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도쿄 올림픽 살았지만, 대회 운영은 IOC가… 왜?


  

복싱, 도쿄 2020올림픽 퇴출위기서 기사회생… 예선전과 대회는 IOC가 직접 주관키로

지난해 11월 AIBA 문제를 다룬 IOC 집행위원회 회의 장면. (사진=IOC)

2020 도쿄 올림픽 정식종목인 ‘복싱’이 이를 주관하는 국제복싱연맹(AIBA)의 잇따른 문제로 퇴출 외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났다.

 

대신 ‘복싱’ 경기 주관을 국제경기단체(IF)인 ‘국제복싱연맹(AIBA)’이 아닌,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가 직접 주관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IOC는 AIBA를 올림픽 주관 국제연맹 타이틀을 박탈 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AIBA는 2020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대회운영과 본선 출전권 획득 과정에 개입할 수 없다. 쉽게 말해 ‘사고단체’로 규정, IOC가 모두 관리감독을 하겠다는 것이다.

 

AIBA는 앞서 재정난과 심판비리, 마약 범죄자 출신 회장 추대 등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AIBA는 최근까지 원래대로 주관단체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IOC는 거절한 셈이다.

 

IOC는 2020 도쿄 올림픽 복싱 종목을 AIBA 대신 국제체조연맹(FIG) 모리나리 와타나베 회장(IOC위원, 일본)을 의장으로 올림픽 출전 자격 제도를 관리한다.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될 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대회를 전담하게 된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AIBA가 IOC조사위원회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집행위원회 판결을 지체할 수 없었고, 도쿄 2020 복싱 경기는 IOC 집행위원회가 세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복싱연맹 로고

 

앞서 IOC조사위원회는 지난 6개월간 AIBA 재정난과 심판비리, 마약 범죄자 출신의 회장 추대 등 관련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관련 내용을 IOC 집행위원회에 보고서로 제출했다.

 

이를 토대로 집행위는 현 AIBA 체계는 올림픽 헌장과 IOC 윤리규약에 부합하지 않기에 이는 IOC와 올림픽 무브먼트의 명성에 타격을 입힌다고 주장했다.

 

또한, 작년 11월 AIBA 임시 회장으로 선정된 우즈베키스탄 출신 가푸르 라히모프(Gafur Rakhimov)는 미국 재무부의 마약 범죄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로 “우즈베키스탄 주요 범죄자 중 하나”로 구분, 제재 대상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그가 당선되자 AIBA 조사 착수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후 지난 3월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그의 입지로 AIBA가 미국 단체 및 관계자들과 협업함에 있어 차질을 빚는 것이 IOC 집행위원회 판결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픽 무대가 꿈인 복서들에게는 천만대행이다. IOC가 작년 연말까지만 하더라도 퇴출을 심각하게 고려했으나 퇴출 카드를 쓰지 않은 것은 오로지 복서들 때문이다.

 

당시 IOC 킷 매코널 스포츠국장은 “2020 도쿄올림픽 33개 종목 중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예선전을 승인받지 못한 종목은 복싱이 유일하다. IOC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어떠한 예선전도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IOC는 선수를 보호하고 도쿄 올림픽에서도 전통적인 올림픽 종목인 복싱이 열릴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초로 AIBA가 아닌 IOC 주관으로 올림픽 복싱 경기를 치를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결국 그 예고대로 이뤄진 셈이다.

 

바흐 위원장은 AIBA가 복권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AIBA는 “IOC의 판결을 접했으며, 별도 발언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미래에 IOC와의 협업을 기대한다”고 전달했다.

 

한편, 이번 IOC의 최종 결정에 앞서 IOC 조사위원회는 지난 20일 AIBA와 미팅을 가졌다. AIBA는 이 미팅에서 기존에 지적받은 재정, 운영, 심판 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개선을 이루었으며, 지속가능성을 위한 평가 방식을 도입했음을 면밀히 강조했다.

 

AIBA의 회장 Mohamed Moustahsane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으며, AIBA가 올림픽 복싱 대회의 주관단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결국 IOC 전담그룹에게 도쿄 2020 복싱 주관단체 자리를 내어주는 수모를 겪게 됐다.

 

(자료제공 =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ISF)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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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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