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빈 사범일기] 사범이 생각하는 '지도자 연구일'의 가치


  

이유빈 사범일기 7 - 매월 둘째 주 금요일은 도장 문을 닫는다. 이날은 지도자 연구일이다.

[사범일기]를 연재하는 수원 신나무태권도 이유빈 사범

지금 내가 있는 도장은 매월 둘째 주 금요일은 문을 닫는다. 이날은 '지도자 연구일'이다.

 

관장님과 사범은 이날 도장은 문을 닫지만 쉬는 날은 아니다. 오히려 더욱 바쁜 날이다. 지도진은 다른 도장으로 탐방 가거나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세미나가 있으면 참석하기도 한다. 거리와 관계없이 배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처음 이곳에서 사범 생활을 시작했을 때 다른 도장에 가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우리 도장과는 다른 느낌, 다른 교육, 지도자의 스타일 등 새로운 모습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첫 사범 생활이라 부족했던 나의 지도법 중 보완해야 할 점 들을 찾아보고 배우려고 노력했다. 좋은 지도법이 있으면 메모했다가 다시 도장으로 돌아와 접목해 보고 내 스타일에 맞춰서 변형도 해보고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래서 항상 어떻게 풀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지 숙제였다. 그리고 여러 곳을 탐방 다니다 보니 생각의 범위도 더 넓어졌다.

 

처음에는 지도법에 관한 고민을 많이 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중에 내 도장을 개관했을 때를 생각하게 되고 도장 경영 부분에도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도장 주변의 환경, 위치, 학구열 등 태권도장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다른 고민도 해보게 되었다. 솔직히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나는 태권도장을 할지 사범 생활에서 끝나고 또 다른 길을 걸을지 많은 고민을 했었다.

 

많은 젊은 사범님들도 이러한 고민을 해보셨을 거로 생각한다. 확고함이 없었던 나에게 도장을 해야겠단 확신이 들었던 날도, 지도자 연구일이었다. 그 날 방문했던 도장에서 수련생들이 태권도 하는 모습을 보니 감동이 밀려 왔다. 태권도가 이렇게 멋있고 매력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고 나도 내 제자들에게 감동 있는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많은 태권도 지도자들이 내 도장의 틀 안에서 항상 반복되는 일상과 패턴 속에 권태가 오거나 진부하단 생각이 많이 들 것이다. 이런 현상을 깨는 것은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다.

 

각자 만의 권태나, 슬럼프, 여러 힘든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우리 도장의 연구일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주기적으로 새로운 생각과 마음가짐을 이어 나가고 있다. 물론 사범이라면 당연히 세미나도 가고 싶고 탐방도 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말하고 도장을 빠지는 것은 눈치도 보일뿐더러 힘들 것이다. 관장님들도 평일을 빼고 움직인다는 것은 힘들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활동을 통해 무언가 교육에 보탬이 되고 그 의미가 전달된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아직은 배워야 할 게 많은 사범으로서 이런 기회를 주시는 이동찬 관장님께 항상 감사드린다.

 

사범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왜 이렇게 부족한 면이 많을까, 내 자질이 부족한 건가 그만한 그릇이 되지 못하는 걸까?' 수도 없이 나에게 질문했다. 그리고 유난히 수업이 잘 풀리지 않고 모든 게 꼬여버린 것 같은 '머피의 법칙;이 있는 그런 날은 내가 계속해서 태권도 교육을 할 수 있을지 많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우울하기도 했고, 갑자기 앉아 있다가 서러워서 눈물이 날 때도 있었다. 고향에서 떠나와 지방에서 고생하고 있는 내가 안쓰럽기도 했다.

 

많은 사범님도 이런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거로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이 계속되면 점점 나태해지고 권태가 찾아오고 수많은 고민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그러다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성공 할 수 있을까? 의문점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깨는 것은 지금 상황에 갇혀 있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다른 환경의 사람들도 만나보고 이야기 해 보고 듣는 것이다.

 

우리가 힐링이라는 것을 통해 또 힘을 얻고 살아가는 것처럼, 교육에도 힐링이 필요한 것 같다.

 

다른 도장을 탐방하는 것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흔쾌히 허락을 해주시고 문을 열어 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만, 태권도 후배들을 위해 마음의 문을 열어 주시는 타 도장 관장님들께도 항상 감사드린다. 서로서로 공유하고 나눠가며 태권도 발전에 힘쓰시는 사범님들 덕분에 태권도의 미래는 밝다고 본다. 그로 인해 사범들은 또 다른 희망을 품고 꿈을 키워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다음편에 계속).

 

무카스미디어는 일선 태권도장 사범과 관장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 신나무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의 관장일기와 매주 목요일 이 도장 이유빈 사범의 사범일기를 약 10주간 연재 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관장과 사범의 일기를 통하여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무카스>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기고, 연재, 제보는 press@mookas.com로 보내주세요. - 편집자주.

 

[글. 이유빈 사범 | 신나무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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