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찬 관장일기] 나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
발행일자 : 2018-06-12 08:50:28
수정일자 : 2018-06-12 18:06:28
신나무 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일기 8-지도자에게는 가장 무서운 적이 늘 내 몸 안에 있다. 바로 ‘나’인 것이다.
날씨 좋은 어느 날 일이 있어서 조금 늦게 출근하는 날이었다.
공기도 좋고 햇볕도 따뜻해서 창문을 열고 서울 어느 동네를 지나고 있었다.
역시 대한민국 태권도장의 차들은 운행하러 다니기에 분주했고, 아이들을 소중히 다루는 모습도 매우 보기 좋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경험을 한 번씩은 해 보았을 것이다.
차량운행을 하면서 학부모가 마치 태권도장 차량을 택시 부르듯 시도 때도 없이 원하는 위치로 바꾸는 행위, 비나 눈이 오는 날 차량 시간 조금 늦었다며 호통을 치는 사람, 집 앞까지 인솔을 부탁하는 사람, 유치원에 도착하니 기사처럼 대하는 사람, 자신의 아이 학원 시간 늦는다며 코스도 무시한 채 먼저 내리기를 요구하는 사람, 너무 잦은 시간 변경 탓에 깜빡하고 도착이 늦은 날 소나기 퍼붓듯 불편함을 내비치는 사람 등
그럴 때면 '스승으로서 내가 이걸 해야 하나? 내가 운전기사인가?' 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쳐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요즘은 업무가 너무 바쁘고, 편의 때문에 도장 안에서 지도자가 도복을 제대로 입지 않는 경우를 영상과 실제로 자주 접한다. 이런 태도는 누가 보아도 사범이기보다는 일하는 사람으로 스스로 인정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도복은 의사의 가운처럼 존경받아야 할 대상이 입는 예복인데 스스로가 부정하는 상황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화장실을 가면서 띠를 목에 두르고 슬리퍼를 끌고 가는데 마주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를 존경할 수 있겠는가?
제자들에게는 인성을 강조하고 교육에 중점을 두면서 제자들 앞에서 관장이 사범에게 반말과 아이들 앞에서 면박을 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본 제자들이 과연 사범에게 존경심을 가질 수 있는가?
제자들이 없는 곳에서는 개인 일정이 바쁘니 빨간 신호에 빨리 지나고, 도장 앞 횡단보도의 적색 신호등도 빨리 건너고, 담배를 피운 뒤 깨끗하게 구석구석 꽁초를 숨긴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지도자라는 직업은 일상생활 모습과 업무영역에서 다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도자가 제자 및 부모들에게 존경받기를 바란다면 존중받을 권리를 다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초창기에 나는 가르쳤던 한 제자를 좋은 실력으로 만들어 시합을 출전하기도 하였고, 그 아이가 도장에서 시범도 보이며 수련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작스레 학업 관계로 운동을 접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비슷한 경우들이 또 있었는데 이사를 하거나 집안 사정으로 운동을 멈추는 일 등이 발생하여 아주 맥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럴 때마다 많은 고민이 생기고, 도대체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조언해주는 선배들 또한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잊으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래도 왠지 분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지도해주었는데 이런 식으로···.' 마음속이 어지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교수님과 식사 자리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현재 내가 힘들어하는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교수님께서는 내 이야기를 듣고 바로 답변을 해주셨다.
"기대와 보답을 크게 바라며 교육보다는 보상에 눈이 먼다. 네가 제자들을 지도하면서 무언가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하여 보답받지 못해서 실망하는 거다. 따라서 네가 자신을 진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면 이득을 바라지 마라".
누군가 내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 듯했다. 나는 스스로를 지도자라 생각하고 그것을 이야기하면서 최후에 어떤 방법에서든 보답을 바라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에게 기술도 빠르게 가르치고, 결과도 좋게 만들어서 실력으로든 결과적으로든 어떠한 형식의 보상을 받으려 했다.
이것들을 얻기 위해 만족을 하고 또 지도해왔던 것이었다. ‘아차! 교육을 이야기하던 내가 지금까지 순수하지 못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니’ 정말 부끄러움에 수치스럽기도 했다. 그 후부터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을 바꾸기 시작하였다.
좀 더 느리고 여유를 가지고 변화하며, 당장 많은 내용보다는 천천히 가치를 전달하자는 생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스승은 제자에게는 뿌리가 되어야 하며, 지역에서는 상징적인 나무가 되어야 하며, 튼튼한 가지에서 농익은 열매를 얻을 수 있도록 시간을 가지고 햇볕과 바람을 기다려야 한다.
지도는 보상보다는 바램하고, 너그럽게 여유로운 장인정신을 지녀야 훌륭한 사범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을 다듬어 사범에게도 조언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외적으로 보이는 품행 ‘복장, 언어, 행동, 지도’에 있어서 모범이 되어야 하는 당연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사실 요즘 심사장과 시합장을 잘 찾지 않으려 한다. 왜냐면 주변에서 그런 지도자의 형태를 너무도 많이 보기 때문에 옆에서 듣고 있으면 마치 나 자신이 스스로 욕을 먹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합에 나가서 몇몇 지도자는 아이가 못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면 ‘심판의 판정이 엉터리야. 실수를 했네.’라는 등의 변명을 늘어놓는다. 국기원 승품 심사장에 나가서 품새를 틀리거나 자세가 좋지 않으면 ‘역시 안 되는 아이야, 긴장했나 보구나!’라는 등의 방어막을 만들기도 일수다.
내가 사범 시절 가장 조절이 어려웠던 부분도 ‘제자들에게 열심히 가르쳐 주었는데 왜 안 되지? 또 까먹었어? 정말 운동신경이 없는 아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 제자의 시작은 바로 ‘나’이다. 그러면 어떠한 결과가 나왔든 책임도 나의 몫인 것이다.
사범이라면 교육에 있어서 언제든 자신의 카멜레온처럼 바꿀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남을 속이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단점이 보인다면 언제든 바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자신의 그릇됨을 인정하고 올바름을 찾아서 발전적인 새로움을 찾아내자는 것이다.
사범에서 관장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가장 성공하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고정관념을 탈피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예전 나의 사범이 나에게 ‘관장님 예전에 하시던 것과는 많이 다르세요. 요즘 좀 바뀌신 것 같아요’라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예전에 주장하던 것과 달라서 실망했다는 이야기였지만 나는 너무 신났다. 내가 장점을 만들기 위해서 변화하고 있는 과정이 다른 사람에게도 보이는구나! 그럼 더 열심히 옳음을 위해서 바꾸어 보자.
지도자에게는 가장 무서운 적이 늘 내 몸 안에 있다. 바로 ‘나’인 것이다. 예전 나의 단점을 파악 못 하고 고집스럽게 유지하려 한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을 것이다. 태권도장의 진정한 지도자라면 자기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기회를 가져야 하며, 파악되었다면 과감히 단점을 버리는 용기를 선택해야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자신의 문제를 인정할 줄 아는 용기! 그를 통해 발전적인 미래를 제시할 줄 아는 지혜! 그것이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할 진정한 가르침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글. 이동찬 관장 | 신나무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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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변질에 대한 것이 확실 하다면 변화에 두려워 해서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관장님에 변화를 지켜보며 아... 그게 변화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네요^^
변질되지 않고 변화로 발전하시는 모습 잘 배워가겠습니다^^2018-06-14 15:02:1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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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때의 감동이 이어집니다^^*~♡
2018-06-13 11:55:5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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