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찬 관장일기] 선배(先輩)는 아름다운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신나무 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일기 10 - “선배”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잘 키울 수 있는 최고의 자양분

관장일기를 연재하는 수원 신나무태권도 이동찬 관장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흰 띠를 매고 태권도복을 입으며 미트 차기에 즐거워했던 시절. 벌써 30년이 넘었다. 긴 세월 동안 잠시 태권도와 떨어져 있기도 했으며, 너무 미쳐있던 시절도 있었다.

 

젊은 시절 배움에 목말라 무엇이든 배워보려 노력해보기도 하고, 생각 없이 놀러 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면서 태권도의 관계자, 선배와 후배, 친구 등 여러 관계된 사람들과 친분을 맺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끈끈한 정을 느끼며 함께 힘이 되어 살아가는 친구도 여러 명이 있다.

 

어느 여유 있는 날, 오전에 동네를 산책하며 새소리, 물소리, 사람 소리에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걷고 있는데 길에 있는 볼록 거울이 눈에 띄었다.

 

그 속엔 내가 있었다. 그리고 내 뒤에 길이 보였으며, 볼록 거울에서 눈을 떼자 앞에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였다.”

 

앞뒤에 펼쳐진 길을 돌이켜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지금까지 태권도장을 운영해 온 게 나만의 노력이었을까? 그러면서 지난 30년의 세월이 단 몇 초간 흘렀다.

 

태권도라는 종목을 만들어낸 사람의 노력, “태권도장을 세워 나를 등록시켜준 관장님의 노력, “사범으로서 나를 지도해주신 여러 사범님의 노력, 대학교에 들어가 나를 졸업시켜주신 교수님들의 노력, 학교생활 중에 만난 선·후배·친구·지인과의 인연, 졸업 후 나를 취직시켜준 선배의 노력, 도장을 경영하는데 심적·물적인 배려를 해주신 여러분들의 노력, 지금도 나를 응원해주고 계신 분들의 노력 등 정말 나 혼자 이루어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끔 자신이 다 이루어낸 양 거만한 자태를 보인다. 그리고 하나의 티끌을 트집 잡아 노력의 결과보다는 이득의 결과에 집착하며, 어느덧 머릿속엔 상대에 대한 배려와 미덕은 사라진다.

 

제자에게는 예의, 문무겸비, 실천, 도덕을 강조하면서 경쟁 관계에 들어서면 자신의 이득에 대해서는 교육신념에 대한 생각을 지우게 되는 꼴이다. 

 

선배

같은 분야에서, 지위나 나이ㆍ학예(學藝) 따위가 자기보다 많거나 앞선 사람.

선배先輩

고구려 시대에는 골품제도로 높은 벼슬이 가능치 않았는데, 오직 “선배(先輩)”의 단체는 귀천 없이 학문과 무술로 자신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일단 선배가 되고 나면 국가에서 녹(祿)을 주어 처자를 먹여 살려주어 가정의 대소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게 하고, 선배가 된 자는 각각 대오(隊伍)를 나누어 한 집에서 자고, 한자리에서 먹고, 앉으면 고사(故事)를 이야기하거나 산수(山水)를 탐험하거나, 성곽을 쌓거나, 도로를 닦거나, 군중을 위하여 강습(講習)하거나 하여, 자신의 한 몸을 사회와 국가에 바쳐어떤 어려움과 고생도 사양하지 않는다. 전쟁이 일어나면 선배들을 전부 모아 스스로 일단(一團)을 조직하여 전쟁터로 달려 나갔다.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전사(戰死) 할 것을 작정하여, 죽어 돌아오는 자는 인민들이 이를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는 자와 같이 영광의 행운을 누리는 자들로 대했고, 패하여 물러난 자들을 보고는 그들에게 침을 뱉었다. 그리하여 전쟁터에서 “가장 용감한 것은 선배(先輩)”였다.

[출처] 고구려의 선배제도|작성자 봄내

선배가 무엇인지 사전적 의미와 고전적 의미를 살짝 꺼내어 보자.

 

나는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조금씩이나마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조력자가 되자이다.

 

내가 선배들이 뿌려 놓은 태권도장이라는 선물로 생업을 이루며 아름답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듯이 내 뒤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무 그늘 같은 그늘을 만들어 그들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한민국에서 태권도장이라는 직업으로 삶은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태권도는 그 자체가 크나큰 선물이며, 평생 갚아 나가야 할 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빚은 후배들에게 갚아야 할 의무이자 사명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 KTA 교육 강사로서 수년간 헌신하고 계신 모두가 그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듯이 말이다.

KTA 도장박람회에서 강사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태권도장의 선배는 대한민국의 희망을 잘 키울 수 있는 최고의 자양분이라 생각한다. 몇몇 어두운 면을 태권도 전체라 생각 말고(그러려면 우선 보고 배워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

 

그 기준은 이라 부른다. 바른 것이라면 배우고 가져야 하며, 아니라면 과감히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밝은 면만을 본받고 되새겨 대한민국 태권도장의 지도자로서 장인의 손길로 세계 어느 곳에 나가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넓은 그릇으로 빚어 나가려 노력해야 한다.

 

물론 나 하나의 힘으로써는 매우 미약하겠지만, 그동안 10회에 걸쳐 글을 읽고, 응원해주신 분들처럼 생각이 바뀌어 나간다면 아마 몇 년, 몇 십 년 후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또한 모든 이해의 시작은 내 안에서부터이며 내 가족, 내 직장, 내 주변으로부터 이해시켜 나아가 우리가 하나라는 믿음 된 모습이 보일 것이라 기대한다.

 

이것은 신나무 태권도이 추구하는 人正多의 마음과도 같으며, 소중한 한 바가지의 마중물과 같은 역할이 되어 대한민국 태권도 지도자가 하나 되어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지금까지 10회에 걸쳐 태권도장 분야에 종사하면서 개인적 소견으로 생각하고 있던 생각들을 다소 두서없이 서술해 보았습니다. 미흡하지만 마지막 회까지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리며, 대한민국 태권도장의 향기가 세계인의 마음속에 깊게 스며들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무카스미디어는 일선 태권도장 사범과 관장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 신나무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의 관장일기와 매주 목요일 이 도장 이유빈 사범의 사범일기를 약 10주간 연재 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관장과 사범의 일기를 통하여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주.

 

[글. 이동찬 관장 | 신나무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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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용

    이동찬관장님 글을 읽으면서
    지도자 사범님으로써 자존감을 키워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도장에서 사범님이란 어떤존재인지, 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사범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2018-07-05 13:17:04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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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철

    마라톤 연재 감사드립니다. 글자 하나하나에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어 후배로서 큰 귀감이 되었고 도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고민하면서 마침표를 찍지 않는 행보 응원합니다. 앞으로 더 큰 무대에서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2018-07-05 11:28:03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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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지한김사범

    다시한번 글들을 읽어보며, 읽는 이들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공감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단지 이동찬 당신이니까 가능한 일, 또는 그 여건이라 가능한 방법으로 치부하지 않기 바랍니다. 더 건강한 태권도 문화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일들을 이야기 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

    2018-07-05 10:51:2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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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기덕

    고생많으셨습니다. 경험치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도 우리 이동찬 강사님은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셔서 많은 긍정적인 메세지를 주신 것 같아요. 마지막이 아닌 여정이 계속되길 희망합니다. 무카스에도 감사함을 표합니다.

    2018-07-04 20:59:52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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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병철

    좋은글 감사합니다. 10회 동안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기억하고 되세기면서 도장에서 생활하겠습니다.

    2018-07-04 20:50:3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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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택주

    10번째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전 행복했지만 이동찬 관장님 글귀를 보면서 지난 날에 나를 다시 보게 되고 많은걸 느끼고 배운것 같습니다.
    늘 지금처럼 많은 후배ㆍ제자들을 위해서 힘 써주시기 바랍니다.
    이동찬 관장님 화이팅~~~^^

    2018-07-04 20:18:0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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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원장

    현장의 소중한 정보를 글로 만나게 되어 일선 지도자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후학들에게 사범의 가치에 대해 전달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감사말씀드립니다.

    2018-07-04 19:31:4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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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BTTKD

    10번의 연재를 통해 태권도 관장이기 전에 태권도인으로 선배로 후배로 갖추어야할 마음가짐과 저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동찬 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오느덧 중년으로 선배의 위치에 있는 나 자신이 선배로서의 위치에서 있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 해야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8-07-04 19:12:5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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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형철

    그동안 좋은 글로 많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멋진 모습으로 또 앞서며 뒤에 후배들을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걸 알려주시고 멋진 신나무태권도장이 오래오래 태권도장의 본이 되어 많은 이들이 배울수 있는공간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2018-07-04 11:59:0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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