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도다움> 십진 '바위밀기'는 정말 바위를 미는 동작인가?
발행일자 : 2026-05-04 10:35:21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 ]

'십진' 품새 속 역학적 모순과 구조적 비대칭에 대한 고찰
국기원 공인 5단이 수련하는 '십진(十進)' 품새에는 '바위밀기'라는 독특한 동작이 등장한다.
오른쪽에서 두 손을 모아 시작해 앞으로 미는 이 동작은, 언뜻 보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역학적으로 들여다볼수록 쉽게 설명되지 않는 의문을 품고 있다.
역학적 모순 — 효율을 벗어난 움직임
역학적으로 볼 때 무언가를 가장 강하게 밀 수 있는 자세는 양 옆구리에서 정면으로 밀 때다. 이때 힘의 균형과 앞발의 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양손을 사용하는 효율이 극대화된다.

그러나 십진 품새의 바위밀기는 이러한 밸런스를 무시한 채 옆에서 미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도자로서 이 동작이 과연 올바른 방법인가를 고민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바위밀기에 대한 세 가지 가설
1. 기의 응집과 연결 몸의 기운을 한곳으로 모아 정신을 집중하는 과정으로 본다. 느린 움직임을 통해 기(氣)의 연결 형태를 연습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2. 등장성 운동을 통한 근력 강화 근육의 길이를 변화시키며 힘을 쓰는 등장성(Isotonic) 운동의 일환으로 본다. 집중력과 근력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동작이라는 해석이다.
3. 상상력과 미적 요소의 결합 집중과 기의 흐름은 물론 무도적 멋스러움을 가미한 형태다. 실제로 바위를 미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바위를 밀고 있다는 가상의 설정을 전제로 만들어진 동작으로 볼 수 있다.
구조적 한계와 비대칭성의 문제
좌우 대칭의 관점에서도 의문은 남는다. 3회 반복되는 바위밀기가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진행되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는 오른손잡이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지지발과 손의 위치 관계도 부자연스럽다. 왼발이 앞인 앞굽이 형태에서 오른 장골능 방향의 바위밀기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오른발이 앞인 앞굽이에서 진행하는 바위밀기는 지탱하는 발과 손의 시작·움직이는 방향이 오른쪽으로 일치하여 역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힘의 전달이 물리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형태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품새를 위한 제언
예부터 전해 내려온 품새를 흠집 내기 위해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다만 태권도를 가르치는 지도자로서, 향후 새로운 품새를 개발하고 정립할 때 이러한 역학적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힘이 온전히 전달될 수 있는 설계를 고민하는 것, 그것이 새로운 품새의 기틀이자 태권도 발전의 핵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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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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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
| 곽택용 교수는 태권도 엘리트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월드컵 세계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은퇴 후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에서 활동하며 다방향 격파 등 새로운 시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도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시범단 감독을 맡고 있다. 겨루기, 품새, 시범을 모두 아우르는 정통 태권도인으로 평가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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