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날아온 ‘유상운송 허가’ 공문… 어찌해야?
발행일자 : 2017-05-02 19:17:38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일선 지도자들 “등록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막막”
전남 목포 A태권도장. 목포시청에서 한 통의 공문을 받았다.
요지는 태권도장 승합차량이 이제 유상운송 허가를 받아야 하니 이를 신청하라는 것. 신청하지 않으면 그에 준하는 불이익, 즉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은 A태권도뿐만 아니라 전국 각 시•군•구 지자체로부터 수신하고 있다. 대체 유상운송법이 뭐기에 이러는 걸까. 그리고 꼭 이 유상운송 허가를 득해야 하는 것일까.
2015년 7월 20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도장 승합차량을 소유한 도장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차령제한부터 세금, 보험료 등 이전보다 경제적인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애초 유상운송 허가 대상은 유치원과 학교 등에서 운영하는 26인승 이상 통학차량에 한해서였다. 그런데 ‘어린이집과 13세 미만의 어린이를 태우는 학원·체육시설(태권도장)에서 소유(공동소유 포함)한 9인승 이상의 승용, 승합자동차로 확대됐다.
더 쉽게 말하면, 태권도장 승합차량은 앞으로 기존에 택시나 버스처럼 승객에서 돈을 받고 운행하는 영업용 차량과 동일한 성격이 된다. 이 때문에 앞으로 태권도장 승합차는 3년 이상 된 중고차는 도장차량으로 사용할 수 없고, 갱신해서도 최대 11년이 되면 ‘폐차’를 해야 한다.
태권도장 승합차가 유상운송허가 차량이 되면 일선 태권도장에 경제적 부담이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날 처지다. 가장 큰 부담은 많은 도장들이 새 차로 교환해야 한다. 차령 규제 기준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차령 규제 기준을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운행정지 180일 등 처벌을 받게 된다. 현재 태권도장들 차량들 절반 이상은 이 차령 규제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특히 25인승 이상 중대형 승합차 대부분은 10년 이상된 중고차량들이 많아 이들은 사용할수 없게 된다.
공문을 받은 A태권도장 관장은 “ 솔직히 막막하다. 재작년에는 차량도색부터 경광등, 발판으로 수백만원을 들였고, 얼마 전부터는 동승자법이 시행됐다. 수련생은 줄어들고”라면서 “공문을 받고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다. 유상운송을 등록해야하는지 말아야 되는지 기준이 없다. 일부는 하지 말고 버티라고 하고, 만약에 버티다가 과태료 받으면 어떡하냐”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공식적인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법을 위반하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동승자법 개정과 유상운송법 위헌 등을 주도하는 태권도대책위원회와 함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헌법소원을 통해 도장 승합차량에 적용한 개정안을 뒤엎겠다는 것이다.
헌법소원 청구인은 ‘유상’은 보상이나 대가를 ‘운송’은 사람을 태워 보내거나 물건 따위를 실어 보내는 의미를 한다. 즉 ‘유상운송’은 대가를 받거나 받을 목적으로 운송용에 제공하는 거나 대여하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학원과 태권도장은 수강생과 수련생에게 통학차량을 대부분 대가 없이 무상으로 편의와 안전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개념이기에 ‘유상운송’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나 차량운행에 필요한 운전자 인건비와 유류대, 보험료 등을 수련생에게 청구하지 않기에 더더욱 무상운송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차령에 관한 위헌 소송에서는 시행령 개정 취지에 모순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차령 제한을 둘 때 이 목적이 안전을 위한 것인데, 최근 발생한 통학차량 사고는 차령과는 무관 하는 것. 승하차 과정 또는 운전자의 부주의 때문이지 노후화 때문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권 변호사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차령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적정한 주행거리, 정기적인 안전검사 등이 병행될 경우 비로소 입법목적을 확실히 달성할 수 있다”면서 “차령제한 규정으로 인해 청구인(태권도장)이 입게 될 불이익이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해 지나치게 큰 점을 고려하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103조 2는 과잉금지원칙을 위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태권도연합회(회장 김동석)는 일선 도장들에 유상운송등록을 잠시만 유예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김동석 회장은 “등록을 하면 유상운송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현재 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고, 헌법소원까지 진행 중이니 잠시만 기다리고 현행 불합리하고 위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태연 측은 차주 국토교통부 관련 국회의원을 만나 유상운송 등록을 차령제한(2018년 12월 말까지 유예)처럼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협조요청을 할 계획이다. 차령 제한도 내년 말까지 유예된 만큼 유상운송 등록 역시 유예될 것으로 전망했다.
역시나 일선 지도자들 입장에서는 유상운송 등록을 하지 않고 이후 단속에 걸렸을 때 2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 전국 300여 곳 이상의 지자체가 모두 다른 기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토부에서 확실한 유예가 안 된다면, 단속 여부는 어찌될지 모른다.
마지막 기대하는 것은 5월 말에서 6월 초 국토부가 유상운송 등록 기한을 차령제한 유예처럼 내년으로 유예할지 여부에 달려있다. 이를 지켜본 후 등록여부를 결정해도 될 것으로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한태권도협회를 비롯한 태권도대책위는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일선 도장에 제시해야 혼란이 최소화 것으로 보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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