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명 칼럼] 품새에서 우리가 정말 배울 것은

  

품새의 바른 이해를 위해


품새란 태권도 정신과 기술의 정수를 모아 심신수양과 공방원리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나타낸 행동양식이다(태권도교본, 국기원, 1987).

행동 약식으로서의 품새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고려돼야 하는 것으로, 정신적인 측면과 기술적인 측면이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심신수양과 공방원리를 직간접으로 나타낸 행동양식이 존재하는 것이다.

품새의 구성요소는 이름, 품새선, 품새설명, 동작과 품의 수, 기합 등이다. 앞의 셋은 정신적인 측면이고 뒤의 셋은 기술적인 측면에 속한다.

품새명(名)이란 각 품새의 고유한 이름을 이르고 품새선이란 품새도(圖· 그림), 즉 품새 로드(road)이다. 품새설명은 즉 품새보(譜·설명)로서 품새선이란 용어대신 ‘품새도보’라 함이 보다 적절한 표현이다.

품새명은 이름과 그 이름에 상응한 사상을 담고 있다. 이를테면 홍길동이라 하면 홍씨 가문의 내력을 담고 있듯이 족보적 특성을 드러낸다.

품새선은 품새를 구분하는 선으로 글자 또는 부호로 표시한다. 품새선에는 각기 품새의 동작자세가 배열돼 있기에 ‘품새도’이다. ‘품새도’에는 품새를 구분하는 품새선의 방향표시와 동작자세가 배열돼 있는 것이다. 동작 자세에는 번호로 동작과 품을 구별을 쉽게 하기 위해 번호가 매겨져 있다. 교본의 품새설명 요약은 ‘품새보’로서 동작의 뜻을 풀이한 것을 말한다.

품새보는 순서, 시선, 위치, 서기, 동작, 품명으로 구성돼 있다. 품새도보(圖譜)라 함은 품새의 자세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도’라 하고 동작을 풀이한 것을 ‘보’라 한다. 자세는 정태적이고 동작은 동태적 의미다. 우리의 무예총서인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1790)’를 떠올리면 좋을 듯하다.

다시 국기원 태권도교본으로 돌아가 ‘품새의 정의’를 보자, “품새의 품 하나하나는 생존에 따른 실전적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동작을 통해 정신수양과 신체의 건강 그리고 호신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과학적인 기술의 결정체이다.” 품과 동작의 분간은 필수적이다. 동작 결과의 모양을 품이라 이른다.

품새에서 동작수보다는 품수가 많은 편이다. 그 차이로 인해 대개의 경우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속도에서 ‘이어서’라는 리듬이 발생되고 연계동작(2~5동작)이 형성되는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품새가 곧 태권도이며 기본동작은 품새 동작의 바탕이 되는 동작이고, 겨루기는 품새의 실전 응용동작이다. 태권도 정신은 문자로 표현되는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정신철학 속에 있지 않고 품새에 의한 행동 속에서 찾아진다(국기원 교본).

품새의 행동 속에서 태권도 정신을 함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문자로 표현되는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정신철학 속에 있지 않다는 의미는 품새에 의한 행동 속에서, 즉 수련을 통해 태권도 정신을 터득해야 한다는 뜻이다.

품새는 품새명이 따르는데, 품새명이란 품새 각기의 고유한 이름이기도 하지만 품새 이름에 따른 사상, 뜻을 담고 있다. 이를테면 태극 1장은 팔괘의 건(乾)을 의미하며 건은 하늘과 양(陽)을 뜻한다. 건이 만물의 근원이 되는 시초를 나나낸 것과 같이 태권도에 있어서도 맨 처음의 품새이다.

태권도 공인 품새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내고 있다. 유급자용 품새와 유단자용 품새가 그것이다. 유급자 품새는 태극 품새로서 1장~8장으로 구성돼 있다. 한마디로 태극 품새는 유급자 품새라는 인식인 데 유단자 품새의 상위 개념이 없어 우리는 고려에서 일여에 이르는 품새라고 설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느낀다. 간단히 ‘태극인’ 품새라면 좋을 듯하다.

태극과 태극인의 차이는 무엇인가. 태극은 동이족 복희씨가 창안한 팔괘를 대표하는 상위 개념이다. 태극인 품새는 유단자로서 문무를 고루 닦고 일여라는 목표를 향한 태극인으로서
삶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태극인이란 천지인을 지칭한다. 천(창의성)․지(전문성)․인(인성)하나 됨이 지식인을 보장하게 된다.

유급자 품새=태극 품새, 유단자 품새=태극인 품새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이 바탕을 전제하고 위 두 가지 품새는 확연히 구별되는 관(觀)을 보이고 있다. 즉 자연관과 인간관이 그것이다.

태극 품새는 생명적 자연관에 있고 태극인 품새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인간관에 있다. 자연관이란 태극, 즉 만물의 근원이 되는 자연현상을 8가지 사물을 들고 있는데, 그것은 인간에게는 생명관에 해당된다.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만물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생명의 힘을 받아 나누고 있다는 관점이 그것이다. 그러기에 태극 품새는 급 제도와 관계된다. 급의 하향성(8급~1급)이 그러하다.

인간관이란 태극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됨의 전 과정이 태극인 품새에 담겨있는 정신철학이다. 태극인 품새는 유․불․선(도) 사상과 정신, 윤리적 규범이 보이고, 특히 태백 품새는 건국이념을 담고 있다. 태극인 품새는 단 제도와 관계된다. 단의 상향성(1단~9단)이 그러하다.

급의 과정은 인간의 생명의 성장을 상징하는 교육적 의미에 있다. 단의 과정은 인간의 사람됨을 지향, 추구하는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인간의 생명 탄생은 ‘태극’ 개념에 따르고 사람됨의 과정은 인간관에 따른 지속적인 행동 속에서 성취될 수 있다는 수련프로그램이 곧 품새이다.

이렇듯 심오한 품새 철학을 경시하고 오직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수련․연마하면 심신이 절로 닦여지는 것일까? 품새의 이름과 뜻의 바른 이해 없이 오직 기술적 측면에서 품새선을 익히고 동작을 단련하는 것으로 심사를 통해 급과 품․단을 획득하는 것에 만족하는 것은 아닐까!

태권도 철학은 품새에 있다. 품새의 올바른 이해 없이는 태권도 정신이 체인 ? 체득될 리가 만무(萬無)하다. 태극인 품새의 첫 관문은 고려(高麗) 품새이다. 문무겸전을 닦음의 요체로 하는 사람됨의 마음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이론 없는 실천은 무의미하고 위태하다.

기술적 측면과 이론적 측면의 조화로운 수련․수행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둘의 균형적 단련과 체인 · 체득하고자 하는 출발은 선비정신을 흠모하는 고려 품새로부터이고 그 목표는 하나 됨, 즉 문무․심신일여다. 품새의 마지막 단원을 “일여”라 이른다. 일여는 태권도 철학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글.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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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네가

    뚝딱만든 품새라니,, 니네가 품새 더 잘 만들어주라~~!!

    2011-03-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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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새라

    그냥 폼새일뿐 어차피 태권도는 경기인을 알아주지
    품새는 폼일뿐 태권도는 선수를 알아주지

    2011-03-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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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ㅎㅎㅎ

    웃음밖에 안나오네...
    며칠만에 뚝딱만든 태극품새에서 배울게 있다? 껴맞추기 대마왕이구만..

    2011-03-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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