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체’ 韓장애인 태권도, 2020 도쿄 앞두고 일취월장


  

김운용컵 장애인오픈대회서 금3, 은4, 동1개 획득… 선수단도 역대급 변화

2018 김운용컵 국제장애인태권도협회 남자 +75kg(K44) 금메달리스트인
주정훈(청) 선수의 경기 모습.

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비장애인 분야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세계 최강이지만, 장애인 부문은 정반대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선수 발굴과 육성이 강화되면서 나날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일. 88 서울올림픽 태권도 시범종목이 열렸던 장충체육관에서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 최초로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인 ‘2018 김운용컵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가 개최됐다.

 

한국 장애인 태권도는 안방서 열린 이 대회에 16명의 선수단이 파견돼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장애인태권도 10년 역사를 새롭게 썼다.

 

불과 3여년전만 하더라도 선수 조차 없었을 뿐만 아니라, 번듯한 훈련장, 전문 지도자, 훈련 예산 모든 게 없었다. 그러나 2020 도쿄 패럴림픽에 태권도가 정식종목 채택되고 장애인태권도협회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180도 다른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사)김운용스포츠위원회(위원장 김혜원)는 올해 김운용컵 국제태권도대회(조직위원장 이동섭)를 준비함에 있어 故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석부위원장의 태권도 발전에 대한 뜻을 기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리는 국제대회로 대회를 마련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을 통해 세계랭킹 G1등급의 대회로 승인을 얻었고, 태권도 종주국에서 열리는 첫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가 됐다.

 

때마침 7월 폴리네시아에서 개최하기로 한 오세아니아 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가 선수 참가 저조로 인해 취소되면서 올해 김운용컵 대회는 G4등급으로 승격되어 진행됐다.

 

8월 1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김운용컵 국제태권도대회에는 총 14개국 79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총 16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2009년 첫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 단 한 명의 선수밖에 출전시킬 수 없었던 태권도 종주국이 10년 만에 16명이라는 대규모 선수단을 참가시킬 수 있게 된 것.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국제대회 참가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앞서 지난 5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장애인태권도 역사상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따낸 김황태(인천광역시장애인태권도협회)를 비롯해 아시아대회 동메달리스트 유병훈(우석대학교)과 주정훈(경상남도장애인태권도협회)이 이번 대회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장애인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8년 만에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세계대회 동메달리스트 김현(서울특별시장애인태권도협회)과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한 이은재(서울특별시장애인태권도협회), 박수혁(서울특별시장애인태권도협회)과 2015년부터 꾸준히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해온 김명환(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태권도협회)가 은메달, 아시아대회 동메달리스트인 나형윤(가평군장애인체육회)이 동메달을 보태며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선수를 시상대에 올렸다.

 

이런 성적이 놀라운 이유는 그동안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장애인태권도에 무관심해 왔기 때문이다.

 

한국 내 장애인태권도의 보급과 활성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KTAD)가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소속으로 지난 2009년부터 존재 했지만, 이름만 유지할 뿐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아 현실적인 장애인태권도의 발전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보니 지난 2009년 WT의 첫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장애인태권도 1세대 한국현 선수는 협회가 아닌 지인의 도움을 얻어 간신히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선수발굴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2016년까지 WT의 장애인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선수가 불과 2~3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2017년 장용갑 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선수 발굴과 육성을 중점으로 경기단체로서의 목적 사업에 충실하게 됐고, 행정적으로도 객관적이고 투명한 운영체계를 잡아가면서 대외적인 신뢰도도 높아졌다.

 

협회가 변화를 하면서 2017년 한국이 지난 2009년 첫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8년 만에 세계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게 됨으로써 증명되기 시작했다.

 

태권도 종주국에서 열린 최초의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인 2018 김운용컵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지난 5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한국 장애인태권도 사상 국제대회 첫 금메달과 은메달, 역대 최고 성적이라는 기록을 세우는 원동력이 됐다.

 

게다가 이번 김운용컵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로 국제대회 최고 성적을 갱신했다. 선수단 규모도 선수 16명을 참가시키면서 역대 국제대회 참가 최대인원을 기록했다.

 

KTAD 장용갑 회장은 “태권도는 대한민국 국기로 수십 년간 정부의 지원아래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지만, 정작 태권도의 미래 가치인 장애인태권도는 정부의 무관심과 배척 속에 10년이라는 허송세월을 보내왔다”면서 “우리 협회 임원들은 장애인태권도가 전 세계 어떠한 스포츠 종목도 주지 못한 감동과 세계인의 미래 삶의 가치를 변화시키는데 큰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종주국으로서 장애인태권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이 무거운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를 믿고 잘 따라주는 선수들이 있어 힘들지만 함께 손을 잡고 잘 나아갈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2년 전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주전 선수 한 명이라도 내보낼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바닥이었던 한국. 그 기적의 드라마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하다.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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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예선

    2020 도쿄 패럴림픽을 위해 한걸음더 다가간 대회였습니다
    앞으로 있을 대회에 좋은 성적을 거둬 좋은소식을 전하겠습니다

    2018-08-13 20:21:2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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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

    대단하십니다. 탈도많고 말도많은 많은 단체들 중에 유일하게 청렴한 협회와 노력하는 선수들인것 같네요
    2020년 도쿄패럴림픽에서도 기대합니다.

    2018-08-13 19:59:4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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