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경기장 모래의 비밀… 엄연히 ‘룰’에 의해 깔아야
발행일자 : 2011-05-16 17:10:56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 지름 8m 원형 경기장, 30~70cm 높이, 부상 방지 차원에서 1983년부터 시행

씨름 경기장 하면 누구나 원형 경기장과 모래를 떠올린다. 씨름을 말할 때 모래를 빼놓을 수 없는 일. 그럼 씨름 경기장에 모래는 어디서 가져올까. 또한, 아무 모래나 사용할 수 있을까. 설마 규격도 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궁금증이 더욱 커진다.
그래서 씨름 경기장 모래의 비밀에 대해 알아봤다. 현재 대한씨름협회에서 주최하는 모든 경기는 지름 8m의 원형 모래 경기장에서 열린다. 규정상 실내경기는 반드시 모래가 아니어도 관계가 없다.
한국씨름연구소(소장 박승환) 씨름경기장 규정에 의하면, 실외경기장은 모래로 시설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실내경기장은 매트로 시설하여 경기하도록 되어 있다. 실제로는 실내경기장도 모래로 시설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래 양은 얼마나 되어야 할까. 실외경기장 모래 높이는 30cm에서 70cm 이상 깔아야 한다. 30cm 높이로 모래를 깔면, 모래 양은 약 18톤에 달한다. 적지 않은 양이다.
더욱 눈여겨 볼 것은 아무 모래나 함부로 깔아서는 안 된다. 전국에서 최상급 모래를 가져와 가는 채로 거르고 걸러서 깐다. 모래를 거르지 않고 그대로 깔게 되면, 그 속에 돌멩이와 유리조각 등으로 부상과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씨름 경기장 설치과정 (자료제공 : 대한씨름협회)
씨름연구소는 “보통 씨름 경기장에 가장 좋은 모래는 물살이 센 강의 모래”라면서 “이는 선수들의 찰과상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입자가 고운 모래를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좋은 모래는 따로 있나. 일반적으로 모래가 다 비슷하리라 생각 할 수 있는데, 알고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씨름 경기에 가장 적합한 좋은 모래는 낙동강 주변 문경과 상주, 구미 등에서 채취한 모래를 최고로 꼽는다.
이 정도로 좋은 모래라면 가격이 만만치 않을 법하다. 대한씨름협회에 따르면, 경기장에 사용되는 18톤의 모래를 운반하는 비용과 가격은 대략 100만 원 정도. 1년에 대한씨름협회에서 개최하는 대회가 15회라면, 모래값으로 1천 5백여만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매트라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겠지만, 모래는 한 번 대회에서 사용하면 관리나 오염물질 등의 이유로 재활용이 안 된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데도 모래를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대학씨름연맹은 공기를 주입하여 쉽게 설치할 수 있는 반영구 경기장을 사용
1980년대 초반만 해도 씨름 경기는 매트 위에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골절 부상이 매우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1983년 가을부터 연습장은 물론 모든 경기장을 ‘모래판’으로 바꾸기 시작하게 됐다. 그 결과 부상이 매우 감소했다.씨름연구소 허용 연구원은 “해방 직후에는 일부 산간지역의 장사들은 모래를 구할 수 없으면, 톱밥을 깔아 놓고서라도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규정상 매트 위에서 씨름 경기를 해도 상관없으나, 씨름은 역시 모래판 위에서 했을 때 가장 흥미롭게 빛이 난다. 천하장사 결정전에 매트 위에서 한다고 생각해보자. 극적으로 승리 한 후에 승자는 모래를 뿌리면서 포효하고, 패자는 모래밭에 주저앉아 아쉬움을 달래야 하지 않을까.
(자료제공 : 대한씨름협회, 씨름터 4월호)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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