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금의 난국은 태권도 패러다임의 혁신만이 극복할 수 있다!


  

하태은의 관점(Point of view) - 위기의 태권도장, 우리가 취해야할 자세

 

대한민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산부인과와 학교가 줄어가고, 태권도장에도 관원이 감소해 모든 비즈니스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2025년도에 국가 정책으로 시행할 “늘봄학교, 학교체육활성화 정책”이 실현화될 경우 앞으로 태권도계가 경영 면에서 더욱 힘들어지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나마 1980~2000년대 태권도 비즈니스의 황금기를 맞았던 사범들은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지금 도장을 시작하는 사범들에게는 앞으로 불황기가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어 안타까움만 더한다. 이러한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여러 가지 방책을 태권도협회와 단체가 마련하겠지만 필자는 나름 「태권도 패러다임(paradigm)의 혁신」이라는 한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솔직히 미국의 태권도 단체가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호황기를 맞고 있었던 것은 일부 도시의 경우 사범의 특출한 경영 철학과 경영체계를 구축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미국 전체에 영향을 미친 이유는 무엇보다도 태권도라는 동양 무도를 1세대 사범들로부터 수련해본 경험이 있는 학부모들이 태권도의 ‘자기 수양(self-discipline)’ 수련을 통해 아이들의 바른 정서와 행동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많은 스포츠를 가르치면서도 병행하여 자녀에게 태권도를 수련시켰기 때문이다. ‘태권의 도’라 할 수 있는 정신 교육의 하나인 자기 수양은 다른 스포츠 교육에서 할 수 없는 내용이다.

한국의 경우 저출산·고령화 시대로 인한 경영난은 학부모가 당장 아이를 많이 낳아 태권도장에 데리고 오지 않는 이상 태권도협회와 개인 도장의 지도자들로서는 어찌 해결할 방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다른 스포츠와의 차별화와 교육의 혁신을 통해 ‘태권도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학부모를 상대로 선 교육하여 태권도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가치성을 높이며 경영을 추진해 나간다면 현 난국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그 대책으로 MZ 세대의 학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양육 태도(parenting attitude)인 방임적(uninvolved), 독재적(authoritarian) 양육에 따른 아동의 정서·행동발달의 문제를 분석해 보면 묘책이 떠오를 것이다. 양육태도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의 질을 결정할 뿐 아니라 자녀의 지적, 정서적, 성격적 측면의 발달에 영향을 끼친다.

최근 한국 사회에 화제가 되는 것은 한 가정의 하나만의 자녀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정서·행동장애(Emotional and Behavior Disorder, EBD)”다. 예로, 요즘 채널 A에서 성황리에 방영하는 오은영 박사의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 ‘태권도 인성교육’이라는 콘텐츠(contents)로 재미를 봤던 지도자들은 이러한 아이의 정서 문제뿐만 아니라 ADHD, 자폐아들도 태권도 인성교육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학부모들을 상대로 설득하거나 광고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TV 프로그램을 보면 아이가 부모를 때리고 겁박하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폭행하는 아이를 몇 번의 심리상담(psychology consultation)과 교육 관리만으로 해결책(solution)이 될 수 있다고 방영하여 부모들을 현혹되게 만들고, 지도자들 역시 태권도 수련을 통해 어느 정도 치료에 도움이 되리라는 환상을 갖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의 23년간 신경발달장애아를 대상으로 태권도를 지도하며 임상 경험을 비춰봤을 때 이런 아이는 정서행동장애(EBD)가 아니라 ‘간헐적 폭발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IED)’, 또는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PD)’로 진단되어야 하고, 그에 따른 전문적인 정신의학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필자가 직접 지도했던 간헐적 폭발 장애(IED) 아동이다

TV 프로그램의 흥행을 위해 의도적인 편집처럼 몇 차례 심리상담과 교육만으론 절대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다. 간헐적 폭발 장애(IED)는 환자의 98%는 우울장애를, 43%는 불안장애를 동반한 분노와 관련된 감정 조절을 이성적으로 할 수 없는 상태이며, 간헐적인 공격 충동이 억제되지 않아 실제 주어진 자극의 정도를 넘어선 파괴 행동을 저지른다. 또한, 경계선 성격장애(BPD)는 관계, 자아상, 기분, 행동의 불안정성과 거절당하고 버려질 가능성에 대한 과민성의 패턴이 만연함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금쪽같은 내 새끼”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들처럼 심각한 중증 정신장애아의 경우 상당수는 장기간의 중재 노력이 필요하며,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장기간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상담심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심리적인 안정과 정신적인 자기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태권도 수련 처방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태권도는 신체와 정신 단련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신경심리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저출산으로 인한 한 가정의 한 명의 자녀를 위해 필요할 때 이용 가능한 ‘탄력적 돌봄’과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한 목적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늘봄학교, 학교체육활성화 정책”이 제기되고 있으나 한국 학부모의 높은 교육열의 특성상 태권도장의 교육 프로그램이 양육의 문제로 늘어나는 인성발달, 정서행동장애, ADHD, 자폐아 등의 신경발달장애아들까지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이 겸비되어있다면 일거양득(一擧兩得)으로 개인 태권도장에 자녀를 보낼 것이다.

 

학교 태권도 수련은 여권상 어차피 단체 기술 지도가 될 것이지만, 개인 도장은 개인별 맞춤 지도가 될 수 있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측이 가능한 것은 2022년 모 신문사의 통계 조사를 통해 보면 ‘학부모 10명 중 7명 이상, 가계 지출을 줄여도 사교육비는 안 줄인다.’는 것과 그 예로 ‘2021년도 사교육비 23.4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로 1인당 월평균 36.7만원 지출하여 전년(19조 4000억 원) 대비 4조 1000억 원(21%) 늘어났다.’ (서울 경제, 2022, 3, 11)는 기사를 통해 짐작 가능케 한다. 물론 전체적인 인구 감소로 인해 그 전처럼 많은 아이가 태권도장에 당장 입관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이 몇십 년, 몇백 년 갈 거라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태권도 교육 혁신을 통해 시도해 보는 것이다. 주의할 것은 자녀에게 고가의 사교육비를 드려 필요한 운동 종목 중의 하나만을 선별하여 가르치려는 MZ 세대 학부모들의 인식과 요구가 반영되어 태권도를 선별하여 자녀를 보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을 학교체육의 연장 목적과 집단 교육, 그리고 흥미 위주의 교육으로 일관한다면 문제 해결이 힘들 것이다.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특화된 아동 전문교육 태권도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여 지도함으로써 현 난국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의도적인 삶(Intentional life)을 살아가는 지도자”가 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필자의 6월 29일 자 칼럼을 보고 몇 지도자들이 태권도 수련을 통해 ADHD 아동을 지도하기가 어렵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누구도 「운동-신경심리학(EN, Exercise-Neuropsychology)」을 접한 적이 없고, 운동을 통한 신경발달장애 치료 분야를 연구한 지도자들이 없었기 때문에 외현적으로 나타나는 아이들의 행동유형만 보고 지도했기 때문이다.

 

또한, 필자가 연구만 한 학자이고 장애아를 가르쳐 본 경험이 없는 지도자로 오해하는 것 같은데 필자는 미국에서 23년간의 ADHD,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등의 신경발달장애아에게 태권도를 직접 지도하며 얻은 임상경험과 세계 각국의 선행연구된 신경심리학 논문과 자료들을 종합하여 개발된 운동-신경심리학(EN)을 기반으로 한 “TCD(태권도 인성발달) & TCS(태권도 임상보조)” 프로그램으로 미국 일리노이주 할림 교육청으로부터 인증받았고 (2011), 특수 체육지도자 자격을 받아 가르쳤으며, 국가자격 대한보건교육사회 (2017)와 서울시보건협회로부터 인증받았다. (2020) 차후 필자에게 유소년의 정서행동발달을 위한 태권도 프로그램을 설명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태권도장에서 문제아(교육하면 행동 수정이 가능한 아동)와 장애아(교육을 몇십 번 해도 수정이 안 되는 아동)를 어떻게 분류하고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소개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하태은 칼럼니스트 주요 이력]

하태은 원장

· 운동-신경심리학자

· 미국 「운동 신경심리학 연구원」 원장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 하태은 원장 = 미국운동신경심리학연구원 ㅣmasterhas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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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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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정훈

    저번 칼럼 댓글에서 말씀드린, ADHD 아동은 약물치료를 한 후 태권도장에 다니거나, 약물치료를 병행한후 태권도장에 다녀야한다는것에 필자께서 어느 정도는 수긍하신것으로 보이네요.

    본문의 내용 중에 간헐적 폭발 장애, 경계선 성격 장애는 전문적인 "정신의학 치료" 를 받아야 된다고 하셨는데, 저번에 말씀하신 내용과는 많이 다르네요.

    필자께서도 문제가 있는 아동은 먼저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된다고 인정을 하고 계시네요.

    저번 글과 전혀 앞, 뒤가 안맞습니다.

    본인이 지금 현혹을 하고 계시거나, 현혹을 당하고 계시는것 같은데요 ?

    ADHD 아동을 도장에 무조건 입관을 받아야 하고, 태권도로 치료를 할수가 있다는 환상을 갖고 계신건 본인 아니셨던가요?

    23년간 ADHD 아동을 지도만 해보신건지, 도장 운영도 23년간 해보신건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기네요.

    사범에게 다른 수련생들 지도하게끔 하고, 본인이 직접 문제 아동을 지도하신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현재 46년째 운영 중인 도장에서 14년간 아이들을 직접 지도해보았습니다.

    일선도장에서는 ADHD 아동을 입관받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릅니다.

    지도만 해본것과 도장 운영을 해본것과는 다릅니다.

    사범과 관장이 다른것처럼요.

    사범을 해보았다고해서, 도장에 대해 알 수 없는것은 알고 계시죠 ?

    사범은 나무를 보지만, 관장을 숲을 보죠.

    모 대학 태권도학과 교수도 그랬죠.

    자기는 사범도 해보았고, 다 해봐서 안다고.

    일선도장들에 대해서 비판하기를 태권도장에 태권도가 있어야 하는데, 왜 줄넘기와 태권체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수원 남* 도장에 방문해서 기념촬영 후, 도장이 이래야 된다는 늬앙스를 풍기는 글을 올린 것을 본 기억이 있네요.

    그걸 누가 모릅니까 ^^

    당연히 태권도장에 태권도가 있어야 되지.

    하지만, 저번에 말씀드린것처럼 태권체조와 줄넘기를 첨가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구요.

    일선도장들을 남* 도장과 같은 극 소수의 도장들과 비교할 바는 아닌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렇구요.

    현실적으로 도장에서 ADHD 아동을 지도할 수가 없는데, 태권도가 ADHD 아동을 치료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교육철학이나, 여러가지 부분에서 일선 지도자들을 본인보다 아래로 보시는것 같고, 비판을 많이 하시는것 같은데, 앞으로는 그러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태권도장은 자영업이며, 개인업입니다.

    마치, 월급쟁이 태권도학과 교수들이 자영업인 도장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것처럼.

    쉽게 말해서는 안되는 부분들이에요.

    아마, 책임감 없는 지도자들을 많이 보셔서 그러신것 같은데, 그 부분들도 일반화 하실 필요는 없으실것 같습니다.

    미국에 계시는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 도장들과 한국에 도장들에 대해 많이 말씀을 하시는데요.

    "도장" 이라는 같은 이름을 쓰면서도, 운영 방법이 모두 제 각각 다른게 도장입니다.

    지역적으로 다르고,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서도 도장에 모습은 지금까지 모두 다르게 변해 왔습니다.

    지도자에 따라서도 그렇구요.

    마치 태권도학과 교수들의 수업 방식이나, 전공이 모두 다 다른것처럼요.

    한국체대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신 경험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이제 막 학부 졸업해서 대학원 온 학생들이 멀 알겠습니까 ?

    강사가 맞다면 맞는줄 알고, 아니면 아닌줄 알고.

    강사 수업에 토 달면, 학점 안나온다고 생각하고, 조용히 있는거죠.

    또, 현장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할말도 없을것이구요.

    일단 수업시간에 교수, 강사 말에 이의를 제기하면 나쁜놈 취급 당하고, 학점 빵구 나는 분위기죠.

    도장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으니까, 저도 질문 한번 드려보겠습니다.

    한국체대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셨는데, 왜 교수로 임용이 안되시고, 강사로 강의만 하셨나요 ?

    대학원 강의를 들어갈 정도면, 석사학위 이상을 소지하고 계실텐데요.

    지금 운영하고 계시는 도장의 관원생들의 숫자는 어느정도인가요 ?

    순수익은 어떻게 되시나요 ?

    미국은 세금도 한국보다 높은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국체대 대학원에서 강의를 하는 동안의 도장 운영은 누가 하나요 ?

    이 질문들에 대해 필자의 개인적인 상황, 시스템적인 문제 등... 여러가지가 있겠죠 ?

    도장들 역시 그렇습니다.

    관장이 직접 ADHD 아동을 지도하는 동안, 나머지 수십명의 수련생들은 도대체 멀 하고 있어야 하고, 누가 지도해야 하는걸까요 ?

    학부모가 와서 지도해야 할까요 ?

    이러한 부분들 역시 현실적인 문제들이 따르는것입니다.

    참고 많이 하시구요.

    저도 MZ세대 입니다만, MZ세대 라고 해서 모두 방임적, 독재적 양육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일반화 하실 필요는 없을것 같구요.

    이상입니다.

    2023-08-03 11:17:3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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