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치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추진, 앞으로 과제는?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별도의 야외 및 비치 태권도의 공인 규정 보완 필요

최근 춘천 의암호 강변에 마련된 특별 무대에서 네 번째 비치 태권도가 열렸다. 낮과 달리 밤에는 화려한 조명과 LED 화면으로 멋있게 치러졌지만, 일반적으로 '비치 태권도'라고 했을때 다소 억지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028 LA 올림픽에 비치 태권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려면 경기장 주변 환경과 경기 운영 세부 지침이 현행보다 많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가 최근 막을 내린 ‘비치 태권도’를 2028 LA 올림픽에 기존 겨루기에 이어 추가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가 추가 종목이 신설된다는 것은 태권도계로 봐서는 매우 환영할 일이다. 다만, 그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올림픽 종목 추가는 전체 선수단 규모와 메달수 등을 조정해야 하는 만큼 굉장히 까다롭고 어렵다.

 

WT는 오랫동안 겨루기 종목 이외 품새와 남녀 혼성 단체전 등을 통해 최소 메달이지만 신규 종목을 늘리기 위해 IOC를 상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IOC가 올림픽 신규 종목이 이전과 분위기를 젊고, 역동적이게 바뀐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2020 도쿄 올림픽에 주최국 요청으로 가라테 이외 신규 종목으로 스포츠 클라이밍과 스케이드보드, 서핑 등이 추가됐다. 게다가 2024 파리 올림픽에는 ‘브레이크 댄스’ 등이 추가됐다. IOC 기조가 기성 스포츠 종목과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른 ‘익스트림 스포츠’로 변하고 있다.

 

게다가 ‘2028 LA 올림픽’은 개최지가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 유명한 캘리포니아 해변이 있는 곳이다. 기존 실내 종목이 아닌 대회 개최지 특성을 고려해 ‘비치 태권도’를 공략하면 대회 조직위원회가 이를 받아드릴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매스컴에 관심도 겨루기보다 더 조명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비치 태권도가 2028 LA 올림픽에 세부 종목 및 메달 추가 전략은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행 비치 태권도 대회가 수준 이상 규모와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4년 만에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의암호 강변 위 특별 수상무대에서 사흘간 치러진 비치 태권도는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아쉬움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참가 규모도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비치 태권도’라고 하기에 조금은 억지스러운 대회장 환경 때문에 많은 말들이 오고 갔다. ‘비치 태권도’라고 하면 당연히 해변과 모래를 떠올리게 하는데 강변에서 수상 무대에 올려놨으니 다양한 말들이 나올수밖에.

 

게다가 영상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대회가 개최되다 보니 오전과 낮 시간에는 강한 햇볕 탓에 매트에서 시연을 한 선수가 화상을 입는 등 정상적인 대회 운영이 어려워 저녁시간으로 일정을 급 변경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최악의 상황이 우려됐음에도 대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참가규모가 저조해 했기에 저녁 시간으로 옮겨서도 예선과 결선까지 모두 치를 수 있었다. 불행이 낳은 다행인 결과이다.

 

낮과 달리 선선해진 저녁 시간, 화려한 조명으로 변한 무대에 “생각보다, 멋있네!”, “저녁에는 할만하네” 등 애써 자기 체면으로 최악의 사태를 이해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따라서 이번 대회를 겪으면서 태권도가 실내가 아닌 실외 경기로서 ‘비치 태권도’로 정말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서라면 보다 구체적인 ‘대회 운영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야 한다.

 

대회 운영 가능한 시간, 시시각각 변하는 온도와 습도, 기상 변화, 야외 경기에 최적화된 공인 매트 기준 마련 등 다양한 경우를 대비한 지침 방안을 포함한 매뉴얼이 마련 되어야 한다. 또한 비치 태권도를 비롯한 야외 부상 방지를 위한 대회 ‘안전관리지침’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2016년 WT가 비치 태권도를 처음 시도하겠다고 했을 때만 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찬반 여론으로 태권도계가 크게 시끄러웠다. 그러나 2017년부터 내리 3년 개최되면서 태권도의 새로운 반전 매력에 그 논란을 사그라졌다. 격세지감이다.

 

이제 비치 태권도의 다음 단계는 올림픽 무대에 서도 손색없을 별도의 국제표준 경기규칙과 세부 지침 마련이다. 2028 LA 올림픽에서 태권도의 새로운 매력을 발산할 기회가 반드시 오기를 기대해 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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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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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그것도 좋지만은 태권도 올림픽 종목 체급 더 늘리는 데 힘써야 합니다. 지금 남녀 4체급씩 금메달 8개가 걸렸는데 올림픽 유도는 17개 금메달이 걸린 종목입니다. 올림픽 태권도도 체급을 더 추가해서 12개 이상 금메달이 걸린 올림픽 태권도로 거듭나야 합니다. 태권도는 세계화 됐고 올림픽에서 많은 나라들이 메달을 확보하고 있어요. 생애 첫 메달을 태권도로 얻는

    2023-08-29 10:53:3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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