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 첫 ‘방북(訪北) 시범’ 사실상 무산

  

ITF 평양 세계선수권조직위 “현 상황에서 WT시범단 방문은 적절하지 않아”

WT, “초청 대상인 ITF에 초청 가부 여부 질의 후 회신 기다리는 중”

 

지난 6월 무주에서 WT 조정원 총재와 ITF 장웅 명예총재(IOC위원), 리용선 총재가 함께 만찬행사에 입장을 하고 있다.


내달 방북을 추진했던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 평양시범이 무산 위기를 맞았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불안한 정세가 그 이유다.

 

초청을 해야 할 북측에서 사실상 초청 거부의사를 국제태권도연맹(총재 리용선, ITF)을 통해 WT에 입장을 전달했다. WT는 공식 초청 대상인 ITF 입장을 확인 후 방북 계획을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WT에 따르면, 지난 19일 ‘평양 ITF 세계선수권조직위원회’가 WTF 조정원 총재 앞으로 “현재 상황에서 WT 시범단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내용을 담은 매우 짧은 내용을 ITF를 통해 보내왔다.

 

이와 관련해 WT는 이튿날인 20일 ITF에 초청대상인 ITF가 직접 공식 입장을 해줄 것을 묻는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25일 현재까지 회신이 없는 상황. 게다가 평소 유무선 소통이 원활했던 김승환 사무총장과도 어떤 채널로도 연락이 끊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WT 핵심 관계자는 “평양 대회 조직위가 초청이 어렵다는 내용을 보내온 것은 맞다. 다만, 우리(WT)는 ITF와 국제기구 교류로 진행된 것이기에 ITF에 평양 초청에 대한 가부 입장을 보냈다. 총재께서 곧 출장에서 귀국하는 대로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T의 방북 시범은 지난 6월 북한 조선태권도위원회 소속의 ITF시범단의 ‘2017 WT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방남 시범의 답방 형식으로 추진됐다. 방문 당시 양 기구 수장은 6월 29일 서울 통의동 WT 본부에서 회담을 갖고 WT 초청 계획을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양 기구가 이때 협의를 모은 것은 9월 16일 WT 소속 임원과 시범단 36명이 평양에 방문하고, 17일 ITF 평양 세계선수권 개막식 시범, 18일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WT-ITF 합동시범 협약서 체결 등을 하기로 했다.

 

1966년 남한(조선호텔)에서 창립된 ITF는 창립자 최홍희 총재가 72년 정치적 망명을 하면서, 80년 이후 북한 주도로 성장해왔다. 이를 계기로 ‘북한 태권도’로 인식돼 남한을 기반으로 세계화된 WT와 수십여 년 간 대립해왔다.

 

그러나 2006년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로게 위원장의 권유로 WT-ITF 통합 논의가 시작됐고, 이후 2014년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이 역시 적극적인 권고로 양 단체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양 기구는 2014년 합의 의정서를 체결했다. 핵심은 WTF와 ITF의 남북한 교차방문 시범공연 추진이다. 이를 계기로 2015 첼랴빈스크와 2017 무주 WT 세계선수권에 ITF시범단이 2회 연속 초청돼 시범을 보였다.

 

그러나 WT 시범단의 답방, 방북 시범은 2015년 무산됐고, 이번에도 역시 무산 위기를 맞았다. 모두 남북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이유 때문이다. 태권도를 통한 민간 교류가 국제정세의 악영향이 미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편, 국기원 연구소는 25일 ‘태권도, 남북의 징검다리’를 주제로 ▲남북 태권도 교류를 위한 법제도 등 기반 고찰 ▲남북 태권도 교류에서 태권도 단체의 역할 ▲남북 태권도의 교류 및 문화 콘텐츠 협력방안 등의 세미나가 열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WTF #세계태권도연맹 #북한 #ITF #국제태권도연맹 #최홍희 #장웅 #리용선 #조정원 #방북 #무주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