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2026 세계품새선수권 유치 성공… WT 국제대회 개최지 대거 확정

세계태권도연맹 본부를 유치한 새로운 태권도시 '춘천시'가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은 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후자이라에서 ‘세계태권도카뎃선수권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임시 집행위원회를 열고, 향후 2027년까지 주요 국제대회 개최지를 일괄 확정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2026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개최지는 대한민국 춘천으로 결정됐다. 베트남 호치민시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압도적인 표 차이로 춘천이 선택됐다.

이번 유치전에는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이 직접 나서 전략적 비전을 제시했고, 춘천레저·태권도조직위원회 이상민 부위원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지역의 인프라와 국제대회 개최 역량을 강조하며 강력한 유치 당위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6 세계태권도주니어선수권대회(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를 비롯해 ▲2027 세계태권도카뎃선수권대회(그리스 아테네) ▲2026 그랑프리 파이널(카자흐스탄 아스타나) ▲2027 그랑프리 파이널(중국 타이안)도 각각 개최지가 확정됐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무주는 ▲2026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와 ▲2027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챌린지 시리즈 3차 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조정원 WT 총재는 집행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지난달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전 세계 태권도인의 애도 뜻을 모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조 총재는 “교황은 태권도의 평화 정신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 인물이었다”며 고인을 기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7년 WT로부터 태권도 명예단을 수여받은 바 있으며, WT 태권도시범단을 두 차례 교황청으로 공식 초청해 시범을 허락하는 등 태권도를 통한 평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왔다. 특히 2021년에는 교황청이 통치하는 바티칸시국이 WT의 211번째 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하며 국제 태권도계에 또 하나의 상징적 발자취를 남겼다.

이와 함께 조 총재는 지난해 12월 별세한 이탈리아 태권도계의 대부 박영길 사범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도 함께 가졌다.

이어 최근 요르단 암만에서 개최된 ‘호프 앤 드림스 스포츠 페스티벌’ 성과를 언급하며, “내년 태권도박애재단(THF) 설립 10주년을 기념해 총 10개 국제경기종목을 초청한 대규모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조 총재는 “특별한 발표가 있다”며, 오는 7월 24일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권도연맹(ATU) 총회에서 이규석 WT 부총재 임기 종료 후 명예부총재로 추대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조 총재는 “이 부총재는 평생을 태권도 발전에 헌신한 지도자로, 깊은 감사와 함께 그 명예를 기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오는 10월 중국 우시에서 열릴 '우시 2025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준비 상황에 대한 점검 보고도 이어졌다. 차기 집행위원회 회의는 이 대회 기간 중인 10월 22일, 우시 현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임시 집행위 다음날인 10일부터 14일까지, 자이라 자이드 콤플렉스(Zayed Complex)에서는 제7회 세계태권도카뎃선수권대회가 개막된다. 총 89개국, 8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될 전망이다.

춘천은 다시 한번 세계 태권도 무대를 품는다. 품새 세계선수권 유치를 통해 한국의 품새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이번 유치전은 세계 품새 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선택이었다. 동시에 이규석 부총재의 명예 추대는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상징적 장면이 될 것이다.

[무카스미디어 = UAE 후자이라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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