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2020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최종 확정

  

10년간 계속된 개혁의 성과…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6회 연속 올림픽 정식종목


제125차 IOC 총회에서 25개 핵심종목에 대한 투표가 진행 중이다.


큰 이변은 없었다. 혹시나 개별투표로 재평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었다. 실제 몇몇 IOC위원이 세트가 아닌 개별평가를 주장했다. 가까스로 자크로게 IOC위원장의 중재로 이를 모면했다. 그리고 태권도는 여섯 번째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과 함께 25개 ‘핵심종목’에 포함됐다.

8일 오전(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레스 힐톤호텔에서 개최된 제12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태권도를 포함한 25개 '핵심종목(Core Sports)'이 ‘2020 도쿄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25개 종목에 대한 IOC위원 일괄 투표에서 찬성 77표 반대 16표로 의결됐다.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일괄투표 직전 캐나다의 리차드 파운드 IOC위원(Richard Pound)은 레슬링이 지난 2월 집행위원회 투표에서 25개 핵심종목에서 빠진 후 다시 2020 후보종목 3개 종목에 포함된 것은 자기모순(Self-contra dictory)이라며, 25개 핵심종목과 새로운 종목 선정을 모두 수정해 시간을 가지고 결정하자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 게르하트 하이버그 위원(Gerhard Heiberg)은 “5개월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리차드 위원의 결정 연기를 반대하고 나섰다. 호주의 리차드 고스퍼 위원(Richard Gosper) 역시도 하이버그 위원 의견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당일 투표로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북한 장웅 위원은 레슬링이 핵심종목에서 빠진 이유를 상세히 설명해 달라고 집행부에 요청했다.

조정원 총재는 이번 총회를 앞두고 태권도 전문지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IOC 역사에 집행위원회 결과가 번복된 것은 한 번뿐이다. 우리에게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지만, 혹시나 지난 2005년 싱가포르 총회에서처럼 개별투표를 주장할 수도 있는 변수가 있다. 그래서 최종 의결된 그 순간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행이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혼란을 막기 위해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우선 장웅 위원이 질의한 레슬링 핵심종목으로 빠진 이유에 대해해서는 “레슬링 집행위원회에 여성위원이 없으며, 경기룰이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렵고, 선수들이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지 못한 점이 원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일부 개별투표 또는 투표 연기에 대해서는 “IOC는 IOC가 약속한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또한 IOC총회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오로지 스포츠만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면서 곧바로 표결에 들어갈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전자투표를 강행했다.


2012 런던 올림픽 태권도 경기 장면


10시 13분 전자투표 결과 찬성이 77표, 반대가 16표로 지난 2월 IOC집행위원회가 의결한 태권도를 포함한 25개 핵심종목 결정안이 최종 통과됐다. 태권도는 지난 4년간 이날을 위해 고강도 개혁을 추진한 보상을 받게 됐다.

WTF 조정원 총재는 <무카스>와 현지 전화통화를 통해 “많은 이들이 절망적으로 내다봤던 2020 올림픽 핵심종목에 태권도를 지켜낼 수 있어 다행이고,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감격해 하면서 “지난 4년간 전 세계 회원국의 태권도인과 국내 여러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뛴 결과다. 이제는 또 다가오는 4년 후의 평가를 위해 준비할 때다”고 밝혔다.

이날 2020년 도쿄에서 개최될 하계 올림픽 핵심종목은 태권도를 비롯해 육상, 조정, 배드민턴, 농구, 복싱, 카누, 사이클, 승마, 펜싱, 축구, 체조, 역도, 핸드볼, 하키, 유도, 수영, 근대5종, 테니스, 탁구, 사격, 양궁, 트라이애슬론, 요트, 배구 등 25개 종목이다. 여기에 2016 리우 올림픽부터 포함되는 골프와 7인제 럭비 그리고 레슬링이 다시 재진입했다.

태권도는 2000 시드니올림픽 때 첫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6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지난 2005년 싱가포르 IOC총회에서 최초로 실시된 정식종목 평가에서 태권도는 늘 퇴출종목 후보군에 포함됐다. 그때마다 가까스로 위기를 피해나갔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단순히 소나기를 피하기 위하기 위한 전략은 머지않아 퇴출될 수 있다고 판단, 재해를 막기 위한 고강도 개혁을 단행해 왔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마침내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판정시비을 전자호구와 비디오판독으로 해소할 뿐만 아니라 재미와 박진감 넘치는 대회운영으로 가장 성공적인 대회를 치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날 25개 핵심종목 결정과 함께 관심을 모은 것은 추가 한 종목에 대한 결정. 지난 집행위원회에서 퇴출될 레슬링, 2005 싱가포르 총회에서 퇴출된 소프트볼과 야구가 한 종목으로 통합해 각각 재도전에 나섰고, 스쿼시가 신규 진입을 도전하고 나섰다.

결과는 레슬링이 7개월 만에 다시 올림픽 종목으로 돌아왔다. 95명의 위원이 투표한 가운데 레슬링이 49표로 과반을 득표, 야구·소프트볼 24표, 스쿼시 22표를 이겼다. 이미 예상된 결과이기도. IOC가 요구하는 것을 빠르게 변화시켰다는게 재진입의 핵심 요인이라고 하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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