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찬 관장일기] 관장에게 오는 '권태기'를 격파하는 나만의 방법


  

신나무 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일기 1 - 관장도 권태기가 온다!

<관장일기>를 연재하는 수원 신나무태권도장 이동찬 관장

요즘 관장님들 도장은 편안하신가요?

 

저는, 가끔 편안치 않습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다 보면,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항상 같은 일상의 반복에 답답하고 떠나고 싶은 느낌이 정기적으로 느껴졌다. 이것이 권태(倦怠:어떤 일이나 상태에 시들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다.

 

태권도장에서 지도자에게 권태가 생기는 요인은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해본다. 

 

첫째. 갇혀있는 생활 속에서 배움의 연속이 없다. 그래서 더 새로울 것이 없다.

오늘도 내일도 이럴 것이고, 아마 모레도 그럴 수 있다. 나도 다른 누군가처럼 3~5년에 한 번씩은 '두뇌 정지 경험'을 느껴 보았고, 그럴 때마다 접고 싶은 생각이 나를 흔들었고 '왜 살고 있지?'라는 생각도 뇌리를 스쳤다.

 

둘째. 태권도장은 슈퍼맨(경영, 지도, 운전, 홍보, 상담 등) 관장님을 원한다.

내가 아니면 도장을 봐줄 사람이 없고, 타인이 나를 대신해 운영하기 어렵다.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가 어렵다. 만족감보다는 타인을 위한 배려 속에서 자존감을 잃고 지속해서 삶에 안주하다가 떠나고 싶지만, 막상 떠날 수가 없다. 왜냐면? 내가 슈퍼맨이 되어야 했기 때문에 지구를 지킬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셋째.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물론 무슨 대가만을 바라보며 운영해오지는 않았고, 제자에게 나의 열정을 보이지만 그 결과가 가까운 시일 내에 나타나지 않는다. 또 그것에 대한 보상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모두가 빨리 성공하기 위해 나를 버리고 '성공'이라는 단어를 택하기에 나타나는 당연함 아닐까?

 

잠시 생각해보자.

 

길을 걸어갈 때 마음이 급한 날에는 유난히 건너려는 신호등과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하지만 여유 있는 날에는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횡단보도 신호등 타이밍이 딱딱 맞아 떨어진다. 같은 시간이지만 여유를 가지고 사물을 바라보면 사물의 흐름도 여유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함께 바빠진다.

 

나는 권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공방에 가서 가구도 만들어보고, 사범에게 맡기고 생각 없이 돌아다녀 보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기도 하였으나 가슴 한쪽에 텅 빈듯한 마음을 꽉 채워주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멋진 태권도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돈에 대한 욕심을 조금 버려보자. '지도자를 타 도장보다 조금 더 보충하여 돈이 아닌 시간에 투자하고,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선물 받자.'라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성실히 운영해온 태권도장이라면 관장이 잠시 자리를 비운다고 해서 금세 주저앉지 않는다. 그것은 나만의 근심일 뿐이며, 지도진이 서로의 신뢰를 통해서 얼마든 단단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관장이 없는 경험과 시간이 또 하나의 경영을 배우고 책임감을 쌓아 나갈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도 운영자로서 알아야 한다. 내가 없다면 사범들이 더 좋아할 수 있으며, 내가 없는 시간에 신규수련생 등록이 더 많이 들어올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 우리 도장은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 신규수련생이 자주 들어왔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는지 웃프다.)

 

나는 빠르게 달리는 차 안에서 창밖 경치를 구경하는 걸 매우 좋아한다. 왜냐면 시속 100KM가 넘는 차 안에서 도로 밑 점선을 바라보면 매우 빠르게 흘러가지만 먼 산을 바라볼 때는 정지된 듯 마음의 안정과 차분함을 가져다주기 그렇다. 그래서 가끔은 커피 한 잔을 싣고 창문을 열고 노래를 들으며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든다.

 

오랜 기간 운영으로 인하여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권태를 이겨내기 위해서 '휴가'라는 무기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래서 시간 날 때 캠핑이나 여행을 자주 가고, 3년 정도에 한 번 정도는 먼 곳으로의 장기 여행을 가고 있다.

 

갑자기 떠난 휴가는 나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주었고, 단기 휴가는 달콤한 마음의 향기를 선물해주었고, 장기 휴가는 내가 오랫동안 지도할 수 있는 영양분이 되어주었고, 정기적인 태권도장의 지도자 연구일(매월 둘째 주 금요일을 휴관하는 방법)은 내 두 번째 심장을 깨워서 다시 뛰게 해주었다.

 

결국, 성공이란 단어는 내가 자랑스럽게 우뚝 서기 위함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나에게 얼마나 관대한가? 그리고 나를 위한 적절한 보상의 시간을 통해 길고 굵게 태권도장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여러분은 열심히 도장을 경영하기 위해서 지금 자신에게 어떤 방법으로 보상하고 계시는가요? 자신의 스타일로 필요한 답을 찾아 또 다른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지도자가 되어 오랫동안 번창하는 태권도장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무카스미디어는 일선 태권도장 사범과 관장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 신나무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의 관장일기와 매주 목요일 이 도장 이유빈 사범의 사범일기를 약 10주간 연재 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관장과 사범의 일기를 통하여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주.

 

[글. 이동찬 관장 | 신나무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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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무

    공감이 많이 되는 글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18-04-26 19:29:56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강장원

    가슴에 와닫는 이야기입니다.
    정독해서 읽으니 서서히 권태가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18-04-26 09:47:02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우세훈

    많은 관장님 들께서 동감하고 위로 받고
    그래서 또 다시 띠를 당겨 매는듯 합니다 ~~
    휴식과 노력은 치킨과 맥주처럼 늘 공존해야~^^

    2018-04-26 03:07:58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정준철

    옆에서 지켜보는 동료지만 항상 귀감이 되는 모습 감사합니다. 다음 칼럼 기대합니다^^

    2018-04-25 21:49:02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JBTTKD

    무카스에서 일선도장 지도자들을 위해 현장의 생동감있는 칼럼을 선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칼럼에 사범님들과 관장님들의 소소하지만 우리 지도자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들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일선 지도자들에게 힘이 되는 칼럼 기대합니다 ^^

    이동찬관장님과 이유빈사범님의 칼럼이 기다려집니다 ^^

    이동찬 관장님의 이번 칼럼 100% 공감합니다

    2018-04-25 17:42:5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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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호

    항상 좋은 강의 감사합니다
    늘 응원합니다^^

    2018-04-25 17:42:3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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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우

    큰 도움을 얻어갑니다. 한없이 지당하신 말씀이네요.

    2018-04-25 17:24: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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