되기 위해서는 수련생의 선택권, 결정권과 긍정적 관계 그리고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는 자신감이 중요

수련생의 마음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 사범이 가져야 할 라이프스킬 지도능력

자기주도적으로 참여하는 태권도 수련생들의 모습

<지난주에 이어서...>

배 사범: 저야 좋습니다!

 

임 교수: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기 전에, 우선 지금까지 내가 배 사범과 나눈 이야기들을 정리해볼 수 있겠어? 먼저 앞의 내용들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거든.

 

배 사범: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핵심 내용들은 기억하고 있어요. 먼저 라이프스킬의 개념과 전이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어요. 전이는 수련생들이 태권도장에서 배운 라이프스킬이 실제 삶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실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인데, 이 전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도장 수련가치와 삶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하셨어요. 그 첫 번째 연결고리가 바로 “워크북 work book”이죠. 그리고 이 워크북이 전이를 가능하게 하는 원리와 사용법까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임 교수: 좋아. 핵심 내용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럼 이제 두 번째 연결고리에 대해서 설명할게. 워크북이 삶의 전이를 위해 사용되는 일종의 교구였다면 두 번째 연결고리는 보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이야. 결론부터 말하면 ‘사범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지.

 

배 사범: 그렇지 않아도 교수님 말씀을 듣는 내내 스스로 반성하고 있었어요. 사범의 역할이 정말 중요한데 과연 나는 도장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지도하고 있었나하고 말이에요.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사범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교수: 태권도 교육에 있어서 사범의 역할은 아주 다양하고 광범위하지. 하지만 지금은 수련생의 라이프스킬 전이(태권도에서 배운 라이프스킬을 실제 삶에서 실천하는 것)가 가능하게 되기 위한 사범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할게. 이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수련생들이 지녀야 하는 ‘마음의 욕구 psychological needs’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배 사범: 마음의 욕구요? 그게 뭔가요?

 

임 교수: 우선 욕구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욕구는 무언가를 얻고자하는 강력한 동기야. 사람이라면 저마다 무언가에 대한 욕구를 지니고 있지. 그런데 이 마음의 욕구라는 것은 마음의 행복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거든. 배 사범도 행복하길 바라지 않니?

 

배 사범: 당연하죠. 교수님 말씀처럼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랄 겁니다.

 

임 교수: 맞아. 마음의 욕구라는 것은 그 행복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세 가지 조건들이야. 나는 그 세 가지를 ‘자결성(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며 살고 있는가?)’, ‘관계성(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 맺고 사는가?)’, ‘유능성(도전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고 믿는가?)’이라고 부르지. 서양의 저명한 학자들은 이 세 가지 마음의 조건들이 충분히 만족되었을 때 행복한 마음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어. 만약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행복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지.

 

배 사범: 아~ 이해됐어요. 그럼 그 세 가지 조건들을 충족하는 것이 수련생들의 행복에 중요하다는 것이군요. 그런데 이 내용이 수련생들의 라이프스킬 전이를 위한 사범의 역할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거죠?

 

임 교수: 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마음의 욕구가 충족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어. 단순히 행복뿐만 아니라 학습능력, 만족도, 관계 맺기, 정서, 학습태도 등에서 차이가 있지. 그러니까 마음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것은 라이프스킬의 학습이나 태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야. 이 대목에서 사범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거야. 사범은 수련생들이 마음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지도전략을 구상해야 해. 그리고 수련생에게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격려하고 구체적인 언어적 피드백을 줘야 해. 이것은 태권도장에서 배우는 라이프스킬뿐만 아니라 삶에서 쓰이는 라이프스킬에도 아주 중요하거든.

 

마음의 욕구와 라이프스킬전이

배 사범: 혹시 마음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지도전략(역량)이라는 것은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 세 가지 조건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임 교수: 그렇지. 그게 바로 내가 말하고 싶은 거야. 세 가지 조건들을 만족시킴으로써 수련생들의 라이프스킬 전이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 나는 태권도장에서 사범들이 이 원리만 잘 지켜도 수련생들이 태권도에서 배운 가치를 삶에서 써먹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

배 사범: 마음의 욕구는 이해했는데 세 가지 조건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새 잊어버렸네요. 첫 번째 조건이 뭐였죠?

 

임 교수: 그렇지 않아도 세 가지 조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지도전략들을 설명해주려던 참이야. 첫 번째는 ‘자결성’이라는 개념이었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로부터 통제받고 억압받는 것을 원치 않아. 게다가 스스로 선택한 행동이 누군가 강제로 시킨 행동보다 훨씬 효율적이지.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실험 결과 하나를 들려줄게.

 


Deci라는 학자는 인간의 동기(motivation)를 실험하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각각 ‘Soma’라는 퍼즐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때 한 집단에는 퀴즈를 풀 때마다 1불짜리 보상을 제공하였고, 다른 집단에는 어떤 보상도 제공하지 않았다. 연구결과, 보상을 받은 그룹보다 보상을 받지 않는 그룹의 과제수행력이 더 높았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과제 성과에 대한 보상을 받을 때 결과가 더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이들은 단지 Soma라는 퍼즐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참여와 수행력을 보인 것이다.


 

임 교수: 이 실험을 보고 뭔가 느껴지는 바가 있지 않니? 지금 태권도장에서는 수련생들에게 포인트와 비슷한 개념의 보상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라이프스킬 교육에 있어서 보조 장치로 쓰일 뿐, 핵심적인 방법은 아니야. 올바른 행동에 대해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도 수련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훨씬 큰 교육적 효과를 볼 수 있어.

 

배 사범: 흠... 정말 당연한 이야기지만 교수님께 그렇게 듣고 보니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네요. 핵심은 수련생들이 스스로 원해서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임 교수: 그걸 바로 ‘내적동기 intrinsic motivation’라고 불러. 왜 이런 말이 있잖아?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Soma 퍼즐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도 보상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냥 재밌어서 퍼즐을 풀어나갔던 사람들에 비해 능률이 떨어졌지. 이건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야. 태권도 교육도 마찬가지야. 그저 태권도가 재밌어서 오는 수련생들은 장기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학습태도도 좋을 가능성이 높지.

 

배 사범: 맞아요. 제 도장에도 그런 아이들이 몇 명 있는데 확실히 눈빛부터 달라요. 태도도 좋고 태권도 실력도 좋아요.

 

임 교수: 그럼 당연하지. 라이프스킬의 전이도 바로 그런 자율성이 중요한 거야. 왜냐하면 라이프스킬 발달을 위해 스스로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필요 하거든. 만약 수련생들의 강력한 내적동기가 없다면 라이프스킬의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

 

배 사범: 그런데 문제는 이런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문제네요. 알고 계시겠지만, 태권도장에서 사범은 한 명이나 두 명인데 수련생은 수 십 명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사범들이 수련생들의 자율성을 만족시키기란 어렵지 않을까요?

 

임 교수: 현장 전문가답게 바로 핵심을 짚었어. 사실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야. 그건 사범의 코칭능력에 따라서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 우선 코칭에 관해서는 마음의 욕구라는 주제를 마치고 나서 다시 이야기할게.

 

<임 교수와 배 사범의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글 = 임태희, 배준수, 윤미선, 양윤경 ㅣ tkdym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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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 배준수, 윤미선, 양윤경
- 한국스포츠과학원 KASS(Korea Academy of Sport Science) 
-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Value)를 쉽고(Easy) 간편하게(Simple)!!
- 눈에 보이지 않고 도달하기 어려웠던 인성교육을 연습을 통해 삶에 실천할 수 있도록 이론과 체계를 갖춘 인성 콘텐츠를 현장에 제공하여 실천 인성교육으로 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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