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철 칼럼] 수타 중국집과 태권도장의 상관관계?


  

[정준철의 태권도 바로가기] 수련생이 많지 않아도 정직하게 운영되는 태권도장을 꿈꾼다.

내 인생에 있어 술을 가장 달게 마셨던 때는 대학 시절이다. 헌책방에서 쌓인 책 사이로 내리는 눈을 보면서, 먼지 쌓인 책들의 살결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던 노래들이 있었던 때다. 그리고 재원 형님과 '황진이'라는 이제는 볼 수 없는 술을 마셨던 때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본다. 이제는 술도 잘 마시지 않지만 아무리 좋은 안주가 있어도 그다지 즐겁지는 않다.

 

우리 동네에는 '신흥원'이라는 중국집이 있다. 간판 글씨도 세월의 흔적을 입어 첫사랑처럼 아련해 보인다. 이곳의 짬뽕 맛은 자극적이지가 않다. 건강한 느낌이 있다. 면발도 수타다.

 

생각해본다. 자극적이어야 모든 입맛에 기호를 충족시킬 텐데 짬뽕은 맛 이전에 당신의 허기를 채우면서 건강을 위해 먹는 거라고 나를 가르치는 것 같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도 수타로 면발을 뽑아낸다는 것은 주인장의 신념이라 본다.

방송인 백종원이 한번 뜨면 그곳 음식점은 대박이 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나는 백종원 음식을 대단히 맛있는 음식이라고는 평가하진 않는다. 음식은 맛 이전에 사람을 어루만지는 감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맛이란 대중적인 기호이고 나의 미각은 딱 나의 혀끝까지다.

 

나는 절벽도 너무 위태로워서 싫다. 딱 골목쯤에서 버티는 것들이 좋다. 그래서 딱 내 이웃 정도만 정을 나누면서 사는 게 좋다. 인파로 바글거리는 음식점 보다는 내게 미각의 즐거움보다는 훈계하듯 인생은 그렇게 사는 게 아니라고, 짬뽕은 그렇게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가르치는 것들이 좋다.

 

내 도장이 딱 이랬으면 좋겠다. 골목쯤에서, 태권도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목청 높이면서 딱 내 이웃 정도의 아이들만 책임지고 잘 가르치면 좋겠다. 돈의 굴레에서 잠시나마 해방되어 아이들을 올바른 사람으로 잘 빚어내고 싶다.

긍휼태권도장 정준철 관장은 <무카스 칼럼>에 정식 연재를 시작한다.

가끔이지만 이렇게 내 주변에 신념이라는 무게로 버티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다.

 

아직도 종종 저 별들이 어디서 빛나는지 모르겠다. 내 인생도 어디서 빛나는지 모르겠다. 많은 아이들이 바글 거리는 태권도장을 꿈꾼 적도 있지만 이제는 올바른 교육을 실천하는 도장들이 골목마다 자신의 분깃만큼만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의 자리에서 잘 견뎌내는 것이 최선이다. 과열된 욕심 탓에 많은 태권도장이 위태롭다. 속도위반이다.

 

무카스미디어는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금요일에 다양한 칼럼리스트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정준철의 태권도 바로가기]는 매월 첫째주, 셋째주 목요일에 공개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무카스 칼럼을 통해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주.


[글 = 정준철 사범 ㅣ bambe72@naver.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준철
긍휼태권도장 관장

브랜드발전소'등불'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TMP격파팀 소속
<도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정준철 #칼럼 #1인도장 #태권도 #수원 #긍휼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티오피

    욕심만 앞서면서 놓치고 있던 것을 다시 상기해봅니다. 좋은 메세지를 전달해주신 것 같은 글.....잘 읽었습니다.

    2019-04-24 21:11:36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태풍박사범

    돈의 굴레에서 잠시나마 해방되어 아이들을 올바른 사람으로 잘 빚어내고 싶다. .. 가슴에 묻히는 말입니다
    앞으로의 글들이 기다려집니다

    2019-04-06 01:14:06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100명도장

    신념이란 무게로 버텨온 일인입니다.
    20명에 시작해서 100명이 되었는데요.
    여러 사범님과 함께하지 않지만,
    한명의 사범님에게 아낌없이 남부럽지 않게 복지를 해주고 있습니다.
    오랜기간 도장을 운영해봐서 200~250명의 수련생과
    여러 사범님을 고용한 관장님들과의
    순수익은 대등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이제는 경쟁관계가 아니고 서로 좀 웃고. 배려하고.양보하고.
    그런날들이 왔으면..

    2019-04-05 01:24:38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구기완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계신 분!
    가슴에 울림이 있는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2019-04-04 16:21:59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수원

    보고 싶습니다.
    만나고 싶네요 ~

    2019-04-04 15:39:42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