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칼럼]스프링 벅의 비극(1부)

  


몇 년전 사랑하는 제자 최00사범이 공권유술 도장을 개관했다. 그는 공권유술에 대한 자신감이 강했고 애착심이 대단했다. 도장을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의 제자들과 함께 수련회를 하기 위하여 최사범의 도장으로 향했다. 고맙게도 흔쾌히 승낙하여 제법 많은 이들이 훈련에 참가하게 됐다. 이것은 일종에 신고식이나 고사 같은 성격을 띤다. 처음 도장을 개관했을 때는 수련생이 없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관원이 어느 정도 모집이 되고 그때서야 비로서 수련생들과 정식으로 훈련을 하게 되는데 이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도장으로 가서 수련하고 수련이 끝나면 거리에 모두 나와 홍보물도 함께 돌려주고 식사도 함께 하여 도장의 개관을 축하해주는 그런 자리가 된다.

그날은 약 2시간의 훈련을 하는 일정으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공권유술의 훈련은 간단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 그리고 발차기와 펀치에 대한 스킬을 연습하고 대련의 기술을 연습한 후 입식스파링과 와술 스파링으로 마무리를 하는 순서다. 낮선 도장에서 수련을 해서 그런지 모두들 열심히 하고자하는 의욕이 대단했다. 기술훈련이 끝나고 손과 발을 사용하여 상대를 공격하는 타격스파링순서가 돌아왔다. 공권유술의 스파링훈련은 매우 안전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스파링 하는 것을 즐거워하며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 스파링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스파링 하는 법

1,날마다 스파링을 하되 10분 안쪽으로 끝을 맺는다.

2,자신의 힘의 3분의1 또는 2분1만 사용하여 마치 마라톤을 한다는 생각으로 릴랙스하게 스파링에 임한다.

3,얼굴이나 명치와 같은 급소부분을 가격할 수 있는 찬스가 왔다고 하더라도 속도를 약간 늦추거나 타격의 힘을 조절하여 상대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배려한다. 특히, 얼굴의 경우 충분히 맞출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격직전에 속도를 늦추거나 상대가 방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원칙적으로 상대를 바꿔 가며 고수와 맞수 그리고 하수와 함께 수련할 수 있도록 로테이션으로 스파링 한다.

5,파트너가 바뀔 때, 스파링이 시작되고 끝날 때는 반드시 상대에게 예를 갖추고 감사의 인사를 한다.

6,자신보다 실력이 모자란 사람에게는 상대에게 많은 공격권을 주고 상대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배려한다.

7,혹시 상대의 타격에 통증을 느낀다면 바로 이야기해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 이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결코 아니다.

8,상대를 제압하려 하지 말고 상대와 나의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스파링을 하도록 노력한다.

9.상대에게 무례하게 굴지 않는다.

10,시합과 스파링을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마치 게임을 하듯 즐기면서 수련한다.

만약 위의 10가지의 규칙을 지킨다면 안전이 100%보장될 뿐만 아니라 정말 행복한 스파링을 할 수 있으며 실력 또한 향상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길 훈련의 강도가 강해야 실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훈련은 얼마나 세게 훈련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즐겁게 훈련하느냐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권유술 도관에서는 처음에 입문하면 스파링에 대한 여러 가지 규칙을 설명하고 반드시 숙지시킨다. 그렇게 해야만 자신과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고 부상의 위험을 확실히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파링을 꺼리는 이유는, 사실100% 지도자의 잘못된 성향이 작용된다. 많은 수련생들은 스파링을 실력향상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과 게임과 같이 즐길 수 있는 놀이와 같다고 생각지 않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상대를 이기려고 노력한다. 스파링이 정말 시합처럼 되버리는 것이다.

스파링이 시합처럼 된다면!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대하듯 상대를 공격하게 된다. 승패가 확실히 결정된다는 것이고 둘 중하나는 피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승리의 기쁨보다 패배의 아픔이 크기 때문에 스파링을 꺼리게 되며 자존심에 대한 상처를 받게 된다. 더욱이 100%의 풀컨택 강도로 공격과 방어를 하기 때문에 부상의 우려가 있으며 통증이 심하다. 많은 수련생들이 회사원이고 학생인 점을 감안한다면 부상은 곧 사회생활의 지장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스파링은 지도자의 지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싫던 좋던 상대가 강하던 약하던 스파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이 연출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격투도장의 실정이다. 이것으로 인하여 초보수련생들은 무술을 수련하길 꺼려하는 계기가 된다. 무술도장은 재미있는 곳이 아니고 아프고 불쾌한 곳이라고 뇌리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아는 인천의 OO킥복싱체육관의 관장은 수련생에게 실력향상을 이유로 자신과의 스파링을 권유한 뒤 이에 응하면 완전히 KO시켜버리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 이유를 물어보자 수련생 건방지다는 것이었다. 그리곤 그 건방지다는 문제의 수련생은 다음날부터 자취를 감추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서울에 위치하는 그래플링을 전문으로 하는 체육관의 지도자는 꽤 이름이 나 있지만 많은 수련생들로부터 지독한 혹평을 받는다. 그 이유는 수련생의 기를 죽여야 한다는 이유로 스파링도중 탭을 하여 항복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암바를 걸어 팔을 다치게 하거나 조르기를 넣어 실신시키는 일이 비일비재 한다는 것이다.

정말 지도자로써의 자격을 의심해 볼만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행위는 수련생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며 무술훈련수준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더욱이 수련생은 훗날 지도자의 길을 걸을 경우 자신의 지도자에게 그대로 배운 방법으로 수련생을 대하기 때문에 무술의 선진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음편에 계속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준 #공권유술 #칼럼 #스파링 #강준칼럼 #공권유술개관 #프라이드 #김현길 #태권도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북북노인13

    강준 선생님의 글을 항상 기다리는 사람입니다. 선생님의 글을 통해 즐겁고 배려 넘치는 더불어 사는 삶을 배워갑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2010-04-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나그네

    최oo사범은 최병규사범을 말하는것같네요~공권유술시합동영상보니까 화끈한 시합을 하던데...그분 요즘 협회수련관에서 훈련 안하는것 같던데. 어느 공권도장에서 운동하나요? 혹시 아시는분!

    2010-04-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세발자전거

    이제 무술관장도 과학적이고 재미있는 컨탠츠를 관원에게 제공해야지 그렇치 않으면 망할수밖에 그런면에서 공권유술은 좀 나은것같ㄷㅏ 가르키는 사람이 정말중요하다

    2010-04-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독자

    제목이 스프링벽이라고 쓰여있는데.. 스프링 벅 이맞습니다!

    2010-04-1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