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명 칼럼] 무도 태권도의 정체성 확립을 서두르자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 소장

오늘날 태권도는 무도가 아니라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무도로서의 태권도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하지만 스포츠나 경기 태권도에 대한 설명은 누구든 쉽게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그 까닭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무도와 스포츠의 구분은 한마디로 동서의 구분에 따른 몸의 움직임과 철학에서부터 다름을 보인다. 무도는 동양의 몸의 문화라면 스포츠는 서양의 몸의 문화로서 유래가 그것이다. 몸의 철학에서도 동양은 수양성과 전인성에 있다면 서양의 스포츠는 경쟁성과 놀이성이라고 보는 것이다.

오늘날 무도 태권도의 정체성 상실로 인해 태권도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하는 극단론자도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태권도의 특성은 ‘건전한 인격 형성의 목적 달성을 위한 무도’로, 스포츠의 그것은 체육 활동, 즉 신체운동, 경기로 변용된 교육수단이라고 말한다.

수신, 수련, 연마 등 개념이 무도를 규정짓는 용어라면 훈련, 연습, 숙련 등은 스포츠를 규정짓는 개념으로 구분된다. 무술성, 호신성과 성취감, 경쟁성의 구분도 가능하다. 그 뿐이 아니다. 무도는 호연지기(浩然之氣)의 세계로 인도한다면 스포츠는 명예와 경제적 부(富)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중국 우루무치에서 열린 월드컵태권도 女 단체전


무도 또는 스포츠이든 성취(成就)는 하나의 목표가 된다. 하지만 무도의 성취란 수련을 통해 부지런히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여 몸으로 앎을 실천하는 수신적 성취를 중히 여긴다면 스포츠는 내적인 욕구의 충족보다는 외적인 명예와 금전 보은(報恩)이라는 성취감을 우선시 한다.

무도로서의 태권도 정신이란 성취와 상생에 있다면 스포츠의 정신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기리는 것이다. 무도는 활인정신을 닦는다면 스포츠는 고도의 승부정신을 높이 기리는 것이다. 무도의 성취란 마음을 비우는 것(空)에 두고 스포츠는 마음을 채우는 것(實)을 중히 여기는 듯하다.

무도 태권도와 경기 태권도의 비교는 쉬울 듯하나, 실은 그렇지 않을 듯도 싶다. 오늘날 무도 태권도의 본질, 정체성은 많이 훼손되었다. 태권도 단원의 하나인 ‘겨루기’가 태권도를 대표하는 듯 일변도로 치닫기 때문이다. 경기 태권도란 대저 무엇을 말하는가.

경기 태권도로 인해 무도의 기술성이 상당히 사장되고 있음이 도(度)가 넘친다. 우선 도장에서의 수련패턴이 단순화, 흥미위주로 바뀐 것은 사실이다. 전통적 무도 수련, 즉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다는 개념과 일격(一擊) 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성인 수련문화가 실종된 것은 아닐까.

그 많던 태권도 기술의 단순화로 경기 위주의 발차기 기술의 한정성과 품새 흉내 내기의 익힘이 전부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가능하다. 더군다나 품새 경기화로 인해 동작의 정확성에 따른 획일성, 품새 리듬의 이해부족과 숙련성에 대한 개념 정의마저 똑 부러진 해설을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경제 원리를 좇듯 스포츠 태권도는 무도 태권도의 정체성마저 잠식하였는바 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이 국제 경기 단체로서 태권도를 주도하고 있다면 국기원은 무도의 본질을 보존, 전승해야할 의무가 지워져 있다.

어떻게 함이 무도로서의 태권도를 정립하고 전통성 보존과 전승이라는 묘수를 살릴 수 있을까?는 일차적 책무는 국기원의 과제다. 이의 절묘한 조화는 2012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는 ‘태권도공원’의 역할이기도 할 것이다. 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국기원이 이제까지 종주국의 태권도 위상을 쌓았다면, 이제 그 바탕에서 세계문화유산 승화라는 대전제아래 발전시켜야할 사명은 전 세계 태권도인의 단합과 지혜, 그리고 열정이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

그 대안의 하나로서 품새와 경기 기술의 단순성 등 간극과 괴리를 극복하고 그 둘의 연계에 따른 실전적 양생적인 프로그램의 개발도 고려의 대상이다. 무도로서 호연지기와 활인지심(活人之心)을 함양하려면 새로운 기법적 진화가 요구된다.

국내외 태권도인은 (특)국기원(KKW)과 태권도진흥재단(TPF), 그리고 세계연맹(WTF) 세 기구의 소통과 비전을 진정하고 있는 것이다.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 #태권도 #국기원 #WTF #TPF #KTA #무도 #스포츠 #김현길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바람가르기

    앞으로도 좋은 고견 부탁드립니다. 소장님 같은 분이 자주 태권도의 문제점을 거론해 주셔야 우리 태권도가 발전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늘 건필 하십시요

    2010-08-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바람가르기

    이소장님의 좋은 고견 잘 읽었습니다.
    소장님의 말씀처럼 무도 태권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것이 바람직하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선 관장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우선 수련생들의 기호에 맞게 하기 위해 재미 위주로 흐르게 되고 대학의 태권도 학과에서는 현실성없는 교육만 하고 있고 국기원은 국기원 대로 세계연맹은 연맹대로 그리고 진흥재단도 각각 자기들 잘난맛에 사니 무도 태권도의 정체성 확립은 요원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다시 하나로 뭉쳐 힘을 합해야 겠습니다. 국기원의 새얼굴들에게 희망을 걸어 봅니다.

    2010-08-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무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도를 생각할 때 기술이 멋있고 복잡하고 다양해야 인정을 합니다.단순하고 심플한것은 우습게 보죠...하지만 실전 무도(?)에서는 멋있는건 다 필요 없습니다. 단순한게 제일 경제적이고 효과적이지요. 태권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무도를 알고자 할때는 언급한 부분에서 부터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태권도 기술은 단순하게 치고 차는 무도입니다.

    2010-08-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

    개그맨 정유성씨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노래는 사람의 감성을 자극해서 같은 노래를 계속 들어도 눈물이 나올 수 있고 개그는 이성을 자극 할 수 있어야 웃음을 계속 유발 시킬 수 있다...현재 태권도는 일반적인 이성을 자극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즉...그럴싸..그럴 듯 해야...수련을 믿고 합니다. 일반인들에게 마냥 추상적인 개념을 주시해봤자 돌아서기 쉽습니다. 그럴 듯한 것을 더욱 연구하고 찾아야 합니다.

    2010-08-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무명 태권도 사범

    이경명 소장님의 칼럼 잘읽고 있습니다.
    일선도장에서 태권도의 무도적 가치를 추구하려면, 전체 기본기의 원리를 이해 해야되는데.
    결국 가라테의 원리가 되지않습니까 ? 우수한 경기 겨루기의 커리큘럼을 제외하면 태권도의 는 가라테류가 되지 않습니까? 단순명료한 해답 을 접해 보지 못해 몆자 적어봅니다.

    2010-08-1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열군데중 한군데...???

    말도 안되네...10곳중 1곳이라면 분명 정상이거나...희망이 충분하다...
    실제는 100곳중 한군데도 되지 않는다...
    수련인구로보면 5000명중 한명도 안될것이다...
    결국 이대로라면 기득권을 밑바닥부터 모두 버려야 무도태권도실현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그건 불가능하다...고로 태권도는 희망이 없다에 한표 "꽝"

    2010-08-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zz

    우리나라태권도는 더이상 武道를 가르치는 사람이 얼마나 될것같습니까..
    10군대이면 1군대정도일껍니다.
    태권도인지 유아레크레이션인지...ㅉㅉ

    2010-08-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