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철 칼럼] 우리는 '중퇴' 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가?


  

[정준철의 태권도 바로가기] 작은 울림을 통해 올바른 태권도장을 꿈꾼다.

우연히 TV를 보던 중 슈퍼밴드라는 프로를 보았다.

 

각각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함께 합을 맞출 수 있는 사람과 밴드를 꾸리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들의 열정은 놀라웠고,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노력 역시 대단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대학교 중퇴자들이 많았다. 줄리어드 음대 중퇴, 한예종 중퇴, 독일 뮌헨 음대 중퇴 등 우리가 보편적으로 선망하는 대학들이었다.

 

그들은 왜 '중퇴'를 결심했을까?

 

그들에게 음악이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닌 자아 만족을 채우는 도구였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가치 앞에 중퇴를 외쳤을지 모른다. 그중 유난히 내 시선을 사로잡는 참가자가 있었다.

 

이나우 참가자는 독일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독일에서 대학을 다닌다. 그리고 그의 연주가 끝나자 심사위원이 이런 질문을 한다

 

“만약 당신이 합격한다면 지금 다니는 대학을 그만두어야 하는데, 가능한가요?”

 

이나우는 대답한다.
“무대에 설 수만 있다면 지금 다니는 학교 역시 관둘 것이다”

 

이나우는 인터스텔라 OST중 First step을 연주한다.

우주는 지구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모든 것이 모여있다.

칠흑같이 어둡고 고독하고 외로운 우주를 담고자 만든 음악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절대적이었다. 지구에서 사는 한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이다. 그래서 자식을 남겨두고 저 광활한 시간으로 두고 간 것이다.

 

이런 감정을 경험하지 않고서 이런 상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지구에 존재하는 한 ‘자식’, ‘부모’, ‘우정’ 같은 단어 앞에서 누구라도 숙연해지지만, 어쩌면 우주는 그것들을 넘어설지 모른다. 우리는 그런 세계에 갈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 나조차도 망설여진다. 그것은 중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중퇴 이후는 미지의 영역이다.

 

태권도인은 중퇴할 수 있는가?

 

아침 차량을 관두고, 본질과 빗겨나간 서비스를 관두고, 경쟁 도장을 비판하길 관두고, 오직 자신이 추구하는 교육관을 실현하기 위해 이제껏 했던 모든 것을 그만둘 수는 없는가?

 

그래서 무도인으로 거듭날 수는 없는가? 쉽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조차도 저들 앞에서 부끄러웠다. 저런 신념 앞에 돈이나 추구하는 우리의 삶이 가여웠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 앞에 언제쯤 결단하여 저 젊은 예술가처럼 다니던 대학을 포기하고, 태권도인으로서의 저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기 위해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우리가 지구를 포기하는 순간 우주를 경험하듯이 우리가 돈을 포기하는 순간 태권도인으로서 가장 가치 있는 모습으로 존재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간은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지 모른다. 우리는 주어진 삶을 견디면서 사는 게 아닐지 모른다. 그저 우리는 한 인간으로 태어나 하나의 씨앗이 되어 그 씨앗의 모양처럼 열매를 맺으면 되는 것이다.

 

태권도를 하는 순간 태권도로서 열매를 맺고 살았다면 어쩌면 방탄소년단처럼 태권도는 조금 더 유명해졌을지 모른다.

 

돈을 벌기 위해 음악을 만들지 않고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서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존재한 것처럼 태권도 역시 어쩌면 지금의 ‘부’보다 더 큰 ‘부’를 축적했을지 모르는데 우리는 미리 겁먹고 태권도 대신에 본질과 빗겨나간 서비스를 선택한건지 모른다.

 

우리는 중퇴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너무 늦은 질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태권도를 하면서 흘리는 땀 한 방울이 소중하다.
 

땀 한 방울이 황홀하다
 

그것이 인생을 지배하는 것이다.그것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좋겠다.
 

그거면 충분하다.

흐릿한 사진이지만 땀을 흘리고 좋아하는 아이들

 

[글 = 정준철 관장 ㅣbambe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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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철
긍휼태권도장 관장

브랜드발전소'등불'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TMP격파팀 소속
<도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긍휼태권도 #1인도장 #정준철 #수원태권도장 #인터스텔라 #슈퍼밴드 #올바른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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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고 있는 것들을 과감히 놓고 온전히 들어갈 우주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칼럼 잘 읽었습니다
    놓아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고민하고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제가 만나게 될 우주는 어떤 것일지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의 칼럼도 기대 됩니다

    2019-04-20 20:34: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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