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크 마샬아츠] ‘좋은 구술도 잘 꾀어야 보배’

  

[박정민 PD의 띵크 마샬아츠 -1] 슬픈 태권도 영화 ‘더킥’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듯도 하다. 솔직히 디자인 전공생이 영상을 제작하는 직업을 가지게 된 것도 다 영화를 사랑해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청춘남녀의 달달한 사랑을 그린 로맨스물. 내가 그 감독의 머리 위에서 놀아보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보지만 항상 틀리기만 하는 반전 스릴러물. 깜짝깜짝 잘 놀라면서 끝까지 보게 되는 공포물(물론 눈을 감는 일이 더 많다.).

영화는 가리지 않고 모든 장르를 즐겨본다. 그중에서도 지금 하는 일이 무술분야의 영상 만드는 일이라 그런지 언제부터인가 ‘무술영화’에 더욱 관심을 두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작년 겨울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열라뽕따이’라는 유행어를 남겼을 만큼 파급력이 컸던 ‘옹박’을 만든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이번에는 한국의 국기 태권도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실력 면에서 최고라 일컬어지는 K-타이거즈 시범단이 출연한다니 나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새로운 태권도 액션신을 펼친 나태주의 연기는 단연 최고였다.


그 후 <더킥>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탄생하였다. 예고편만 보더라도 굉장했다. 나태주(태양 역)군의 현란한 발차기와 태미양의 멋진 모습. 시범무대 위에서만 넋을 놓고 봤던 그 모습이 멋진 영상으로 탄생 되었다.

속으로 감탄을 연발하며 예고편만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른다. 드디어 시사회 당일. 부푼 마음을 가지고 지난 24일 시사회에 갔다. 앞서 태권도 액션을 처음으로 시도한 나태주 군과 태미 양을 만나 영상 인터뷰를 했다. 그래서인지 더욱 영화에 관심을 끌게 됐다.

영화 줄거리는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던 문사범(조재현)과 아내 윤(예지원)이 태국 방콕에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댄스액션의 고수 첫째 태양(나태주), 하이킥 고수 둘째 태미(태미), 박치기 고수 막내 태풍과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그러던 중 태국왕조의 ‘전설의 검’을 훔쳐 달아나는 석두일당과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다.

영화는 끝났다. 소감을 말하자면, 솔직히 보는 내내 슬펐다. 뭐 감동적이고 애절한 이야기 때문이 아니었다. 몇 달 전부터 손꼽아 기다렸던 태권도 영화인데 손발이 오그라드는 스토리가 그 이유였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뻔 한 권선징악 스토리에 개연성도 없을뿐더러, 악당이 전혀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한국인 악당은 왜 태국까지 와서 검에 집착하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고, 아무리 영화라지만 경찰을 부르면 쉽게 해결될 일들을(경찰에 신고할 상황은 엄청 많았다.) 스스로 해결해나가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수도 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스토리를 배제하면 나태주군이 선보인 900도 토네이도 킥과 태미양이 선보인 180도 하이킥 등 영화에서 보여 지는 액션신은 단연 최고다. 댄스와 태권도를 접목한 액션신을 볼 때는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질렀다. 액션신은 정말 어디에서도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멋진 볼거리를 선사했다.

아무리 좋은 구술도 꾀어야 보배라 했던가. 액션신만 놓고 보면 단연 최고의 ‘구슬’인데 아쉽게도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스토리라는 ‘실’로 잘 못 꾀어 놨다. 이런 냉혹한 말을 뱉어버린 나도 가슴 아프다.

주제넘지만, 내 점수는 나태주 군과 태미 양의 액션신에는 별 4개(★★★★☆), 프라챠 핀카엡 감독은 별 2개(★★☆☆☆)이다. 스토리는 약하나, 강력한 액션과 태권도를 사랑하시는 분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할 영화 <더킥>이 오는 11월 3일 개봉한다.

태권도 소재의 영화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무카스미디어 = 박정민 PD ㅣ parkpd@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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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저는 다른 의미로 슬프군요. 옹박은 뭐 스토리 때문에 봤습니까?

    2012-10-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과연

    태권도영화? 웅박 토니쟈가 하는 영화액션과 뭐가 다른가? 태권도 배운 배우들의 종합무술액션 뭐 이런 답이 합당하다고 본다.

    2011-1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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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신

    또하나의태권도영화가망하겠구나..ㅠ

    2011-10-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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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삭갑

    글을보니 영화가 대충어떤 느낌일지 알겠다. 그래도 난 후배들을위해 기꺼이 응원해주러 가련다!! 영화하느라 욕봤다!!

    2011-10-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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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끽도

    명작 클레멘타인에 비하면 저건 액션도 아님....ㅎㄷㄷ

    2011-10-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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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화

    영화는 영화다! 현실은 현실이고~~~~ 태권도 수련해서 잘하는 두명의 남여주연배우가 탄생된것이다. 축하 할 일이지.. 요즘은 이런 수련자가 나오기 힘든 현실이긴 하지만.. 최소한 그내들은 도장에서 축구하고 줄넘기하고 쌍절곤 하진 않았을 거다. 그나마 그땐 태권도 스러웠겠지... 현재는 태권도장에 태권도는 없다.

    2011-10-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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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킥킥

    밑에분말에동감임니다. 하이라트를보니 무도가아니라 체조네요

    2011-10-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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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

    태권도가 너무 격투 무도에서 동떨어져 체조화 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2011-10-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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